孔子觀周, 遂入太祖后稷之廟, 廟堂右階之前, 有金人焉, 三緘其口, 而銘其背曰: “古之愼言人也, 戒之哉. 無多言, 多言多敗, 無多事, 多事多患. 安樂必戒, 雖處安樂必警戒也, 無所行悔. 勿謂何傷, 其禍將長. 勿謂何害, 其禍將大. 勿謂不聞, 神將伺人. 焰焰不滅, 炎炎若何, 涓涓不壅, 終爲江河, 綿綿不絶, 或成網羅, 毫末不札, 將尋斧柯. 誠能愼之, 福之根也; 口是何傷, 禍之門也. 强梁者不得其死, 好勝者必遇其敵. 盜憎主人, 民怨其上, 君子知天下之不可上也, 故下之; 知衆人之不可先也, 故後之. 溫恭愼德, 使人慕之, 執雌持下, 人莫踰之. 人皆趨彼, 我獨守此; 人皆或之, 我獨不徙. 內藏我智, 不示人技, 我雖尊高, 人弗我害, 誰能於此? 江海雖左, 長於百川, 以其卑也. 天道無親, 而能下人, 戒之哉!” 孔子旣讀斯文也, 顧謂弟子曰: “小人識之. 此言實而中, 情而信. 詩曰: ‘戰戰兢兢, 如臨深淵.' 行身如此, 豈以口過患哉?”
공자가(孔子) 주나라를 둘러보면서(觀周), 마침내(遂) 태조 후직의 사당에(太祖后稷之廟) 들어갔는데(入), 묘당(廟堂) 오른쪽 계단 앞에(右階之前), 쇠로 만든 사람이 있었는데(有金人焉), 그 입을(其口) 세 번 꿰맸고(三緘, 而) 그 등에 글을 써서 말하길(銘其背曰): “옛날(古之) 신중하게 말하는(愼言) 사람이니(人也), 경계하여라(戒之哉). 말이 많이 말아야 하니(無多言), 말이 많으면(多言) 많이 실패하고(多敗), 일을 많이 벌이지 말아야 하니(無多事), 일이 많으면 걱정이 많다(多事多患). 안락하면(安樂) 반드시 경계하고(必戒), 후회할 일을 하지 말아라(無所行悔). 무엇을 나쁘게 하겠는가라고 말하지 말아야 하니(勿謂何傷). 그 재앙이 장차 길어질 것이다(其禍將長). 무엇이 해가 되겠는가라고 말하지 말아야 하니(勿謂何害), 그 재앙이(其禍) 장차 커질 것이다(將大). 듣지 못한다고 말하지 말아야 하니(勿謂不聞), 신이 장차 사람을 살필 것이다(神將伺人). 활활 타올라(焰焰) 꺼지지 않으면(不滅), 뜨거운 것을(炎炎) 어찌할 것이고(若何), 졸졸 흐르는 것이(涓涓) 막히지 않으면(不壅), 마침내(終) 강하가 되어(爲江河), 이어지는 것을(綿綿) 끊지 않으면(不絶), 혹(或) 그물이 되기도 하고(成網羅), 작을 때(毫末) 뽑아내지 않으면(不札), 장차 도끼를 찾을 것이다(將尋斧柯). 진실로(誠) 삼가는 것은(能愼之), 복의 근본이고(福之根也); 입이(口) 곧(是) 무엇을 상하게 하는가라고 하면(何傷), 재앙의 문이다(禍之門也). 강포한 사람은(强梁者) 제 명에 죽지 못하고(不得其死), 이기지 좋아하는 사람은(好勝者) 반드시(必) 그 적수를 만난다(遇其敵). 도적이(盜) 주인을 미워하고(憎主人), 백성이 윗사람을 원망하ㅏ고(民怨其上), 군자는(君子) 천하의 가장 윗사람이 될 수 없음을(天下之不可上也) 알고(知), 그러므로(故) 아래에 처하고(下之); 여러 사람을 앞설 수 없음을 알고(知衆人之不可先也), 그러므로 뒤에 선다(故後之). 온순하고 삼가는 덕은(溫恭愼德), 사람들로 하여금(使人) 사모하도록 하고(慕之), 부드러움을 잡고 낮추는 것은(執雌持下), 사람들이(人) 누구도 그를 넘지 못하도록 한다(莫踰之). 사람들이(人) 모두(皆) 저쪽으로 달려가도(趨彼), 나는 홀로 여기를 지키고(我獨守此); 사람들이 모두 미혹하더라도(人皆或之), 나는 홀로 옮겨가지 않는다(我獨不徙). 나의 지혜를(我智) 안으로 감추고(內藏), 남에게 기능을 보여주지 않고(不示人技), 내가 비록(我雖) 존귀하고 높아도(尊高), 사람들이 나를 해치지 못하니(人弗我害), 누가(誰) 이것을 잘할 수 있는가(能於此)? 강과 바다가(江海) 비록 왼쪽으로 가더라도(雖左), 여러 물 가운데 어른이 되는 것은(長於百川), 그 낮춤 때문이다(以其卑也). 천도에(天道) 친함이 없고(無親, 而) 남에게 낮출 수 있으니(能下人), 경계하라(戒之哉)!”라고 했다.
공자가(孔子) 이 글 읽기를 마치고(旣讀斯文也), 돌아보며(顧) 제자들에게 말하길(謂弟子曰): “제자들은(小人) 이것을 기억하라(識之). 이 말은(此言) 진실하고(實而) <이치에> 맞으며(中), 인정에 가깝고(情而) 믿을만하다(信). 시에 이르길(詩曰): ‘두려워하고 조심하며(戰戰兢兢), 깊은 연못을 마주한 것처럼 하라(如臨深淵).'라고 했으니, 행실이(行身) 이와 같으면(如此), 어찌(豈) 입의 과실 때문에(以口過) 걱정하겠는가(患哉)?”라고 했다.
* 三緘(삼함): ‘몸ㆍ입ㆍ뜻을 삼가라.’는 뜻으로, 절의 큰방 뒷벽에 써 붙이는 글.
* 炎炎(염염): 이글이글할 정도(程度)로 매우 더움.
* 涓涓(연연): (시냇물 따위의) 흐름이 가늚.
* 綿綿(면면): 끊임없이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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