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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五書) 읽기/소학집주(小學集註)

[소학집주(小學集註) 가언(嘉言) 광입교(廣立敎) 5-10] 물성즉필쇠(物盛則必衰) / 범노공질(范魯公質)이 시를 지어 조카를 깨우치다

by मोक्ष 2024.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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范魯公質爲宰相. 從子杲嘗求奏遷秩, 質作詩曉之.(범노공질위재상 종자호상구주천질 질작시효지)

범노공(范魯公) 질이(質) 재상이 되었는데(爲宰相), 조카(從子) 범호가(杲) 일찍이(嘗) 벼슬 올려줄 것을(遷秩) 아뢰어주기를 구하자(求奏), 질이(質) 시를 지어(作詩) 그를 깨우쳤다(曉之). 


[集解] 質, 字文素, 大名人. 周平章事, 事宋, 封魯國公. 從子, 兄之子, 杲, 名也. 遷秩, 陞品也.

[集解] 질은 자가 문소이고(質, 字文素), 대명 사람이다(大名人). 주나라(周) 평장사를 지냈고(平章事), 송나라를 섬겨(事宋), 노국공에 봉해졌다(封魯國公). 종자는(從子), 형의 아들로(兄之子), 호는 이름이다(杲, 名也). 천질은(遷秩), 품계를 올리는 것이다(陞品也).

其略曰, 戒爾學立身, 莫若先孝悌.(계이학입신 막약선효제) 怡怡奉親長, 不敢生驕易.(이이봉친장 불감생교이) 戰戰復兢兢, 造次必於是.(전전부긍긍 조차필어시)

그 대략을 말하면(其略曰), 너에게(爾) 입신하는 것을 배우도록(學立身) 경계하니(戒), 무엇도(莫若) 효제보다 앞서는 것이 없다(先孝悌). 즐겁게(怡怡) 부모와 어른을 받들고(奉親長), 감히 교만하거나 소홀함이 생기지 않도록 해라(不敢生驕易). 두려워하고(戰戰) 또(復) 조심하며(兢兢), 급한 대에도(造次) 반드시(必) 이것에 <마음을> 두어라(於是). 


[集解] 怡怡, 和悅也. 驕, 驕傲, 易, 慢易. 戰戰, 恐懼, 兢兢, 戒謹. 造次, 急遽苟且之時.[增註] 孝悌者, 立身之本, 是, 指孝悌也.

[集解] 이이는 화락하고 기쁜 것이다(怡怡, 和悅也). 교는 교만하고 오만한 것이고(驕, 驕傲), 이는 태만하고 소홀함이다(易, 慢易). 전전은 두려워함이고(戰戰, 恐懼), 긍긍은 조심하고 삼가는 것이다(兢兢, 戒謹). 조차는(造次), 급하고(急遽) 구차한 때다(苟且之時).

[增註] 효제란(孝悌者), 입신의(立身之) 근본이니(本), 이것은(是), 효제를 가리킨다(指孝悌也).

戒爾學干祿, 莫若勤道藝.(계이학간록 막약근도예) 嘗聞諸格言, 學而優則仕.(상문제격언 학이우즉사) 不患人不知, 惟患學不至.(불환인부지 유환학부지)

너에게(爾) 벼슬 구하는 배움을(學干祿) 경계하니(戒), 무엇도(莫) 도와 재주를 힘쓰는 것만 못하다(若勤道藝). 일찍이(嘗) 격언에서 들으니(聞諸格言), 배우고(學而) 남음이 있으면(優則) 벼슬한다고 했다(仕). 남이 알아주지 않음을(人不知) 걱정하지 말고(不患), 오직(惟) 배움이 이르지 못함을(學不至) 걱정해라(患)


[集解] 道, 謂當行之理, 藝, 則禮樂射御書數之法也. 格言, 至言, 優, 有餘力也, 戒以當勤道藝而不患人之不知也.

