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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五書) 읽기/논어집주(論語集注)

[논어집주(論語集注) 미자(微子) 18-7] 도지불행(道之不行) / 군자가 벼슬하지 않는 것은 의리가 없는 것이다

by मोक्ष 2024.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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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路從而後, 遇丈人, 以杖荷蓧.(자로종이후 우장인 이장하조)

자로가(子路) 따르다가(從而) 뒤에 쳐져서(後), 장인을 만났는데(丈人), 지팡이로(以杖) 망태를 걸어 메고 있었다(荷蓧).


○ 丈人, 亦隱者. 蓧, 竹器.

○ 장인은(丈人), 또한(亦) 은자다(隱者). 조는(蓧), 대나무 그릇이다(竹器).

子路問曰: “子見夫子乎?”(자로문왈 자견부자호) 丈人曰: “四體不勤, 五穀不分, 孰爲夫子?”(장인왈 사체불근 오곡불분 숙위부자) 植其杖而芸.(식기장이운)

자로가 묻기를(子路問曰): “그대는(子) 선생님을 보았는가(見夫子乎)?”라고 했다.

장인이 말하길(丈人曰): “사체를(四體) 부지런하게 하지 않고(不勤), 오곡을(五穀) 분변하지 못하는데(不分), 누가(孰) 선생님인가(爲夫子)?”라고 했다.

그 지팡이를 꽂고(植其杖而) 풀을 뽑았다(芸).


○ 分, 辨也. 五穀不分, 猶言不辨菽麥爾, 責其不事農業而從師遠遊也. 植, 立之也. 芸, 去草也.

○ 분은(分), 분변이다(辨也). 오곡불분은(五穀不分), 콩과 보리를 구별하지 못함을 말한 것과 같고(猶言不辨菽麥爾), 그가(其) 일하지 않고(不事農業而) 스승을 따라(從師) 멀리 나다니는 것을(遠遊) 꾸짖은 것이다(也). 식은(植), 세운 것이다(立之也). 운은(芸), 풀을 뽑는 것이다(去草也).

子路拱而立.(자로공이립)

자로가(子路) 두 손을 모으고(拱而) 서 있었다(立).


知其隱者, 敬之也.

그가 은자인 것을 알고(知其隱者), 공경한 것이다(敬之也).

止子路宿, 殺雞爲黍而食之, 見其二子焉.(지자로숙 살계위맥이식지 견기이자언)

그치고는(止) 자롤를 묵도록 하고(子路宿), 닭을 잡고(殺雞) 기장밥을 지어(爲黍而) 먹이고(食之), 그 두 아들을 뵙도록 했다(見其二子焉).

明日, 子路行以告.(명일 자로행이고) 子曰: “隱者也.”(자왈 은자야) 使子路反見之, 至則行矣.(사자로반견지 지즉행의)

다음 날(明日), 자로가 가서(子路行) 고했다(以告).

선생님이 말씀하시길(子曰): “은자다(隱者也).”라고 했다.

자로를 시켜(使子路) 돌아가 그를 만나도록 했는데(反見之), 도착하니(至則) 떠나버렸다(行矣).


孔子使子路反見之, 蓋欲告之以君臣之義. 而丈人意子路必將復來, 故先去之以滅其跡, 亦接輿之意也.

공자가(孔子) 자로를 시켜(使子路) 돌아가(反) 만나도록 한 것은(見之), 대체로(蓋) 군신의 의를(以君臣之義) 일러주려고 한 것인데(欲告之, 而) 장인은(丈人) 자로가(子路) 반드시(必) 장차 다시 올 것이라(將復來) 생각했고(意), 그러므로(故) 먼저 떠나(先去之以) 그 자취를 없앴으니(滅其跡), 또한(亦) 접여의 뜻이다(接輿之意也).

子路曰: “不仕無義. 長幼之節, 不可廢也;(자로왈 불사무의 장유지절 불가폐야) 君臣之義, 如之何其廢之?(군신지의 여지하기폐지) 欲潔其身, 而亂大倫. 君子之仕也, 行其義也.(욕결기신 이란대륜 군자지사야 행기의야) 道之不行, 已知之矣.”(도지불행 이지지의)

자로가 말하길(子路曰): “벼슬하지 않는 것은(不仕) 의가 없는 것이다(無義). 장유의 예절을(長幼之節), 없앨 수 없는데(不可廢也); 군신의 의리를(君臣之義), 어찌(如) 없앨 수 있겠는가(之何其廢之)? 그 몸을(其身) 깨끗이 하려고(欲潔, 而) 큰 인륜을 어지럽히는 것이다(亂大倫). 군자가(君子之) 벼슬하는 것은(仕也), 그 의를 행하는 것이다(行其義也). 도가 행해지지 않음은(道之不行), 이미(已) 알았다(知之矣).”


