彭更問曰: “後車數十乘, 從者數百人, 以傳食於諸侯, 不以泰乎?”(팽경문왈 후차수십승 후자수백인 이전식어제후 불이태호)
팽경이 묻기를(彭更問曰): “따르는 수레(後車) 수십 대와(數十乘), 따르는 사람(從者) 수백 명으로(數百人, 以) 제후에게(於諸侯) 돌아다니며 밥을 먹는 것은(傳食), 너무 지나치지 않은가요(不以泰乎)?”
* 傳食(전식), 傳餐(전찬): (어떤 이에게) 아침저녁으로 밥을 날라 줌.
○ 彭更, 孟子弟子也. 泰, 侈也.
○ 팽경은(彭更), 맹자 제자다(孟子弟子也). 태는(泰), 지나침(많음)이다(侈也).
孟子曰: “非其道, 則一簞食不可受於人;(비기도 즉일단사불가수어인) 如其道, 則舜受堯之天下, 不以爲泰, 子以爲泰乎?”(여기도 즉순수요지천하 불이위태 자이위태호)
孟子曰: “바른 도가 아니라면(非其道, 則) 한 바구니 밥도(一簞食) 남에게 받을 수 없고(不可受於人); 만약(如) 바른 도라면(其道, 則) 순임금이(舜) 요임금의 천하를 받고서도(受堯之天下), 지나치다고 여기지 않았는데(不以爲泰), 그대는(子) 지나치다고 여기는가(以爲泰乎)?”
曰: “否. 士無事而食, 不可也.”(부 사무사이식 불가야)
曰: “아닙니다(否). 선비에게(士) 일이 없는데도 먹는 것은(無事而食), 옳지 않습니다(不可也).”
言不以舜爲泰, 但謂今之士無功而食人之食, 則不可也.
言순임금이 지나치다고 여기는 것이 아니고(不以舜爲泰), 다만(但) 지금 선비에게(今之士) 공이 없으면서(無功而) 남의 밥을 먹는다면(食人之食, 則) 옳지 않다는 것을(不可) 말했다(謂也).
曰: “子不通功易事, 以羡補不足, 則農有餘粟, 女有餘布(자불통공역사 이이보부족 즉농유여속 여유여포); 子如通之, 則梓匠輪輿皆得食於子.(자여통지 즉재장윤여개득식어자) 於此有人焉, 入則孝, 出則悌, 守先王之道, 以待後之學者, 而不得食於子.(어차유인언 입즉효 출즉제 수선왕지도 이대후지학자 이부득식어자) 子何尊梓匠輪輿而輕爲仁義者哉?”(자하존재장윤여이경위인의자재)
曰: “그대가(子) 공을 소통시키고(不通功) 일한 것을 바꾸어서(易事), 남는 것으로(以羡) 부족한 것을 보충하지 않는다면(不補不足, 則) 농부에게(農) 남는 곡식이 있고(有餘粟), 여자에게(女) 남는 베가 있을 것이고(有餘布); 그대가(子) 만약(如) 그것을 소통시킨다면(通之, 則) 목수와(梓匠) 수레 만드는 사람이(輪輿) 모두(皆) 그대에게 얻어먹을 것이다(得食於子). 여기에(於此) 어떤 사람이 있는데(有人焉), 들어가면 효도하고(入則孝), 나가면 공경하고(出則悌), 선왕의 도를 지켜서(守先王之道), 나중의 학자를 기다리더라도(以待後之學者, 而) 그대에게 얻어먹지 못할 것이다(不得食於子). 그대는(子) 어찌(何) 목수와 수레 만드는 사람을 높이면서(尊梓匠輪輿而) 인의를 행하는 사람을 가벼이 여기는가(輕爲仁義者哉)?”
○ 通功易事, 謂通人之功而交易其事. 羡, 餘也. 有餘, 言無所貿易, 而積於無用也. 梓人匠人, 木工也. 輪人輿人, 車工也.
○ 통공역사는(通功易事), 남의 일을 통하게 하고(通人之功而) 그 일을 바꾸는 것을(交易其事) 말한다(謂). 이는(羡), 남음이다(餘也). 유여는(有餘), 무역하는 것이 없고(無所貿易, 而) 쓸 곳이 없는 것에 쌓아둔다는(積於無用) 말이다(言也). 재인과 장인은(梓人匠人), 목수다(木工也). 윤인과 여인은(輪人輿人), 수레 만드는 사람이다(車工也).
曰: “梓匠輪輿, 其志將以求食也;(재장윤여 기지장이구식야) 君子之爲道也, 其志亦將以求食與?”(군자지위도야 기지역장이구식여)
曰: “목수와 수레 만드는 사람은(梓匠輪輿), 그 뜻이(其志) 장차(將) 그것으로(以) 음식을 구하는 것인데(求食也); 군자가(君子之) 도를 행하는 것이(爲道也), 그 뜻이(其志) 또한(亦) 장차 그것으로(將以) 먹을 것을 구하는 것인가요(求食與)?”
曰: “子何以其志爲哉?(자하이기지위재) 其有功於子, 可食而食之矣.(기유공어자 가식이식지의) 且子食志乎? 食功乎?”(차자식지호 식공호) 曰: “食志.”(왈 식지)
曰: “그대는(子) 그 뜻으로(以其志) 무엇을 하려는가(何爲哉)? 그(其) 그대에게 공이 있어(有功於子), 먹일만하면(可食而) 먹인다(食之矣). 또한(且) 그대는(子) 뜻을 위주로 먹이는가(食志乎)? 공을 위즈로 먹이는가(食功乎)?” 曰: “뜻을 위주로 먹입니다(食志).”
○ 孟子言自我而言, 固不求食; 自彼而言, 凡有功者則當食之.
○ 맹자가(孟子) 나로부터 말한다면(自我而言), 진실로(固) 먹을 것을 구하지 않지만(不求食); 저 사람으로부터 말한다면(自彼而言), 대개(凡) 공이 있다면(有功者則) 마땅히 밥을 먹인다는(當食之) 말이다(言).
曰: “有人於此, 毁瓦畫墁, 其志將以求食也, 則子食之乎?”(유인어차 훼와획만 기지장이구식야 즉자식지호) 曰: “否.”(왈부)
曰: “여기 어떤 사람이 있는데(有人於此), 기와를 허물고(毁瓦) 담장에 낙서하면서(畫墁), 그 뜻이(其志) 장차 그것으로(將以) 먹을 것을 구하는 것이라면(求食也, 則) 그대는(子) 그를 먹이겠는가(食之乎)?” 曰: “아닙니다(否).”
○ 墁, 牆壁之飾也. 毁瓦畫墁, 言無功而有害也.
○ 오는(墁), 담장의 꾸밈이다(牆壁之飾也). 훼와획만은(毁瓦畫墁), 공이 없으면서 해가 있다는 것을(無功而有害) 말한다(言也).
曰: “然則子非食志也, 食功也.”(연즉자비식지야 식공야)
曰: “그렇다면(然則) 그대는(子) 뜻을 먹이는 것이 아니라(非食志也), 공을 먹이는 것이다(食功也).”
旣曰食功, 則以士爲無事而食者, 眞尊梓匠輪輿而輕爲仁義者矣.
이미(旣) 공을 먹여준다고 말한다면(曰食功, 則) 선비를(以士) 일이 없이 먹기만 하는 살마으로 여긴 것이니(爲無事而食者), 참으로(眞) 목수와 수레 만드는 사람을 높이고(尊梓匠輪輿而) 인의를 행하는 사람을 가벼이 여긴 것이다(輕爲仁義者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