[集解] 도는(道), 마땅히 행할 이치를 말하고(謂當行之理), 예란(藝, 則) 예악사어서수의 법이다(禮樂射御書數之法也). 격언은(格言), 지극한 말이고(至言), 우는(優), 남은 힘이 있음이니(有餘力也), 삼가고(戒以) 마땅히(當) 도리와 재주에 힘쓰고(勤道藝而) 남이 알아주지 않는 것을(人之不知) 걱정하지 않는다(不患也).

戒爾遠恥辱, 恭則近乎禮.(계이원치욕 공즉근호례) 自卑而尊人, 先彼而後己.(자비이존인 선피이후기) 相鼠與茅鴟, 宜鑑詩人刺.(상서여모치 의감시인자)

너에게 치욕을 멀리하는 것을 경계하도록 하니(戒爾遠恥辱), 공손하면(恭則) 예에 가깝다(近乎禮). 자기를 낮추고(自卑而) 남을 높이며(尊人), 남을 먼저 하고(先彼而) 자기를 뒤로 한다(後己). 상서와 모치에서(相鼠與茅鴟), 마땅히(宜) 시인의 풍자를(詩人刺) 보아야 한다(鑑)


[集說] 朱子曰恭, 致敬也, 禮, 節文也, 致恭而中其節, 則能遠恥辱矣. 陳氏曰自卑尊人, 先彼後己, 皆致恭之事也. 相鼠, 詩篇名. 其辭曰相鼠有體, 人而無禮? 人而無禮, 胡不遄死. 茅鴟, 逸詩也, 二詩, 皆刺無禮也. 鑑, 照也, 刺, 譏諷也.

[集說] 주자가 말하길(朱子曰) 공은 공경을 지극히 하는 것이고(恭, 致敬也), 예는 절도에 맞게 꾸미는 것이고(禮, 節文也), 공경을 지극히 하고(致恭而) 그 절도에 맞으면(中其節, 則) 치욕을 멀리할 수 있다(能遠恥辱矣)라고 했다.

진씨가 말하길(陳氏曰) 자비존인과(自卑尊人), 피선후기는(先彼後己), 모두(皆) 공경을 지극히 하는 일이다(致恭之事也). 상서는(相鼠), 시경의 편명이다(詩篇名). 그 말에서 이르길(其辭曰) 쥐를 보니(相鼠) 몸체가 있는데(有體), 사람인데(人而) 예가 없는가(無禮)? 사람이면서(人而) 예가 없으면(無禮), 어찌(胡) 빨리 죽지 않겠는가(不遄死). 모치는(茅鴟), 사라진 시이니(逸詩也), 두 시가(二詩), 모두(皆) 무례를 풍자한 것이다(刺無禮也). 감은 비춰 봄이고(鑑, 照也), 자는 비판하고 풍자하는 것이다(刺, 譏諷也).

戒爾勿放曠, 放曠非端士.(계이물방광 방광비단사) 周孔垂名敎, 齊梁尙淸議.(주공수명교 제량상청의) 南朝稱八達, 千載穢靑史.(남조칭팔달 천재예청사)

너희에게(爾) 방탕하고 제멋대로 하지 말 것을(勿放曠) 경계하니(戒), 방탕하고 제멋대로 하는 것은(放曠) 단정한 선비가 아니다(非端士). 주공과 공자가(周孔) 가르침을 내렸는데(垂名敎), 제나라와 양나라에서(齊梁) 청의를 숭상했다(尙淸議). 남조는(南朝) 팔달을 일컬으며(稱八達), 천 년의(千載) 청사를 더럽혔다(穢靑史). 


[集說] 陳氏曰放, 放蕩, 曠, 踈曠. 端士, 正士也. 周孔, 謂周公孔子也. 齊梁, 皆都江南. 故又稱南朝. 淸議, 淸虛之談也. 八達, 謂晉胡毋輔之謝鯤阮放畢卓羊曼桓彛阮孚光逸, 八人, 終日淸談酣飮而爲達也. 當時, 雖稱之, 而無禮無法, 得罪名敎, 其姓名, 久汚史冊, 亦可賤矣. 古史以竹. 故曰靑史. [增註] 名敎, 謂人倫之敎, 有實有名也.

