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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五書) 읽기/맹자집주(孟子集註)

[맹자집주(孟子集註) 양혜왕 상(梁惠王 上) 7-1 보민장(곡속장)[保民章(觳觫章)]] 불인지심(不忍之心)과 측은지심(惻隱之心) /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

by मोक्ष 2024.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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齊宣王問曰: “齊桓ㆍ晉文之事可得聞乎?”(제선왕문왈 제환진문지사가득문여)

제 선왕이 물어 말하길(齊宣王問曰): “제나라 환공과(齊桓) 진나라 문공의 일을(晉文之事) 들을 수 있을까요(可得聞乎)?”라고 했다.

 

* 可得聞乎: ' 齊桓晉文之事'가 목적어인데 도치되었다. 이렇게 목적어나 전치사 등이 도치되어 앞으로 나가면 '可'를 쓰고, 앞에 주어가 올 때는 '可以'를 쓴다. '可以'와 '可'는 의미상 차이는 없다. 다만, '以' 다음에 동사가 오면 '동사가 할 수 있다'가 되어 목적어인 명사가 생략된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可以'는 어떤 행동, 상황, 이유 등에 따른 가능성을 말할 때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齊宣王, 姓田氏, 名辟彊, 諸侯僭稱王也. 齊桓公, 晉文公, 皆霸諸侯者.

제 선왕은(齊宣王), 성이 전씨고(姓田氏), 이름은 벽강인데(名辟彊), 제후가(諸侯) 왕을 참칭했다(僭稱王也). 제 환공과 진 문공은(齊桓公, 晉文公), 모두(皆) 제후의 패자가 된 사람이다(霸諸侯者).

孟子對曰: “仲尼之徒無道桓ㆍ文之事者, 是以後世無傳焉.(중니지도무도환문지사자 시이후세무전언) 臣未之聞也. 無以, 則王乎?”(신미지문야 무이 즉왕호)

孟子對曰: “仲尼之徒無道桓ㆍ文之事者, 是以後世無傳焉. 臣未之聞也. 無以, 則王乎?”

맹자가 대답하여 말하길(孟子對曰): “중니의 무리 중에는(仲尼之徒) 환공과 문공의 일을 말하는 사람이(道桓ㆍ文之事者) 없고(無), 이 때문에(是以) 후세에(後世) 전해진 것이 없습니다(無傳焉). 신은(臣) 들을 적이 없습니다(未之聞也). 그만두지 말라고 하신다면(無以, 則) 왕도를 말할까요(王乎)?”라고 했다.

 

* 無以, 則王乎: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는 '無以'에서 '以'가 '已'와 통용되므로 '그만두지 말라고 하신다면~, 계속해도 된다면 ~'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둘째는, '無以之'에서 '之'가 생략된 것으로 보고  '以'는 이유나 원인을 나타낸다고 본다. 즉, '들은 것(之)이 없기 때문에, 다른 수가 없으니'라고 해석한다. 

 

道, 言也. 董子曰: “仲尼之門, 五尺童子羞稱五霸. 爲其先詐力而後仁義也, 亦此意也.” 以, 已通用. 無已, 必欲言之而不止也. 王, 謂王天下之道.

도는(道), 말하는 것이다(言也). 동중서가 말하길( 董子曰): “중니의 문하는(仲尼之門), 오척 동자도(五尺童子) 오패를 일컫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다(羞稱五霸). 그들이(其) 속임수와 힘을 앞세우고(先詐力而) 인의를 뒤로 했기(後仁義也) 때문이니(爲), 또한(亦) 이 뜻이다(此意也).”라고 했다. 이는(以), 이와 통용된다(已通用). 무이는(無已), 반드시(必) 그것을 말하려고 해서(欲言之而) 그만두지 않는 것이다(不止也). 왕은(王), 왕천하의 도를 말한다(謂王天下之道).

 

曰: “德何如, 則可以王矣?”(덕하여 즉가이왕의) 曰: “保民而王, 莫之能禦也.”(보민이왕 막지능어야)

<왕이> 말하길(曰): “덕이 어떠하면(德何如, 則) 왕 노릇할 수 있을까요(可以王矣)?”

