萬石君石奮歸老于家. 過宮門關, 必下車趨, 見路馬, 必軾焉. 子孫爲小吏來歸謁, 萬石君必朝服見之, 不名. 子孫有過失, 不誚讓, 爲便坐, 對案不食, 然後諸子相責, 因長老, 肉袒, 固謝罪改之, 乃許. 子孫勝冠者在側, 雖燕必冠, 申申如也, 僮僕訢訢如也, 唯謹.
만석군(萬石君) 석분이(石奮) <벼슬을 그만두고> 돌아와(歸) 집에서 나이가 들었다(老于家). 궁궐 문을 지날 때는(過宮門關), 반드시(必) 마차를 내려서(下車) 종종걸음으로 갔고(趨), 임금의 수레 끄는 말을 보면(見路馬), 반드시 경례했다(必軾焉).
자손이(子孫) 낮은 관리가 되어(爲小吏) 와서 인사하면(來歸謁), 만석군이(萬石君) 반드시(必) 조복을 입고 만났고(朝服見之),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不名). 자손에게(子孫) 잘못이 있으면(有過失), 꾸짖지 않고(不誚讓), 별실에 앉아(爲便坐), 상을 대하고도(對案) 밥을 먹지 않았고(不食), 나중에(然後) 여러 아들이(諸子) 서로 꾸짖고(相責), 연장자를 통해(因長老), 웃옷을 벗고(肉袒), 진실로 사죄하고(固謝罪) 고치면(改之), 마침내 허락했다(乃許). 자손이(子孫) 관을 쓸 사람이(勝冠者) 곁에 있으면(在側), 비록(雖) 한가하더라도(燕) 반드시 관을 쓰고(必冠), 온화했고(申申如也), 하인에게 화평했지만(僮僕訢訢如也), 오직 삼갔다(唯謹).
* 路馬(노마): 임금의 수레를 끌던 말. 임금이 타는 말.
* 便坐(편좌): 편히 앉음, 쉬는 방.
* 肉袒(육단): 웃통을 벗어 상체를 드러내는 일. 복종(服從)ㆍ항복(降伏)ㆍ사죄(謝罪) 등(等)의 뜻을 나타냄.
[增註] 勝冠, 謂年及冠者. 燕, 謂燕居也. 申申, 和順也. 訢訢, 和悅也.
[增註] 승관은(勝冠), 나이가(年) 관을 쓸 때에 이른 것을(及冠者) 말한다(謂). 연은 한가히 있는 때다(燕, 謂燕居也). 신신은(申申), 온화하고 순한 것이다(和順也). 소소는(訢訢), 온화하고 즐거운 것이다(和悅也).
上時賜食於家, 必稽首俯伏而食, 如在上前, 其執喪哀戚甚. 子孫遵敎, 亦如之. 萬石君家以孝謹, 聞乎郡國. 雖齊魯諸儒, 質行皆自以爲不及也.
상이(上) 때대로(時) 집에(於家) 음식을 하사하면(賜食), 반드시 머리를 조아리고(必稽首) 부복하고 먹었고(俯伏而食), 임금이 앞에 있는 것처럼 했고(如在上前), 그 상을 치를 때는(其執喪) 슬퍼하는 것이 심했다(哀戚甚). 자손이(子孫) 가르침을 따라(遵敎), 또한(亦) 그와 같았다(如之). 만석군의 집안이(萬石君家) 효도와 근신으로(以孝謹), 군국에 알려져서(聞乎郡國), 비록(雖) 제나라와 노나라의 선비도(齊魯諸儒), 질박한 행실은(質行) 모두(皆) 스스로(自) 미치지 못한다고 여겼다(以爲不及也).
* 稽首(계수): 구배(九拜)의 하나로 가장 공경스러운 것이다. 머리가 땅에 닿도록 몸을 굽혀서 하는 절이다.
* 俯伏(부복): 고개를 숙이고 엎드림.
[集解] 質行, 質朴行實也.
[集解] 질행은(質行), 질박한 행실이다(質朴行實也).
長子建爲郞中令, 少子慶爲內史. 建老白首, 萬石君尙無恙. 每五日洗沐歸謁, 親入子舍, 竊問侍者, 取親中裙厠牏, 身自浣滌, 每與侍者言, 不敢令萬石君知之以爲常.