[集說] 진씨가 말하길(陳氏曰) 방은 방탕이고(放, 放蕩), 광은 소홀함이다(曠, 踈曠). 단사는 바른 선비다(端士, 正士也). 주공은(周孔), 주공과 공자를 말한다(謂周公孔子也). 제와 양은(齊梁), 모두(皆) 강남에 도읍했다(都江南). 그러므로(故) 또한(又) 남조라고 칭한다(稱南朝). 청의는(淸議), 청허한(淸虛之) 담론이다(談也). 팔달은(八達), 진나라(晉) 호무보지, 사곤, 원방, 필탁, 양만, 환이, 원부, 광일을(胡毋輔之謝鯤阮放畢卓羊曼桓彛阮孚光逸) 말하고(謂), 여덟 사람이(八人), 종일(終日) 청담하고(淸談) 술을 마시며(酣飮而) 통달했다고 여겼다(爲達也). 당시(當時), 비록(雖) 그들을 칭찬했지만(稱之, 而) 예가 없고(無禮) 법이 없어(無法), 명교에 죄를 지었고(得罪名敎), 그 성명이(其姓名), 오랫동안(久) 역사책을 더럽혔으니(汚史冊), 또한(亦) 천하다고 이를만하다(可賤矣). 옛날 역사는(古史) 대나무를 써서 기록했고(以竹), 그러므로(故) 청사라고 한다(曰靑史).

[增註] 명교는(名敎), 인륜의 가르침을 말하고(謂人倫之敎), 실질이 있고(有實) 명분이 있다(有名也).

戒爾勿嗜酒, 狂藥非佳味.(계이물기주 광약비가미) 能移謹厚性, 化爲凶險類.(능사근후성 화위흉험류) 古今傾敗者, 歷歷皆可記.(고금경패자 역력개가기)

너희에게 술을 즐기지 말 것을 경계하니(戒爾勿嗜酒), 미치게 만드는 약이고(狂藥) 맛있는 음식이 아니다(非佳味). 삼가고 돈후한 성품을(謹厚性) 옮겨서(能移), 바꾸어(化) 흉악하고 음험한 무리로(凶險類) 만든다(爲). 옛날부터 지금까지(古今) <술 때문에> 패망한 자는(傾敗者), 일일이(歷歷) 모두(皆) 기록할 수 있다(可記). 

 

* 佳味(가미): 입에 맞는 좋은 맛, 맛있는 음식.


[集說] 陳氏曰酒能亂性, 是狂藥也. 古今, 以之而傾覆喪敗者多矣.

[集說] 진씨가 말하길(陳氏曰) 술은(酒) 성품을 어지럽힐 수 있고(能亂性), 이것은(是) 미치게 하는 약이다(狂藥也). 고금은(古今), 그것으로(以之而) 넘어지고(傾覆) 잃은 사람이(喪敗者) 많다(多矣).

戒爾勿多言, 多言衆所忌.(계이물다언 다언중소기) 苟不愼樞機, 灾厄從此始.(구불신추기 재액종차시)  是非毁譽間, 適足爲身累.(시비훼예간 적족위신누)

너희에게 말을 많이 하지 말도록 경계하니(戒爾勿多言), 말이 많은 것은(多言) 많은 사람이(衆) 꺼리는 것이다(所忌). 진실로(苟) 말을(樞機) 삼가지 않으면(不愼), 재앙이(灾厄) 이것을 따라(從此) 시작된다(始). 잘잘못을 따지고(是非) 헐뜯고 칭찬하는 사이에(毁譽間), 다만(適) 몸을 묶이게 할 수 있다(足爲身累). 


[增註] 戶之開闔, 由於樞, 弩之張弛, 由於機, 人之禍福榮辱, 由於言. 故比言於樞機. 以言而是非毁譽人, 皆取禍召辱, 秪足自累而已. [集解] 毁者, 稱人之惡而損其眞, 譽者, 揚人之善而過其實.