<맹자가> 말하길(曰): “백성을 보호하고(保民而) 왕 노릇하면(王), 누구도(莫之) 막을 수 없습니다(能禦也).”라고 했다.


保, 愛護也.

보는(保), 아끼고 보호하는 것이다(愛護也).

曰: “若寡人者, 可以保民乎哉?”(약과인자 가이보민호재) 曰: “可.”(가) 曰: “何由知吾可也?”(하유지오가야)

<왕이> 말하길(曰): “과인 같은 사람도(若寡人者), 백성을 보호할 수 있을까요(可以保民乎哉)?”라고 했다.

<맹자가> 말하길(曰): “할 수 있습니다(可).”라고 했다.

<왕이 말하길>(曰): “무슨 까닭으로(何由) 내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압니까(知吾可也)?”라고 했다.

曰: “臣聞之胡齕曰, ‘王坐於堂上, 有牽牛而過堂下者, 王見之, 曰: 牛何之?(신문지호해왈 왕좌어당상 유견우이과당하자 왕견지왈 우하지) 對曰: 將以釁鐘. 王曰: 舍之! 吾不忍其觳觫, 若無罪而就死地. 對曰: 然則廢釁鐘與? 曰: 何可廢也? 以羊易之!’(대왈 장이흔종 왕왈 사지 오불인기곡속 약무죄이취사지 대왈 연즉폐흔종여 왈 하가폐야 이양역지) 不識有諸?”(불식유저)

<맹자가> 말하길(曰): “신이(臣) 호해가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聞之胡齕曰), ‘왕께서(王) 당상에 앉아 있을 때(坐於堂上), 소를 끌고서(牽牛而) 당 아래를 지나가는 사람 있었는데(過堂下者), 왕께서 그것을 보고(王見之), 말하길(曰): 소가 어디로 가는가(牛何之)?라고 했습니다. 대답하기를(對曰): 이것으로 흔종을 하려고 합니다(將以釁鐘)라고 했습니다. 왕께서 말하길(王曰): 그만두어라(舍之)! 내가(吾) 그 두려워 떠는 모습을 참을 수 없으니(不忍其觳觫), 마치(若) 죄가 없는데(無罪而) 죽으러 가는 것 같다(就死地)고 했습니다 대답하여 말하길(對曰): 그렇다면(然則) 흔종을 없앨까요(廢釁鐘與)라고 했습니다. <왕께서> 말하길(曰): 어찌(何) 없앨 수 있겠는가(可廢也)? 양으로 그것을 바꾸어라(以羊易之)!’라고 했습니다. 알지 못하겠지만(不識) 이런 일이 있습니까(有諸)?”라고 했다.

 

* 觳觫(곡속): 두려워 부들부들 떠는 모양(), 죽기를 무서워함.

* 不忍(불인): 차마 ~하지 못하다. 


○ 胡齕, 齊臣也. 釁鐘, 新鑄鐘成, 而殺牲取血以塗其釁郄也. 觳觫, 恐懼貌. 孟子述所聞胡齕之語而問王, 不知果有此事否?

○ 호해는(胡齕), 제나라 신하다(齊臣也). 흔종은(釁鐘), 새로이 종을 주조하고(新鑄鐘) 완성하면(成, 而) 희생을 죽여(殺牲) 피를 취해서(取血以) 그 틈을 바르는 것이다(塗其釁郄也). 곡속은(觳觫), 두려워 떠는 모습이다(恐懼貌). 맹자가(孟子) 호해의 말을 들은 것을 서술해서(述所聞胡齕之語而) 왕에게 묻기를(問王), 과연(果) 이런 일이 있었는지(有此事否) 알지 못하겠다(不知)라고 한 것이다. 

曰: “有之.”(유지) 曰: “是心足以王矣.(시심족이왕의) 百姓皆以王爲愛也, 臣固知王之不忍也.”(백성개이왕위애야 신고지왕지불인야)

<왕이> 말하길(曰): “있습니다(有之).”라고 했다.

