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玭嘗著書, 戒其子弟曰, 壞名災己, 辱先喪家, 其失尤大者五.(유변상저서 계기자제왈 괴명재기 욕선상가 기실우대자오) 宜深誌之.(의심지지)
유빈이(柳玭) 일찍이(嘗) 글을 짓고(著書), 그 자제를 경계하여 말하길(戒其子弟曰), 이름을 무너뜨리고(壞名) 자기를 해치며(災己), 선조를 욕되게 하고(辱先) 집안을 망치는(喪家) 것은, 그 잘못이(其失) 더욱 큰 것이(尤大者) 다섯이다(五). 마땅히(宜) 깊이 기억해야 한다(深誌之)라고 했다.
[集說] 陳氏曰玭, 字直淸, 唐柳公綽之孫, 仲郢之子. 壞, 敗也. 誌, 記也.
[集說] 진씨가 말하길(陳氏曰) 빈은 자가 직청이고(玭, 字直淸), 당나라 류공탁의 손자이며(唐柳公綽之孫), 중영의 아들이다(仲郢之子). 괴는 무너짐이다(壞, 敗也). 지는 기억함이다(誌, 記也).
其一, 自求安逸, 靡甘澹泊, 苟利於己, 不恤人言.(자구안일 마감담박 구리어기 불휼인언)
첫째는(其一), 스스로(自) 편안하고 한가한 것을 구하고(求安逸), 담박한 맛을 좋아하지 않고(靡甘澹泊), 구차하게(苟) 자기에게 이로우면(利於己), 남의 말을(人言) 걱정하지 않는 것이다(不恤).
[增註] 此, 言不勤儉之失. 靡, 不也, 恤, 憂也.
[增註] 이것은(此), 근검하지 않는 잘못을 말했다(言不勤儉之失). 마는 불이고(靡, 不也), 휼은 걱정함이다(恤, 憂也).
其二, 不知儒術, 不悅古道, 懵前經而不恥, 論當世而解頤, 身旣寡知, 惡人有學.(부지유술 불열고도 몽전경이불치 논당세이해이 신기과지 악인유학)
둘째는(其二), 유학을 알지 못하고(不知儒術), 옛 도를 좋아하지 않으며(不悅古道), 앞선 경서에 어두우면서(懵前經而)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不恥), 당세를 논평하면서(論當世而) 크게 웃고(解頤), 자기는(身) 이미 아는 것이 적은데(旣寡知), 남에게 배움이 있는 것을(人有學) 미워하는 것이다(惡).
* 解頤(해이): ‘턱을 푼다.’는 뜻으로, 입을 크게 벌리고 웃음을 이르는 말.
[增註] 此, 言不好學之失, 懵, 無知貌. 頤, 口旁也, 人笑則口旁解. 言其於前聖之經, 無所知而不恥, 於當世之事, 妄議之爲笑也.
[增註] 이것은(此),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는 잘못을 말한 것이고(言不好學之失), 몽은 무지한 모습이다(懵, 無知貌). 이는 입 주변이고(頤, 口旁也), 사람이 웃으면(人笑則) 입 주변이 풀어진다(口旁解). 그 앞선 성인의 경전은(其於前聖之經), 아는 것이 없으면서(無所知而)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不恥), 당세의 일에 대해서(於當世之事), 망령되이(妄) 의논하고(議之) 웃는 것을(爲笑) 말한다(言也).
其三, 勝己者厭之, 佞己者悅之, 唯樂戱談, 莫思古道, 聞人之善嫉之, 聞人之惡揚之, 浸漬頗僻, 銷刻德義, 簪裾徒在, 廝養何殊.(승기자염지 녕기자열지 유락희담 막사고도 문인지선질지 문인지오양지 침지파벽 소각덕의 잠거도재 시양하수)
셋째는(其三), 자기를 이기는 사람은(勝己者) 싫어하고(厭之), 자기에게 아첨하는 사람은(佞己者) 좋아하고(悅之), 오직(唯) 농담하기를 좋아하고(樂戱談), 옛날의 도를 생각하지 않고(莫思古道), 남의 선을 들으면(聞人之善) 미워하고(嫉之), 남의 악을 들으면(聞人之惡) 들추어내고(揚之), 매우 편벽된 것에(頗僻) 빠져(浸漬), 덕과 의를 깍아낸다면(銷刻德義), 의관이(簪裾) 다만(徒) 있을 뿐(在), 하인을 기르는 것과(廝養) 무엇이 다르겠는가(何殊).
* 浸漬(침지): 액체(液體)에 담가 적심.
* 簪裾(잠거): ‘비녀와 옷자락’이라는 뜻으로, ‘의관(衣冠)’을 이르는 말.
[集說] 陳氏曰此, 言不好善之失. 嫉, 妬也. 頗僻, 謂偏頗邪僻之行. 浸漬頗僻, 漸(尖)染於惡也, 銷刻德義, 斲喪其善也. 簪裾, 猶言衣冠. 廝養, 謂奴僕. 徒, 空也, 殊, 異也.
[集說] 진씨가 말하길(陳氏曰) 이것은(此), 선을 좋아하지 않는(不好善之) 잘못을(失) 말한 것이다(言). 질은 질투함이다(嫉, 妬也). 파벽은(頗僻), 치우치고(偏頗) 사벽한 행동을(邪僻之行) 말한다(謂). 침지파벽은(浸漬頗僻), 악에(於惡) 점차 물드는 것이고(漸染也), 소각덕의는(銷刻德義), 그 선을 없애는 것이다(斲喪其善也). 잠거는(簪裾), 의관을 말한 것과 같다(猶言衣冠). 시양은(廝養), 노복을 말한다(謂奴僕). 도는 헛되이이고(徒, 空也), 수는 다름이다(殊, 異也).