[增註] 문을(戶之) 여닫는 것은(開闔), 지도리를 말미암고(由於樞), 쇠뇌를(弩之) 조이고 푸는 것은(張弛), 기를 말미암으니(由於機), 사람의(人之) 화복과 영욕은(禍福榮辱), 말을 말미암는다(由於言). 그러므로(故) 이것은(比) 말이(言) 추기에 대한 것이다(於樞機). 말로써(以言而) 잘잘못을 따지고(是非) 남을 헐뜯고 칭찬하는 것은(毁譽人), 모두(皆) 화를 취하고(取禍) 욕됨을 불러오니(召辱), 다만(秪) 자기를 묶을 뿐이다(足自累而已).

[集解] 훼란(毁者), 남의 악을 일컬어(稱人之惡而) 그 참됨을 덜어내는 것이고(損其眞), 예란(譽者), 남의 선함을 드러내서(揚人之善而) 그 실질을 넘어서는 것이다(過其實).

擧世重交游, 擬結金蘭契.(거세중교유 의결금난계)  忿怨容易生, 風波當時起.(분원용이생 풍파당시기) 所以君子心, 汪汪淡如水.(소이군자심 왕왕담여수)

온 세상이(擧世) 교유를 중요하게 여기고(重交游), 금란계를 맺는 것에(結金蘭契) 견준다(擬). 분노와 원한은(忿怨) 쉽게 생겨나서(容易生), 풍파가(風波) 바로(當時) 일어난다(起). 그러므로 군자의 마음은(所以君子心), 깊고 넓으며(汪汪) 담담한 것이(淡) 물과 같다(如水). 


[集說] 吳氏曰易曰二人同心, 其利斷金, 同心之言, 其臭如蘭. 契, 合也. 風波, 比忿怨. 言世人結交, 多以金蘭自比, 不知一言不合, 則忿怨之生, 速如風波之起矣. 汪汪, 深廣貌. 記曰君子之交, 如水, 小人之交, 如醴, 君子, 淡以成, 小人, 甘以壞.

[集說] 오씨가 말하길(吳氏曰) 역에 이르길(易曰) 두 사람이(二人) 같은 마음이면(同心), 그 날카로움이(其利) 쇠를 자르고(斷金), 같은 마음으로 한 말은(同心之言), 그 향기가(其臭) 난과 같다(如蘭)라고 했다. 계는 합이다(契, 合也). 풍파는(風波), 분노와 원한을 비유한 것이다(比忿怨). 세상 사람들이(言世人) 교류를 맺고(結交), 많이(多) 금란으로(以金蘭) 스스로 비유하지만(自比), 한 마디디 말이 합하지 않으면(一言不合, 則) 분노와 원한이 생겨나는 것은(忿怨之生), 빠르기가(速) 풍파가 일어나는 것처럼 함을(如風波之起) 알지 못한다(不知矣). 왕왕은(汪汪), 깊고 넓은 모습이다(深廣貌). 기에 이르길(記曰) 군자의 교제는(君子之交), 물과 같고(如水), 소인의 교제는(小人之交), 단술과 같아서(如醴), 군자는 담담하게 이루고(君子, 淡以成), 소인은 달게 무너진다(小人, 甘以壞)라고 했다.

擧世好承奉, 昻昻增意氣. 不知承奉者, 以爾爲玩戱. 所以古人疾, 蘧篨與戚施. 

온 세상이(擧世) 받들기를 좋아하고(好承奉), 으스대며(昻昻) 의기를 더한다(增意氣). 받드는 사람은(承奉者), 너를(以爾) 노리개로 여기는 것을(爲玩戱) 알지 못한다(不知). 그러므로(所以) 옛사람은 싫어하는 것이(古人疾), 곱사등이처럼 했다(蘧篨與戚施). 


[集說] 吳氏曰疾, 憎惡也. 蘧篨, 不能俯, 疾之醜者也, 戚施, 不能仰, 亦醜疾也. 世人, 好承奉, 自以爲得, 不知人之玩弄嬉戱不出中心之敬也. 以蘧篨戚施二者, 爲比, 盖深惡之也.