○ 子路述夫子之意如此. 蓋丈人之接子路甚倨, 而子路益恭, 丈人因見其二子焉. 則於長幼之節, 固知其不可廢矣, 故因其所明以曉之. 倫, 序也. 人之大倫有五: 父子有親, 君臣有義, 夫婦有別, 長幼有序, 朋友有信是也. 仕所以行君臣之義, 故雖知道之不行而不可廢. 然謂之義, 則事之可否, 身之去就, 亦自有不可苟者. 是以雖不潔身以亂倫, 亦非忘義以殉祿也. 福州有國初時寫本, 路下有“反子”二字, 以此爲子路反而夫子言之也. 未知是否?

○ 자로가(子路) 공자의 뜻을(夫子之意) 기술한 것이(述) 이와 같았다(如此). 대체로(蓋) 장인이(丈人之) 자로를 대한 것이(接子路) 매우 거만했고(甚倨, 而) 자로가(子路) 더욱 공손하니(益恭), 장인이(丈人) 그것 때문에(因) 두 아들을 보인 것이다(見其二子焉). 그렇다면(則) 장유의 예절에 대해서(於長幼之節), 진실로(固) 없앨 수 없는 것을(其不可廢矣) 아는 것이고(知), 그러므로(故) 그 밝게 아는 것을 따라서(因其所明以) 깨우쳐준 것이다(曉之). 륜은(倫), 차례다(序也). 사람의 큰 인륜에(人之大倫) 다섯이 있으니(有五): 부자유친, 군신유의, 부부유별, 장유유서, 붕유유신이 이것이다(父子有親, 君臣有義, 夫婦有別, 長幼有序, 朋友有信是也). 벼슬하는 것은(仕) 군신의 의를 행하는 것이고(所以行君臣之義), 그러므로(故) 비록(雖) 도가 행해지지 않는 것을 알더라도(知道之不行而) 없앨 수 없다(不可廢). 그러나(然) 의를 말한다면(謂之義, 則) 일의 가부와(事之可否), 몸의 거취는(身之去就), 또한(亦) 스스로(自) 구차할 수 없는 것이 있다(有不可苟者). 이 때문에(是以) 비록(雖) 자신을 깨끗하게 해서(潔身以) 윤리를 어지럽히지 않지만(亂倫), 또한(亦) 의를 잊고(忘義以) 봉록을 따르는 것도(殉祿) 아니다(也). 복주에(福州) 국초의 사본이 있는데(有國初時寫本), 자로의 아래에(路下) 반자라는 두 글자가 있어서(有 “反子”二字, 以) 이것이(此) 자로가 돌아오니(子路反而) 부자가 말했다는 것이(夫子言之) 된다(也). 옳고 그름을 알 수 없다(未知是否)?


○ 范氏曰: “隱者爲高, 故往而不反. 仕者爲通, 故溺而不止. 不與鳥獸同群, 則決性命之情以饕富貴, 此二者皆惑也. 是以依乎中庸者爲難. 惟聖人不廢君臣之義, 而必以其正, 所以或出或處而終不離於道也.”

○ 范氏曰: “은자는(隱者) 고상하려고 하고(爲高), 그러므로(故) 가서(往而) 돌아오지 않는다(不反). 벼슬하는 사람은(仕者) 통하려고 하고(爲通), 그러므로(故) 빠져서 그치지 않는다(溺而不止). 새와 짐승과 더불어(與鳥獸) 함께 무리를 이루지 않으면(同群, 則) 성명의 정을 결하여(決性命之情以) 부귀를 탐하니(饕富貴), 이 두 가지가(此二者) 모두(皆) 미혹이다(惑也). 이 때문에(是以) 중용에 기대는 것이(依乎中庸者) 어렵다(爲難). 오직(惟) 성인만이(聖人) 군신의 의를 없애지 않고(不廢君臣之義, 而) 반드시(必) 그 바름으로 하니(以其正), 혹 나가고 혹 처하기도 하지만(所以或出或處而) 끝내(終) 도에서 떠나지 않는다(不離於道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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