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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五書) 읽기/맹자집주(孟子集註)

[맹자집주(孟子集註) 양혜왕 상(梁惠王 上) 7-2 보민장(곡속장)[保民章(觳觫章)]]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 불위비불능(不爲非不能)

by मोक्ष 2024.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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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說曰: “『詩』云: ‘他人有心, 予忖度之.’ 夫子之謂也.(시운 타인유심 여촌탁지 부자지위야) 夫我乃行之, 反而求之, 不得吾心.(부아내행지 반이구지 부득오심) 夫子言之, 於我心有戚戚焉.(부자지언 어아심유척척언) 此心之所以合於王者, 何也?”(차심지소이합어왕자 하야)

왕이 기뻐하며 말하길(王說曰): “시에 이르길(『詩』云): ‘남에게(他人) 마음을 가졌는데(有心), 내가(予) 그것을 미루어 헤아린다(忖度之).’라고 했는데, 선생님을(夫子之) 말하는 것입니다(謂也). 무릇(夫) 내가 그것을 했는데(我乃行之), 돌이켜(反而) 찾아보았지만(求之), 내 마음을 알지 못했습니다(不得吾心). 선생이 그것을 말하니(夫子言之), 내 마음에(於我心) 알만한 것이 있는 듯하다(有戚戚焉). 이 마음이(此心之) 왕도에 맞는 까닭은(所以合於王者), 무엇인가요(何也)?”라고 했다.

 

* 忖度(촌탁): 남의 마음을 미루어 헤아림.

* 夫子之謂也: '之'는 夫子와 謂가 도치되었음을 나타낸다. 

* 戚戚(척척언): '戚戚'은 사귀어 지내는 사이가 매우 가깝다는 뜻이다. 焉은 부사를 만드는 접미사로 '~하게, ~한 듯' 정도의 의미를 가진다. 여기서는 '뭔가 알 듯한' 정도로 해석한다. 

 

○ 詩小雅「巧言」之篇. 戚戚, 心動貌. 王因孟子之言, 而前日之心復萌, 乃知此心不從外得, 然猶未知所以反其本而推之也.

○ 시는(詩) 소아 교언 편이다(小雅「巧言」之篇). 척척은(戚戚), 마음이 움직이는 모습이다(心動貌). 왕이(王) 맹자의 말 때문에(因孟子之言, 而) 전날의 마음이(前日之心) 다시 싹트고(復萌), 이에(乃) 이 마음이(此心) 밖에서 얻은 것이 아니란 점을(不從外得) 알았지만(知), 그러나(然) 아직(猶) 그 근본으로 돌아가(所以反其本而) 넓혀야 한다는 것을(推之) 알지 못했다(未知也).

曰: “有復於王者曰: 吾力足以擧百鈞, 而不足以擧一羽;(유복어왕자왈 오력족이거백균 이부족이거일우) 明足以察秋毫之末, 而不見輿薪, 則王許之乎?”(명족이찰추호지말 이불견여신 즉왕허지호) 曰: “否.”(부)

<맹자가> 말하길(曰): “임금에게 복명하는 사람이 있어(有復於王者) 말하길(曰): 내 힘이(吾力) 100 균을 들기에 충분하지만(足以擧百鈞, 而) 깃털 하나를 들기에 부족하고(不足以擧一羽); 눈의 밝음이(明) 가을 털의 끝을 살피기에 충분하지만(足以察秋毫之末, 而) 수레의 섶나무를 보지 못합니다라고 한다면(不見輿薪, 則) 왕께서는 그것을 인정하시겠습니까(王許之乎)?”라고 했다.

<왕이> 말하길(曰): “아닙니다(否).”라고 했다.


○ 復, 白也. 鈞, 三十斤. 百鈞, 至重難擧也. 羽, 鳥羽. 一羽, 至輕易擧也. 秋毫之末, 毛至秋而末銳, 小而難見也. 輿薪, 以車載薪, 大而易見也. 許, 猶可也.

○ 복은(復), 말함이다(白也). 균은(鈞), 3천 근이다(三十斤). 백균은(百鈞), 지극히 무거워서(至重) 들기 어렵다(難擧也). 우는(羽), 새의 깃털이다(鳥羽). 일우는(一羽), 지극히 가벼워서 들기 쉽다(至輕易擧也). 추호지말은(秋毫之末), 털이(毛) 가을에 이르면(至秋而) 끝이 날카로워지고(末銳), 가늘어져서(小而) 보기 어렵다(難見也). 여신은(輿薪), 마차에(以車) 섶나무를 실은 것이니(載薪), 커서(大而) 보기 쉽다(易見也). 허는(許), 가와 같다(猶可也).