[集說] 오씨가 말하길(吳氏曰) 질은 미워함이다(疾, 憎惡也). 구저는 굽히지 못하는 것이니(蘧篨, 不能俯), 병의 추악한 것이고(疾之醜者也), 척이는 펴지 못하는 것인(戚施, 不能仰), 또한(亦) 추악한 병이다(醜疾也). 세상 사람들이(世人), 받들기를 좋아하고(好承奉), 스스로(自) 되었다고 여기고(以爲得), 사람들이(人之) 놀잇감으로 여기고(玩弄嬉戱) 마음에서 나온 공경이 아님을(不出中心之敬) 알지 못한다(不知也). 곱사등이 두 가지로(以蘧篨戚施二者), 비유했으니(爲比), 대체로(盖) 깊이 미워한 것이다(深惡之也).

擧世重游俠, 俗呼爲氣義. 爲人赴急難, 往往陷囚繫. 所以馬援書, 殷勤戒諸子. 

온 세상이(擧世) 유협을 중요하게 여기고(重游俠), 세속에서(俗) 의기가 있다고 칭한다(呼爲氣義). 남을 위해(爲人) 급하고 어려운 일에 달려가(赴急難), 때로(往往) 죄인의 일에 빠지기도 한다(陷囚繫). 그러므로(所以) 마원의 편지에서(馬援書), 은근히(殷勤) 여러 자식에게 경계한 것이다(戒諸子). 


[增註] 游俠之徒輕身以徇人, 似乎有氣有義而非正. 故馬援之書曰寧死, 不願聞子孫有此行也.

[增註] 유협의 무리는(游俠之徒) 자신을 가벼이 여기고(輕身以) 남을 따르는 것이(徇人), 마치 의기가 있는 것처럼 여기지만(似乎有氣有義而) 바른 것이 아니다(非正). 그러므로(故) 마원의 편지에서(馬援之書) 이르길(曰) 차라리 죽을지언정(寧死), 자손 가운데(子孫) 이런 행실이 있음을(有此行) 듣고 싶지 않다고(不願聞也) 했다.

擧世賤淸素, 奉身好華侈. 肥馬衣輕裘, 揚揚過閭里. 雖得市童憐, 還爲識者鄙. 

온 세상이(擧世) 청렴과 소박함을 천하게 여기고(賤淸素), 자신을 봉양하여(奉身)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것을 좋아한다(好華侈). 살찐 말을 타고(肥馬) 가벼운 가죽 갖옷을 입고(衣輕裘), 의기양양하게(揚揚) 마을을 지나간다(過閭里). 비록(雖) 시동이 부러워하는 것을 얻겠지만(得市童憐), 도리어(還) 식자가 비루하다고 여기는 것이다(爲識者鄙). 


[增註] 揚揚, 自得之意. 憐, 猶愛也, 鄙, 猶賤也.

[增註] 양양은(揚揚), 스스로 만족하는(自得之) 뜻이다(意). 연은 부러워함과 같고(憐, 猶愛也), 도는 천하게 여김과 같다(鄙, 猶賤也).

我本羇旅臣, 遭逢堯舜理, 位重才不充.(아본기려신 조봉요순리 위중재불충) 戚戚懷憂畏, 深淵與薄冰, 蹈之唯恐墜.(척척회우외 심연여박빙 도지유공타) 爾曹當憫我, 勿使增罪戾.(이조당민아 물사증죄루) 閉門斂蹤跡, 縮首避名勢.(폐문검종적 축수피명세) 勢位難久居, 畢竟何足恃.(세위난구거 필경하족시)

내가(我) 본래(本) 나그네로(羇) 객지에 머무는 신하이고(旅臣), 요순과 같은 다스림을 만나(遭逢堯舜理), 지위가 무거운데(位重) 재주가 충분하지 못하다(才不充). 초연하게(戚戚) 걱정과 두려운 마음을 품고(懷憂畏), 깊은 연못과(深淵與) 얇은 얼음을(薄冰), 밟아(蹈之) 오직(唯) 떨어질까 걱정한다(恐墜). 너희 무리는(爾曹) 마땅히(當) 나를 불쌍히 여기고(憫我), 죄를 더하도록 만들지 말라(勿使增罪戾). 문을 닫고(閉門) 종적을 감추고(斂蹤跡), 머리를 움츠리고(縮首) 명예와 권세를 피하라(避名勢). 권세와 지위는(勢位) 오래 머물기 어려우니(難久居), 끝내(畢竟) 무엇을 믿겠는가(何足恃). 


