萬章問曰: “人有言: ‘至於禹而德衰, 不傳於賢而傳於子.’ 有諸?”(인유언 지어우이덕쇠 부전어현이전어자 유저) 孟子曰: “否, 不然也.(부불연야) 天與賢, 則與賢;(천여현 즉여현) 天與子, 則與子.(천여자 즉여자) 昔者舜薦禹於天, 十有七年, 舜崩.(석자순천우어천 십유칠년순붕) 三年之喪畢, 禹避舜之子於陽城.(삼년지상필 우피순지자어양성) 天下之民從之, 若堯崩之後, 不從堯之子而從舜也.(천하지민종지 약순붕지후 부종요지자이종순야)
만장이 묻기를(萬章問曰): “사람들에게 말이 있는데(人有言): ‘우임금에 이르러(至於禹而) 덕이 쇠하고(德衰), 어진이에게 전해지지 않고(不傳於賢而) 자식에게 전했다(傳於子).’라고 하는데 그런 일이 있습니까(有諸)?”라고 했다.
맹자가 말하길(孟子曰): “아니다(否), 그렇지 않다(不然也). 하늘이(天) 어진이에게 주도록 하면(與賢, 則) 어진이에게 주고(與賢); 하늘이 자식에게 주도록 하면(天與子, 則) 자식에게 준다(與子). 옛날(昔者) 순임금이(舜) 하늘에 우임금을 천거하고(薦禹於天), 17년이 지나(十有七年), 순임금이 죽었다(舜崩). 3년상을 마치고(三年之喪畢), 우임금이(禹) 양성에서(於陽城) 순의 아들을 피했다(避舜之子). 천하의 백성이(天下之民) 그를 따른 것이(從之), 마치(若) 요임금이 죽고 나서(堯崩之後), 요임금의 아들을 따르지 않고(不從堯之子而) 순임금을 따른 것과 같았다(從舜也).
○ 陽城ㆍ箕山之陰, 皆嵩山下深谷中可藏處.
○ 양성과(陽城) 기산의 북쪽은(箕山之陰), 모두(皆) 숭산 아래(嵩山下) 깊은 골짜기 가운데로(深谷中) 몸을 숨길만하다(可藏處).
禹薦益於天, 七年, 禹崩.(우천익어천 칠년 우붕) 三年之喪畢, 益避禹之子於箕山之陰.(삼년지상필 익피우지자어기산지음) 朝覲訟獄者不之益而之啓, 曰: ‘吾君之子也.’(조근송옥자부지익이지계 왈오군지자야) 謳歌者不謳歌益而謳歌啓, 曰: ‘吾君之子也.’(구가자불구가익이구가계 왈오군지자야)
우임금이(禹) 하늘에 익을 천거하고(薦益於天), 7년이 지나(七年), 우임금이 죽었다(禹崩). 3년상을 마치고(三年之喪畢), 익이(益) 기산의 북쪽에서(於箕山之陰) 우임금의 자식을 피했다(避禹之子). 조회하고(朝覲) 송사하는 사람이(訟獄者) 익에게 가지 않고(不之益而) 계에게 갔고(之啓), 말하길(曰): ‘우리 임금의 아들이다(吾君之子也).’라고 했다. 노래하는 사람들이(謳歌者) 익을 노래하지 않고(不謳歌益而) 계를 노래하며(謳歌啓), 말하길(曰): ‘우리 임금의 아들이다(吾君之子也).’라고 했다.
啓, 禹之子也. 楊氏曰: “此語孟子必有所受, 然不可考矣. 但云天與賢則與賢, 天與子則與子, 可以見堯ㆍ舜ㆍ禹之心, 皆無一毫私意也.”
계는(啓), 우임금의 아들이다(禹之子也).
楊氏曰: “이 말은(此語) 맹자가(孟子) 반드시(必) 받은 것이 있었을 것이고(有所受), 그러나(然) 상고할 수 없다(不可考矣). 다만(但云) 하늘이 현자에게 주도록 하면(天與賢則) 현자에게 주고(與賢), 하늘이 아들에게 주도록 하면(天與子則) 아들에게 주는 것은(與子), 요, 순, 우의 마음이(堯ㆍ舜ㆍ禹之心), 모두(皆) 한 터럭의 사사로움이 없음을(無一毫私意也) 볼 수 있다(可以見).”