“今恩足以及禽獸, 而功不至於百姓者, 獨何與?(금은족이급금수 이공부지어백성자 독하여) 然則一羽之不擧, 爲不用力焉;(연즉일우지불거 위불용력언) 輿薪之不見, 爲不用明焉, 百姓之不見保, 爲不用恩焉.(여신지불견 위불용명언 백성지불견보 위불용은언) 故王之不王, 不爲也, 非不能也.”(고왕지불왕 불위야 비불능야)

“지금(今) 은혜가(恩) 짐승에게 미치는 것은 충분하지만(足以及禽獸, 而) 효과가(功) 백성에게 이르지 않는 것은(不至於百姓者), 특히(獨) 어째서인가요(何與)? 그렇다면(然則) 깃털 하나를(一羽之) 들지 못하는 것은(不擧), 힘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고(爲不用力焉); 수레의 섶나무를 보지 못하는 것은(輿薪之不見), 눈의 밝음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고(爲不用明焉), 백성이(百姓之) 보호받지 못하는 것은(不見保), 은혜를 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爲不用恩焉). 그러므로(故) 왕이(王之) 왕 노릇하지 않는 것은(不王), 하지 않았기 때문이고(不爲也), 할 수 없어서가 아닙니다(非不能也).”라고 했다.


○ ‘今恩’以下, 又孟子之言也. 蓋天地之性, 人爲貴. 故人之與人, 又爲同類而相親. 是以惻隱之發, 則於民切而於物緩; 推廣仁術, 則仁民易而愛物難. 今王此心能及物矣, 則其保民而王, 非不能也, 但自不肯爲耳.

○ 금은 이하는(‘今恩’以下), 또(又) 맹자의 말이다(孟子之言也). 대체로(蓋) 천지의 본성은(天地之性), 사람이 귀하다(人爲貴). 그러므로(故) 사람이 사람에 대해서(人之與人), 또(又) 동류이기 때문에(爲同類而) 서로 친하다(相親). 이 때문에(是以) 측은한 마음이 나타나는 것은(惻隱之發, 則) 백성에게 절실하고(於民切而) 만물에 대해서는 느리며(於物緩); 인술을 확충한다면(推廣仁術, 則) 백성을 사랑하는 것은(仁民) 쉽지만(易而) 만물을 아끼는 것은(愛物) 어렵다(難). 지금(今) 왕의 이 마음이(王此心) 만물에 이르렀다면(能及物矣, 則) 그 백성을 보호하고(其保民而) 왕 노릇 하는 것은(王),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非不能也), 다만(但) 스스로(自) 기꺼이 하지 않을 뿐이다(不肯爲耳).

曰: “不爲者與不能者之形何以異?”(불위자여불능자형하이이)

<왕이> 말하길(曰): “하지 않는 사람과(不爲者與) 할 수 없는 사람의 모습이(不能者之形) 어떻게 다른가요(何以異)?”라고 했다. 

 

曰: “挾太山以超北海, 語人曰‘我不能’, 是誠不能也.(협태산이초북해 어인왈아불능 시성불능야) 爲長者折枝, 語人曰‘我不能’, 是不爲也, 非不能也.(위장자석지 어인왈불능야 시불위야 비불능야) 故王之不王, 非挾太山以超北海之類也;(고왕지불왕 비협태산이초북해지류야) 王之不王, 是折枝之類也.(왕지불왕 시석지지류야)

<맹자가> 말하길(曰): “태산을 끼고(挾太山以) 북해를 넘는 것은(超北海), 사람들에게 말하길(語人曰) ‘나는 할 수 없다(我不能)’고 하면, 이것은(是) 진실로(誠) 할 수 없는 것이다(不能也). 어른을 위해(爲長者) 가지를 꺾는 것은(折枝), 사람들에게 말하길(語人曰) ‘나는 할 수 없다(我不能)’고 하면, 이것은(是) 하지 않는 것이고(不爲也),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非不能也). 그러므로(故) 왕이(王之) 왕 노릇 하지 않는 것은(不王), 태산을 끼고 북해를 건너는 따위가 아니고(非挾太山以超北海之類也); 왕이 왕노릇 하지 않는 것은(王之不王), 바로(是) 가지를 꺾는 따위다(折枝之類也).