<맹자가> 말하길(曰): “이 마음이(是心) 왕 노릇 하기에 충분합니다(足以王矣). 백성이(百姓) 모두(皆) 왕이(以王) 아낀다고 여기지만(爲愛也), 신은(臣) 진실로(固) 왕께서 차마 하지 못한 것을 압니다(知王之不忍也).”라고 했다.


王見牛之觳觫而不忍殺, 卽所謂惻隱之心, 仁之端也. 擴而充之, 則可以保四海矣. 故孟子指而言之, 欲王察識於此而擴充之也. 愛, 猶吝也.

왕이(王) 소가 두려워 떠는 것을 보고(牛之觳觫而) 차마 죽일 수 없었으니(不忍殺), 곧(卽) 이른바(所謂) 측은지심이고(惻隱之心), 인의 단서다(仁之端也). 넓혀서(擴而) 채운다면(充之, 則) 사해를 보호할 수 있다(可以保四海矣). 그러므로(故) 맹자가 가리켜서(孟子指而) 말했고(言之), 왕이(王) 이것을 살펴 알아서(察識於此而) 확충하기를(擴充之) 바란 것이다(也). 애는(愛), 인색함과 같다(猶吝也).

王曰: “然. 誠有百姓者.(연 성유백성자) 齊國雖褊小, 吾何愛一牛?(제국수편소 오하애일우) 卽不忍其觳觫, 若無罪而就死地, 故以羊易之也.”(즉불인기곡속 약무죄이취사지 고이양역지야)

왕이 말하길(王曰): “그렇다(然). 진실로(誠) 백성 가운데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有百姓者). 제나라가(齊國) 비록(雖) 좁고 작지만(褊小), 내가(吾) 어찌(何) 소 한 마리를 아낄까요(愛一牛)? 곧(卽) 그 두려워 떨고(其觳觫), 마치(若) 죄 없이(無罪而) 죽으러 나아가는 것을(就死地) 차마 할 수 없었고(不忍), 그러므로(故) 양으로(以羊) 바꾸었습니다(易之也).”라고 했다.


言以羊易牛, 其迹似吝, 實有如百姓所譏者. 然我之心不如是也.

이양역우는(以羊易牛), 그 자취가(其迹) 인색한 것과 비슷해서(似吝), 실제로(實) 백성 중에 그것을 조롱한 것과(百姓所譏) 같은 점이 있다(有如者). 그러나(然) 내 마음은(我之心) 이와 같지 않다(不如是)는 말이다(也).

曰: “王無異於百姓之以王爲愛也. 以小易大, 彼惡知之?(왕무이어백성지이왕위애야) 王若隱其無罪而就死地, 則牛羊何擇焉?”(왕약은기무죄이취사지 즉우양하택언)

<맹자가> 말하길(曰): “왕께서는(王) 백성이(百姓之) 왕을 아낀다고 여기는 것을(以王爲愛) 이상하게 여기지 마십시오(無異也). 작은 것으로(以小) 큰 것을 바꾸었으니(易大), 저들이(彼) 어찌(惡) 그것을 알까요(知之)? 왕께서(王) 만약(若) 그 죄가 없는데 사지로 나아가는 것을(其無罪而就死地) 측은하게 여겼다면(, 則) 소와 양을(牛羊) 어떻게 선택했습니까(何擇焉)?”라고 했다.


○ 異, 怪也. 隱, 痛也. 擇, 猶分也.

○ 이는(異), 괴이함이다(怪也). 은(隱), 아파함이다(痛也). 택은(擇), 구분함이다(猶分也).

王笑曰: “是誠何心哉? 我非愛其財,(시성하심재 아비애기재) 而易之以羊也, 宜乎百姓之謂我愛也.”(이역지이양야 의호백성지위아애야)

왕이 웃으며 말하길(王笑曰): “이것이(是) 정말(誠) 무슨 마음일까요(何心哉)? 나는(我) 재물을 아껴서(愛其財, 而) 그것을 양으로 바꾼 것은(易之以羊) 아니지만(也), 마땅히(宜乎) 백성들이(百姓之) 내가 아낀다고 말할 수 있겠다(謂我愛也).”라고 했다.


言牛羊皆無罪而死, 何所分別而以羊易牛乎? 孟子故設此難, 欲王反求而得其本心. 王不能然, 故卒無以自解於百姓之言也.