丹朱之不肖, 舜之子亦不肖.(단주지불초 순지자역불초) 舜之相堯, 禹之相舜也, 歷年多, 施澤於民久.(순지상요 우지상순야 역년다 시택어민구)
단주가 불초하고(丹朱之不肖), 순의 아들도(舜之子) 또한(亦) 불초했다(不肖). 순이 요를 돕고(舜之相堯), 우가 순을 도운 것이(禹之相舜也), 지나온 햇수가 많고(歷年多), 백성에게 은택을 베푼 것이(施澤於民) 오래되었다(久).
○ 堯舜之子皆不肖, 而舜禹之爲相久, 此堯舜之子所以不有天下, 而舜禹有天下也.
○ 요와 순의 아들이(堯舜之子) 모두(皆) 불초하고(不肖, 而) 순과 우가(舜禹之) 상 노릇한 것이 오래되었고(爲相久), 이것은(此) 요와 순의 아들이(堯舜之子) 천하를 갖지 못하고(不有天下, 而) 순과 우가(舜禹) 천하를 가진(有天下) 까닭이다(所以也).
啓賢, 能敬承繼禹之道.(계현 능경승계우지도) 益之相禹也, 歷年少, 施澤於民未久.(익지상우야 역년소 시택어민미구) 舜ㆍ禹ㆍ益相去久遠, 其子之賢不肖, 皆天也, 非人之所能爲也.(순우익상거구원 기자지현불초 개천야 비인지소능위야) 莫之爲而爲者, 天也; 莫之致而至者, 命也.(막지위이위자 천야 막지치지지자 명야)
계가 현명하고(啓賢), 우임금의 도를(禹之道) 공경스럽게 이을 수 있었다(能敬承繼). 익이(益之) 우임금을 도운 것이(相禹也), 지나온 햇수가 적고(歷年少), 백성에게 은택을 베푼 것이(施澤於民) 오래지 않았다(未久). 순, 우, 익이(舜ㆍ禹ㆍ益) 서로 떨어진 것이(相去) 오래되고 멀며(久遠), 그 자식의 현명함과 불초함은(其子之賢不肖), 모두 하늘이고(皆天也), 사람이(人之) 할 수 있는 것이(所能爲) 아니다(非也). 하는 것이 없는데도(莫之爲而) 되는 것은(爲者), 하늘이고(天也); 이르게 함이 없는데도(莫之致而) 이르는 것은(至者), 명이다(命也).
禹之子賢, 而益相不久, 此啓所以有天下而益不有天下也. 然此皆非人力所爲而自爲, 非人力所致而自至者. 蓋以理言之謂之天, 自人言之謂之命, 其實則一而已.
우의 아들이 현명하고(禹之子賢, 而) 익이 도운 것이(益相) 오래지 않고(不久), 이것은(此) 계가(啓) 천하를 가지고(有天下而) 익이 천하를 갖지 못한(益不有天下) 까닭이다(所以也). 그러나(然) 이것은(此) 모두(皆) 사람의 힘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非人力所爲而) 저절로 된 것이며(自爲), 사람의 힘으로 이를 수 있는 것이 아니고(非人力所致而) 저절로 이른 것이다(自至者). 대개(蓋) 이치로 말한다면(以理言之) 천이라 하고(謂之天), 사람으로 말한다면(自人言之) 명이라 하고(謂之命), 그 실제는(其實則) 같을 뿐이다(一而已).
匹夫而有天下者, 德必若舜禹, 而又有天子薦之者, 故仲尼不有天下.(필부이유천하자 덕필약순우 이우유천자천지자 고중니불유천하)
보통 사람인데도(匹夫而) 천하를 가진 사람은(有天下者), 덕이(德) 반드시(必) 순임금, 우임금과 같고(若舜禹, 而) 또(又) 천자가 천거해 주는 것이 있어야 하고(有天子薦之者), 그러므로(故) 중니는(仲尼) 천하를 갖지 못했다(不有天下).
孟子因禹ㆍ益之事, 歷擧此下兩條以推明之. 言仲尼之德, 雖無愧於舜禹, 而無天子薦之者, 故不有天下.