 

* 非挾太山以超北海之類也: 非는 문장 전체를 부정하는 경우가 많다. 之類는 '~같은 종류, ~같은 것, ~따위'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 


○ 形, 狀也. 挾, 以腋持物也. 超, 躍而過也. 爲長者折枝, 以長者之命, 折草木之枝, 言不難也. 是心固有, 不待外求, 擴而充之, 在我而已. 何難之有?

○ 형은(形), 모습이다(狀也). 협은(挾), 겨드랑이에(以腋) 물건을 가지고 가는 것이다(持物也). 초는(超), 뛰어서(躍而) 넘는 것이다(過也). 위장자석지는(爲長者折枝), 장자의 명령 때문에(以長者之命), 풀과 나무의 가지를 꺾는 것이니(折草木之枝),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言不難也). 이 마음은(是心) 본래 있는 것으로(固有), 바깥에서 찾기를 기다리지 않고(不待外求), 넓혀서 채우면(擴而充之), 나에게 있을 뿐이다(在我而已).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何難之有)?

老吾老, 以及人之老;(노오로 이급지인로) 幼吾幼, 以及人之幼,(유오유 이급지인유) 天下可運於掌.(천하가운어장)

우리 어른은 공경해서(老吾老, 以) 남의 어른에게 미치도록 하고(及人之老); 우리 아이를 사랑해서(幼吾幼, 以) 남의 아이에게 미치도록 하면(及人之幼), 천하를(天下) 손바닥에서 움직일 수 있다(可運於掌).


○ 老, 以老事之也. 吾老, 謂我之父兄. 人之老, 謂人之父兄. 幼, 以幼畜之也. 吾幼, 謂我之子弟. 人之幼, 謂人之子弟. 運於掌, 言易也.

○ 노는(老), 노인으로(以老) 모시는 것이다(事之也). 오노는(吾老), 나의 부형을 말한다(謂我之父兄). 인지노는(人之老), 남의 부형을 말한다(謂人之父兄). 유는(幼), 어린아이로(以幼) 기르는 것이다(畜之也). 오유는(吾幼), 나의 자제를 말한다(謂我之子弟). 인지유는(人之幼), 남의자제를 말한다(謂人之子弟). 운지장은(運於掌), 쉽다는 말이다(言易也).

『詩』云: ‘刑于寡妻, 至于兄弟, 以御于家邦.’(형우과처 지우형제 이어우가방) 言擧斯心加諸彼而已.(언거사심가저피이이) 故推恩足以保四海, 不推恩無以保妻子.(고추은족이보사해 불추은무이보처아)

시에 이르길(『詩』云): ‘내 아내에게(于寡妻) 모범이 되어(刑), 형제에게 이르고(至于兄弟), 그것으로(以) 집안과 나라를(于家邦) 다스린다(御).’라고 했으니, 이 마음을 들어(擧斯心) 남에게 베풀 뿐임을(加諸彼而已) 말했다(言). 그러므로(故) 은혜를 미루어(推恩) 사해를 보호할 수 있고(足以保四海), 은혜를 미루지 않으면(不推恩) 처자도 보호할 수 없다(無以保妻子).


詩大雅「思齊」之篇. 刑, 法也. 寡妻, 寡德之妻, 謙辭也. 御, 治也. 不能推恩, 則衆叛親離, 故無以保妻子.

시는(詩) 대아 사제 편이다(大雅「思齊」之篇). 형은(刑), 본받음이다(法也). 과처는(寡妻), 덕이 모자란 사람의 처로(寡德之妻), 겸사다(謙辭也). 어는(御), 다스림이다(治也). 은혜를 미룰 수 없으면(不能推恩, 則) 무리가(衆) 배반하고(叛) 친척이 떠나고(親離), 그러므로(故) 처자도 보호할 수 없다(無以保妻子).