소와 양은(牛羊) 모두(皆) 죄가 없는데도 죽는데(無罪而死), 어찌(何) 분별하는 것이 있어서(所分別而) 양으로 소를 바꾸었는가(以羊易牛乎)하는 말이다(言). 맹자가(孟子) 고의로(故) 이 어려운 것을 말해서(設此難), 왕이(王) 돌이켜 찾아서(反求而) 그 본심을 얻기를(得其本心) 바랐다(欲). 왕이(王) 그렇게 할 수 없었고(不能然), 그러므로(故) 마침내(卒) 스스로(自) 백성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無以解於百姓之言也).

曰: “無傷也, 是乃仁術也, 見牛未見羊也.(무상야 시내인술야 견우미견양야) 君子之於禽獸也, 見其生, 不忍見其死; 聞其聲, 不忍食其肉. 是以君子遠庖廚也.”(군자지어금수야 견기생 불인겨기사 문기성 불인식기육 시이군자원포주야)

<맹자가> 말하길(曰): “상심하지 않아도 됩니다(無傷也), 이것이 곧(是乃) 인의 방법이니(仁術也), 소를 보았고(見牛) 양을 보지 못했습니다(未見羊也). 군자가(君子之) 금수에 대해서(於禽獸也), 그 산 것을 보면(見其生), 그 죽는 것을 차마 볼 수 없고(不忍見其死); 그 소리를 들으면(聞其聲), 그 고기를 차마 먹을 수 없습니다(不忍食其肉). 이 때문에(是以) 군자는(君子) 푸줏간을 멀리합니다(遠庖廚也).”라고 했다.


○ 無傷, 言雖有百姓之言, 不爲害也. 術, 謂法之巧者. 蓋殺牛旣所不忍, 釁鐘又不可廢. 於此無以處之, 則此心雖發而終不得施矣. 然見牛則此心已發而不可遏, 未見羊則其理未形而無所妨. 故以羊易牛, 則二者得以兩全而無害, 此所以爲仁之術也. 聲, 謂將死而哀鳴也. 蓋人之於禽獸, 同生而異類. 故用之以禮, 而不忍之心施於見聞之所及. 其所以必遠庖廚者, 亦以預養是心, 而廣爲仁之術也.

○ 무상은(無傷), 비록(雖) 백성이 말이 있더라도(有百姓之言), 상심하지 말라는 것이다(不爲害也). 술은(術), 방법이 교묘한 것을 말한다(謂法之巧者). 대개(蓋) 소를 죽는 것이(殺牛) 이미 차마 할 수 없고(旣所不忍), 흔종도(釁鐘) 또(又) 없앨 수 없으니(不可廢), 이에(於此) 대처할 수 없다면(無以處之, 則) 이 마음(측은지심)이(此心) 비록(雖) 나타났더라도(發而) 끝내(終) 베풀 수 없다(不得施矣). 그러나(然) 소를 보면(見牛則) 이 마음이(此心) 이미 드러나서(已發而) 막을 수 없고(不可遏), 양을 보지 못했으니(未見羊則) 그 이치가 나타나지 않아서(其理未形而) 방해될 것이 없다(無所妨). 그러므로(故) 양을 소로 바꾸면(以羊易牛, 則) 두 가지가(二者) 모두 온전하고 해가 없으니(得以兩全而無害), 이것이(此) 인을 실천하는 방법이다(所以爲仁之術也). 성은(聲), 장차 죽으려고 하면서(謂將死而) 슬프게 우는 것을 말한다(哀鳴也). 대체로(蓋) 사람이 짐승을 대할 때(人之於禽獸), 사는 것은 같지만 류가 다르다(同生而異類). 그러므로(故) 예로써 사용하고(用之以禮, 而)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이(不忍之心) 보고 듣는 것이 미치는 것에 베풀어진다(施於見聞之所及). 그(其) 반드시(必) 푸줏간을 멀리하는 것은(所以遠庖廚者), 또한(亦) 이 마음을 길러서(以預養是心, 而) 인을 행하는 방법을 넓히는 것이다(廣爲仁之術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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