맹자가(孟子) 우임금과 익의 일을 따라서(因禹ㆍ益之事), 이 아래 두 조항을(此下兩條) 차례로 거론하고(歷擧以) 미루어 밝혔다(推明之). 중니의 덕은(仲尼之德), 비록(雖) 순과 우에게 부끄러울 것이 없지만(無愧於舜禹, 而) 천자의 천거가 없었고(無天子薦之者), 그러므로(故) 천하를 가질 수 없었다는(不有天下) 말이다(言).
繼世以有天下, 天之所廢, 必若桀紂者也,(계세이유천하 천지소폐 필약걸주자야) 故益伊尹周公不有天下.(고익이윤주공불유천하)
대를 이어(繼世以) 천하를 가졌을 때(有天下), 하늘이(天之) 없애는 것은(所廢), 반드시(必) 걸왕과 주왕 같은 사람이고(若桀紂者也), 그러므로(故) 익과 이윤, 주공은(益伊尹周公) 천하를 갖지 못했다(不有天下).
繼世而有天下者, 其先世皆有大功德於民, 故必有大惡如桀紂, 則天乃廢之. 如啓及大甲ㆍ成王雖不及益ㆍ伊尹ㆍ周公之賢聖, 但能嗣守先業, 則天亦不廢之. 故益ㆍ伊尹ㆍ周公, 雖有舜ㆍ禹之德, 而亦不有天下.
대를 이어(繼世而) 천하를 가진 사람은(有天下者), 그 선대가(其先世) 모두(皆) 백성에게(於民) 큰 공덕이 있고(有大功德), 그러므로(故) 반드시(必) 걸왕과 주왕 같은(如桀紂) 대악이 있으면(有大惡, 則) 하늘이 바로 버린다(天乃廢之). 계와 태갑, 성왕 같은 경우라면(如啓及大甲ㆍ成王) 비록(雖) 익, 이윤, 주공의 현성에 미치지 못했지만(不及益ㆍ伊尹ㆍ周公之賢聖), 다만(但) 선대의 업적을 지키면(能嗣守先業, 則) 하늘이 또한(天亦) 버리지 않았다(不廢之). 그러므로(故) 익과 이윤, 주공은(益ㆍ伊尹ㆍ周公), 비록(雖) 순과 우의 덕이 있더라도(有舜ㆍ禹之德, 而) 또한(亦) 천하를 갖지 못했다(不有天下).
伊尹相湯以王於天下.(이윤상탕이왕어천하) 湯崩, 太丁未立, 外丙二年, 仲壬四年.(탕붕 태정미립 외병이년 중임사년)
이윤이(伊尹) 탕임금을 도와(相湯以) 천하에 왕노릇 하도록 했다(王於天下). 탕임금이 죽고(湯崩), 태정이 즉위하지 않았을 때(太丁未立), 외병이(外丙) 2년을 하고(二年), 중임이(仲壬) 4년을 했다(四年).
太甲顚覆湯之典刑, 伊尹放之於桐.(태갑전복탕지전형 이윤방지어동) 三年, 太甲悔過, 自怨自艾, 於桐處仁遷義; (삼년 태갑회과 자원자애 어동처인천의) 三年, 以聽伊尹之訓己也, 復歸于亳.(삼년 이청이윤지훈기야 복귀우박)
태갑이(太甲) 탕임금의 법률을(湯之典刑) 뒤집어 엎으므로(顚覆), 이윤이(伊尹) 동으로 쫓아냈다(放之於桐). 3년이 지나(三年), 태갑이(太甲) 잘못을 뉘우치고(悔過), 스스로 원망하고(自怨) 스스로 징계하여(自艾), 동에서(於桐) 인에 머물고(處仁) 의로 옮겨가자(遷義); 3년 만에(三年), 이윤이 자기를 훈계한 것으로(以聽伊尹之訓己也), 박으로 돌아왔다(復歸于亳).
* 典刑(전형): 예로부터 전(傳)하여 내려오는 법전(法典).
○ 此承上文言伊尹不有天下之事.
○ 이것은(此) 윗글을 이어받아(承上文) 이윤이(伊尹) 천하를 갖지 못한 일을(不有天下之事) 말했다(言).