古之人所以大過人者無他焉, 善推其所爲而已矣.(고지인소이대과인자무타언 선추기소위이이의) 今恩足以及禽獸, 而功不至於百姓者, 獨何與?(금은족이급금수 이공부지어백성자 독하여)

옛사람이(古之人) 지금 사람보 크게 뛰어났던 것은(所以大過人者) 다른 것이 없고(無他焉), 그 해야 할 것을(其所爲) 잘 미루었을 뿐입니다(善推而已矣). 지금(今) 은혜가 짐승에게 미치지만(恩足以及禽獸, 而) 효과가 백성에게 미치지 않는 것은(功不至於百姓者), 유독(獨) 어째서인가요(何與)?


○ 蓋骨肉之親, 本同一氣, 又非但若人之同類而已. 故古人必由親親推之, 然後及於仁民; 又推其餘, 然後及於愛物, 皆由近以及遠, 自易以及難. 今王反之, 則必有故矣. 故復推本而再問之.

○ 대체로(蓋) 뼈와 살을 나눈 친척은(骨肉之親), 본래(本) 한 기운으로 같고(同一氣), 또(又) 비단(非但) 남과 같은 류일뿐만은 아니다(若人之同類而已). 그러므로(故) 옛사람이(古人) 반드시(必) 어버이를 친애하는 것을 따라서(由親親) 그것을 미루어 나가고 나서(推之, 然後) 백성을 사랑하는 것에 이르렀고(及於仁民); 또(又) 그 나머지를 미루어 나가고 나서(推其餘, 然後) 만물을 사랑하는 것에 이르렀으니(及於愛物), 모두(皆) 가까운 것에서 시작해서(由近以) 먼 것에 이르고(及遠), 쉬운 것으로부터(自易以) 어려운 것에 이르렀다(及難). 지금(今) 왕께서(王) 반대로 한다면(反之, 則) 반드시(必) 이유가 있을 것이다(有故矣). 그러므로(故) 다시(復) 근본을 미루어 나가(推本而) 다시 물었다(再問之).

權, 然後知輕重;(권연후지경중) 度, 然後知長短.(탁연후지장단) 物皆然, 心爲甚.(물개연 심위심) 王請度之!(왕청탁지)

<무게를> 재고 나서야(權, 然後) 무겁고 가벼운 것을 알고(知輕重); <길이를> 헤아려보고 나서야(度, 然後) 길고 짧은 것을 안다(知長短). 만물이(物) 모두 그러하며(皆然), 마음이 그러한 것은(心爲) 더욱 심하다(甚). 왕께서는 헤아리소서(王請度之)!


○ 權, 稱錘也. 度, 丈尺也. 度之, 謂稱量之也. 言物之輕重長短, 人所難齊, 必以權度度之而後可見. 若心之應物, 則其輕重長短之難齊, 而不可不度以本然之權度, 又有甚於物者. 今王恩及禽獸, 而功不至於百姓. 是其愛物之心重且長, 而仁民之心輕且短, 失其當然之序而不自知也. 故上文旣發其端, 而於此請王度之也.

○ 권은(權), 저울과 저울추다(稱錘也). 탁은(度), 자와 척이다(丈尺也). 탁지는(度之), 양을 다는 것을 말한다(謂稱量之也). 만물의 가벼움과 무거움, 길고 짧음은(物之輕重長短), 사람이(人) 가지런하게 만들기 어려운 것이고(所難齊), 반드시(必) 저울과 자로 재고 나서야(以權度度之而後) 알 수 있다는(可見) 말이다(言). 만약(若) 마음이(心之) 사물에 응하는 것이라면(應物, 則) 그 경중장단을(其輕重長短之) 가지런하게 만들기 어렵고(難齊, 而) 본연의(마음에 이미 가지고 있는) 저울과 자로(以本然之權度) 재지 않을 수 없는 것이(不可不度), 또(又) 물건보다(於物) 심한 것이 있다(有甚者). 지금(今) 왕의 은혜가(王恩) 짐승에게 미치지만(及禽獸, 而) 효과가 백성에게 미치지 않는다(功不至於百姓). 이것은(是) 그 만물을 사랑하는 마음이(其愛物之心) 무겁고 또 길지만(重且長, 而)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仁民之心) 가볍고 짧은 것이니(輕且短), 그 당연한 순서를 잃고(失其當然之序而) 스스로 알지 못하는 것이다(不自知也). 그러므로(故) 윗글에서(上文) 이미(旣) 그 단서를 드러내어(發其端, 而) 여기에서(於此) 왕이 헤아릴 것을 청했다(請王度之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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