[集說] 陳氏曰羇, 寄也, 旅, 寓也. 理, 治也. 質, 旣相周, 復相宋. 故自謂羇旅之臣. 戚戚, 憂畏意. 若蹈淵冰, 言憂畏之甚也. 戾, 亦罪也, 戒其勿求遷秩以增罪戾, 而又欲其深自斂避也. 畢竟, 終也, 盖富貴無常, 終不足恃也.

[集說] 진씨가 말하길(陳氏曰) 기는 기생함이고(羇, 寄也), 려는 잠시 머무는 것이다(旅, 寓也). 이는 다스림이다(理, 治也). 질이(質), 이미 주나라에서 재상을 지냈고(旣相周), 다시(復) 송나라에서 재상을 지냈다(相宋). 그러므로(故) 스스로 말하길(自謂) 나그네 신하라고 했다(羇旅之臣). 척척은(戚戚),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이다(憂畏意). 연못과 얼음을 밟는 것처럼이란(若蹈淵冰), 걱정과 두려움이 심한 것을 말한다(言憂畏之甚也). 루도 또한 죄이니(戾, 亦罪也), 그가(其) 품계를 올리는 것을 구하여(求遷秩以) 죄를 더하도록(增罪戾) 만들지 말도록 경계하고(戒勿, 而) 또(又) 그(其) 자기를 깊이 숨겨 피하려고 한 것이다(深自斂避也). 필경은 끝내이고(畢竟, 終也), 대체로(盖) 부귀는(富貴) 무상하니(無常), 끝내(終) 믿을 수 없는 것이다(不足恃也).

物盛則必衰, 有隆還有替. 速成不堅牢, 亟走多顚躓. 灼灼園中花, 早發還先萎. 遲遲澗畔松, 鬱鬱含晩翠. 賦命有疾徐, 靑雲難力致. 寄語謝諸郞, 躁進徒爲耳.

만물이 번성하면(物盛則) 반드시 약해지고(必衰), 융성함이 있으면(有隆還) 망함이 있다(有替). 빨리 이룬 것은(速成) 견고하지 못하고(不堅牢), 빨리 달리면(亟走) 자주 넘어진다(多顚躓). 화려하게(灼灼) 동산 가운데 핀 꽃은(園中花), 일찍(早) 피었다가(發還) 먼저 시든다(先萎). 더디게 자란(遲遲) 시냇가 소나무는(澗畔松), 울창하게(鬱鬱) 늦은 푸르름을 머금는다(含晩翠). 명을 받은 것에는(賦命) 빠르고 늦음이 있고(有疾徐), 청운은(靑雲) 힘으로 이르기 어렵다(難力致). 말에 붙여(寄語) 여러 젊은이에게 이르니(謝諸郞), 조급하게 승진하는 것은(躁進) 헛된 짓일 뿐이다(徒爲耳).

 

* 灼灼(작작): 꽃이 핀 모양이 몹시 화려()하고 찬란()함.


[集說] 陳氏曰隆, 興也, 替, 廢也. 亟, 急也. 顚躓, 蹉跌也. 萎, 枯也. 疾, 速也, 徐, 遲也. 靑雲, 比名位之高顯也. 躁, 急也, 徒, 空也.

[集說] 진씨가 말하길(陳氏曰) 륭은 흥함이고(隆, 興也), 체는 폐함이다(替, 廢也). 기는 급함이다(亟, 急也). 전지는 차질이다(顚躓, 蹉跌也). 위는 시듦이다(萎, 枯也). 질은 빠름이고(疾, 速也), 서는 느림이다(徐, 遲也). 청운은(靑雲), 명성과 지위가(名位之) 높고 드러난 것을(高顯) 비유한 것이다(也). 조는 급함이고(躁, 急也), 도는 헛됨이다(徒, 空也).

 

* 顚躓(전지): 무엇에 걸리거나 헛디디거나 하여 굴러 넘어짐.

* 蹉跌(차질): 발을 헛디디어 넘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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