趙氏曰: “太丁, 湯之太子, 未立而死. 外丙立二年, 仲壬立四年, 皆太丁弟也. 太甲, 太丁子也.”
趙氏曰: “태정은(太丁), 탕임금의 태자이고(湯之太子), 즉위하기 전에(未立而) 죽었다(死). 외병은 2년 재위했고(外丙立二年), 중임은 4년 재위했고(仲壬立四年), 모두(皆) 태정의 동생이다(太丁弟也). 태갑은(太甲), 태정의 아들이다(太丁子也).”
程子曰: “古人謂歲爲年. 湯崩時, 外丙方二歲, 仲壬方四歲, 惟太甲差長, 故立之也.” 二說未知孰是. 顚覆, 壞亂也. 典刑, 常法也. 桐, 湯墓所在. 艾, 治也; 『說文』云“芟草也”; 蓋斬絶自新之意. 亳, 商所都也.
程子曰: “옛사람들은(古人) 세를 년이라고 했다(謂歲爲年). 탕왕이 죽었을 때(湯崩時), 외병은(外丙) 막(方) 2살이었고(二歲), 중임은(仲壬) 막(方) 4살이었으니(四歲), 오직(惟) 태갑이(太甲) 조금 더 컸고(差長), 그러므로(故) 그를 세웠다(立之也).”라고 했다. 두 설은(二說) 누가 옳은지 알 수 없다(未知孰是). 전복은(顚覆), 무너지고 혼란스러움이다(壞亂也). 전형은(典刑), 떳떳한 법이다(常法也). 동은(桐), 탕왕의 묘가(湯墓) 있는 곳이다(所在). 애는(艾), 다스림이고(治也); 설문에서 이르길(『說文』云) “풀을 베는 것이다(芟草也)”라고 했고; 대체로(蓋) 자기를 잘라내서(斬絶自) 새로워진다는(新之) 뜻이다(意). 박은(亳), 상이(商) 도읍한 곳이다(所都也).
周公之不有天下, 猶益之於夏, 伊尹之於殷也.(주공지불유천하 유익지어하 이윤지어은야)
주공이(周公之) 천하를 갖지 않은 것은(不有天下), 익이(益之) 하에 대한 것과於夏), 이윤이(伊尹之) 은에 대한 것과(於殷) 같다(猶也).
此復言周公所以不有天下之意.
이것은(此) 주공이(周公) 천하를 갖지 이유의 뜻을(所以不有天下之意) 다시 말한 것이다(復言).
孔子曰: ‘唐ㆍ虞禪, 夏后ㆍ殷, 周繼, 其義一也.’”(당우선 하후은주계 기의일야)
孔子曰: ‘당우는 선양했고(唐ㆍ虞禪), 하, 은, 주는 계승했는데(夏后ㆍ殷, 周繼), 그 뜻은 같다(其義一也).’”
○ 禪, 授也. 或禪或繼, 皆天命也. 聖人豈有私意於其閒哉?
○ 선은(禪), 주는 것이다(授也). 혹은 선양하고(或禪) 혹은 계승했는데(或繼), 모두(皆) 천명이다(天命也). 성인이(聖人) 어찌(豈) 그 사이에(於其閒) 사의가 있겠는가(有私意哉)?
○ 尹氏曰: “孔子曰: ‘唐虞禪, 夏后, 殷, 周繼, 其義一也.’ 孟子曰: ‘天與賢則與賢, 天與子則與子.’ 知前聖之心者, 無如孔子, 繼孔子者, 孟子而已矣.”
○ 尹氏曰: “공자가 말하길(孔子曰): ‘당우는 선양했고(唐虞禪), 하은주는 계승했는데(夏后, 殷, 周繼), 그 뜻이 같다(其義一也).’라고 했다. 맹자가 말하길(孟子曰): ‘하늘이(天) 현인에게 주도록 하면(與賢則) 현인에게 주고(與賢), 하늘이(天) 자식에게 주도록 하면(與子則) 자식에게 주었다(與子).’라고 했다. 전성의 마음을 안 사람은(知前聖之心者), 공자만 한 사람이 없고(無如孔子), 공자를 계승한 사람은(繼孔子者), 맹자일 뿐이다(孟子而已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