* 漸染(점염): 차차 번져서 물듦.
其四, 崇好優游, 耽嗜麯蘖, 以啣盃爲高致, 以勤事爲俗流.(숭호우유 탐기국얼 이함배위고치 이근사위속류) 習之易荒. 覺已難悔.(습지이황 각이난회)
넷째는(其四), 한가롭게 노는 것을(優游) 숭상하고 좋아하며(崇好), 술 마시는 것을(麯蘖) 좋아하여(耽嗜), 술 마시는 것을(以啣盃) 높고 운치있는 것으로 여기고(爲高致), 힘써 일하는 것을(以勤事爲) 속된 무리로 여기는 것이다(俗流). 이것을 익혀서(習之) 쉽게 거칠어지면(易荒), 깨달아도(覺) 이미(已) 후회하기 어렵다(難悔).
[增註] 此, 言好宴樂之失. 崇, 尙也. [集解] 優游, 閑逸自如之謂. 麯蘖, 酒也. 高致, 謂高尙之風致, 勤事, 勤於事業也. 言好逸嗜酒, 自以爲高, 反鄙勤事者, 爲俗流, 此心旣荒. 雖知而不能悔也.
[增註] 이것은(此), 잔치를 좋아하는 잘못을 말한 것이다(言好宴樂之失). 숭은 높이는 것이다(崇, 尙也).
[集解] 우유는(優游), 한가하고 편안하며(閑逸) 안일한 것을 말한다(自如之謂). 국얼은 술이다(麯蘖, 酒也). 고치는(高致), 고상한 풍격과 운치를 말하고(謂高尙之風致), 근사는(勤事), 일에 부지런한 것이다(勤於事業也). 편안함을 좋아하고(好逸) 술 마시기를 즐기며(嗜酒), 스스로(自) 고상하게 여기고(以爲高), 도리어(反) 열심히 일하는 것을(勤事) 비루하게 여기고(鄙者), 속된 무리라고 여기는 것은(爲俗流), 이것은(此) 마음이(心) 이미(旣) 황폐한 것임을(荒) 말한다(言). 비록(雖) 알더라도(知而) 후회할 수 없다(不能悔也).
其五, 急於名宦, 匿近權要, 一資半級, 雖或得之, 衆怒群猜, 鮮有存者.(급어명환 익근권요 일자반급 수혹득지 중노군시 선유존자)
다섯째는(其五), 중요한 벼슬 자리에 급급하고(急於名宦), 권세 있는 사람과 요직에 있는 사람을(權要) 은밀히 가까이하는 것이니(匿近), 한 품계와(一資) 반 등급을(半級), 비록(雖) 혹(或) 얻더라도(得之), 여러 사람이 성내고(衆怒) 무리가 시기하여(群猜), 보존함이 있는 사람이(有存者) 드물다(鮮).
* 名宦(명환): 중요(重要)한 자리에 있는 벼슬.
[集說] 陳氏曰此, 言好奔競之失. 名宦, 顯士也. 匿近, 陰附也, 權要, 有權而當要路者. 資, 猶品也. 猜, 恨也, 鮮, 少也. 言雖或得官, 終必失之也.
[集說] 진씨가 말하길(陳氏曰) 이것은(此), 벼슬자리 다투기를 좋아하는 잘못을 말했다(言好奔競之失). 명환은(名宦), 현달한 선비다(顯士也). 익근은(匿近), 은밀하게 붙는 것이고(陰附也), 권요는(權要), 권세가 있으면서(有權而) 요직을 맡은 사람이다(當要路者). 자는 품계와 같다(資, 猶品也). 시는 시기함이고(猜, 恨也), 선은 적음이다(鮮, 少也). 비록 혹(雖或) 관직을 얻더라도(得官), 끝에는(終) 반드시(必) 잃는다는(失之) 말이다(言也).
* 奔競(분경): 지지 않으려고 몹시 다투는 일. 금품(金品), 연줄(緣-) 그 밖의 온갖 방법(方法)으로 벼슬자리를 구(求)함.
余見名門右族, 莫不由祖先忠孝勤儉, 以成立之, 莫不由子孫頑率奢傲, 以覆墜之. 成立之難如升天, 覆墜之易如燎毛. 言之痛心. 爾宜刻骨.
내가 보건대(余見) 명문 귀족 가운데(名門右族), 누구도(莫) 선조의(祖先) 충효와 근검에서(忠孝勤儉) 나오지 않고(不由), 세움을 이루지 않은 경우가 없고(以成立之), 누구도(莫) 자손의 완악함과 경솔, 사치, 오만함으로부터 나오지 않고(不由子孫頑率奢傲, 以) 넘어지고 떨어뜨리지 않은 경우가 없다(覆墜之). 이루는 것의 어려움은(成立之難) 하늘에 오르는 것과 같지만(如升天), 떨어지는 것의 쉬움은(覆墜之易) 털을 태우는 것과 같다(如燎毛). 말은(言之) 마음에 아프니(痛心), 너희는(爾) 마땅히(宜) 뼈에 새겨야 한다(刻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