큰아들 건이(長子建) 낭중령이 되었고(爲郞中令), 작은아들 경이(少子慶) 내사가 되었다(爲內史). 건이 늙어서(建老) 흰머리가 되었는데(白首), 만석군에게(萬石君) 여전히(尙) 병이 없었다(無恙). 5일마다(每五日) 휴가를 내서(洗沐) 돌아와 배알하고(歸謁), 직접(親) 방에 들어가(入子舍), 모시는 사람에게(侍者) 가만히 묻고(竊問), 부친의 옷과 변기를(親中裙厠牏) 가져와(取), 직접(身自) 빨고 씻었는데(浣滌), 늘(每) 모시는 사람에게 주며(與侍者) 말하길(言), 감히(敢) 만석군으로 하여금(令萬石君) 알지 못하도록 하고(不知之以) 항상 그렇게 했다(爲常).
* 洗沐(세목): 머리를 감고 몸을 씻어 깨끗이 함, 고대(古代) 중국(中國)에서 관리(官吏)의 휴가(休暇)를 이르던 말.
[集解] 郞中令內史, 皆官名. 恙, 病也. 漢法, 在官五日, 則休假一日, 以洗身沐首. 子舍, 寢室邊小房也. 躬自洗濯而不欲親知者, 盡己之心, 而又欲親心安也. [集成] 中裙, 今中衣也, 厠牏者, 近身之小衫, 若今汗衫也.
[集解] 낭중령과 내사는(郞中令內史), 모두 관직 이름이다(皆官名). 양은 병이다(恙, 病也). 한나라 법에(漢法), 관청에 있은 것이(在官) 5일이 지나면(五日, 則) 하루를 쉬고(休假一日, 以) 몸을 씻고(洗身) 머리를 감게 했다(沐首). 자사는(子舍), 침실 옆의(寢室邊) 작은 방이다(小房也). 몸소(躬自) 씻고(洗濯而) 부모가 알지 못하도록 한 것은(不欲親知者), 자기 마음을 다해서(盡己之心, 而) 또(又) 부모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려는 것이다(欲親心安也).
[集成] 중군은(中裙), 지금의 중의이고(今中衣也), 측투란(厠牏者), 몸에 가까운(近身之) 작은 적삼이니(小衫), 지금의 한삼과 같다(若今汗衫也).
* 中裙(중군): 겉옷의 안쪽에 몸에 직접(直接) 닿게 입는 옷.
* 汗衫(한삼): 속적삼의 궁중말.
內史慶醉歸, 入外門, 不下車, 萬石君聞之, 不食, 慶恐, 肉袒謝罪, 不許, 擧宗及兄建肉袒, 萬石君讓曰, 內史貴人. 入閭里. 里中長老皆走匿, 而內史坐車中自如. 固當. 乃謝罷慶, 慶及諸子入里門, 趨至家.
내사 경이(內史慶) 취해서 돌아왔는데(醉歸), 바깥문을 들어올 때(入外門), 마차에서 내리지 않았고(不下車), 만석군이 그것을 듣고(萬石君聞之), 밥을 먹지 않았다(不食). 경이 두려워하며(慶恐), 웃옷을 벗고(肉袒) 죄를 빌었는데(謝罪), 용서하지 않자(不許), 온 가족과(擧宗及) 형인 건도(兄建) 웃옷을 벗고 사죄하자(肉袒), 만석군이 꾸짖어 말하길(萬石君讓曰), 내사는 귀한 사람이다(內史貴人). 마을에 들어오면(入閭里), 마을의(里中) 어른도(長老) 모두(皆) 달아나 숨는데(走匿, 而) 내사가(內史) 마차 가운데 앉아서(坐車中) 스스로 태연하니(自如), 참으로 당연하다(固當)라고 했다. 이에(乃) 경을 용서하고 돌려보내니(謝罷慶), 경과 여러 아들이(慶及諸子) 마을 문에 들어올 때(入里門), 종종걸음으로(趨) 집에 이르렀다(至家).
[集說] 陳氏曰外門, 家之外門. 擧宗, 猶言闔族. 讓, 責也. 固當者, 反辭以深責之也. 謝罷, 顔師古曰告令去也. 里門, 卽巷門, 言自是以後, 入巷門則下車也.
[集說] 진씨가 말하길(陳氏曰) 외문은(外門), 집의 바깥문이다(家之外門). 거종은(擧宗), 온가족을 말한 것과 같다(猶言闔族). 양은 꾸짖음이다(讓, 責也). 고당이란(固當者), 말을 반대로 해서(反辭以) 심하게 꾸짖은 것이다(深責之也). 사파는(謝罷), 안사고가 말하길(顔師古曰) 일러주고(告) 가도록 한 것이다(令去也)라고 했다. 리문은(里門), 곧 마을 문이고(卽巷門), 이것으로부터 그 뒤로(自是以後), 마을 문에 들어오면(入巷門則) 마차에서 내린 것을(下車) 말한다(言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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