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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五書) 읽기/맹자집주(孟子集註)

[맹자집주(孟子集註) 양혜왕 하(梁惠王 下) 3 교린국장(호용장)(交鄰國章(好勇章))] 무검질시(撫劍疾視) / 큰 용맹은 의리에서 나온다

by मोक्ष 2024.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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齊宣王問曰: “交鄰國有道乎?”(제선왕문왈 교린국유도호) 孟子對曰: “有. 惟仁者爲能以大事小, 是故湯事葛, 文王事昆夷;(맹자대왈 유 유인자위능이대사소 시고탕사갈 문왕사곤이) 惟智者爲能以小事大, 故大王事獯鬻, 句踐事吳.(유지자위능이소사대 고태왕사훈육 구천사오)

제선왕이 물어 말하길(齊宣王問曰): “이웃 나라와 교류하는 것에(交鄰國) 도가 있습니까(有道乎)?”라고 했다.

맹자가 대답하여 말하길(孟子對曰): “있습니다(有). 오직(惟) 인자만이(仁者) 큰 나라로 작은 나라를 섬길 수 있고(爲能以大事小), 이 때문에(是故) 탕임금이(湯) 갈을 섬겼고(事葛), 문왕이 곤이를 섬겼으며(文王事昆夷); 오직(惟) 지자만이(智者) 작은 나라로 큰 나랄 섬길 수 있고(爲能以小事大), 그러므로(故) 태왕이(大王) 훈육을 섬겼고(事獯鬻), 구천이 오나라를 섬겼습니다(句踐事吳).

 

* 爲能以大事小: 爲는 '~이기 때문에'란 뜻이다. 또한, '爲+동사'는 '~하게 되다'란 뜻이므로 '섬길 수 있게 되다'로 해석할 수도 있다.


○ 仁人之心, 寬洪惻怛, 而無較計大小强弱之私. 故小國雖或不恭, 而吾所以字之之心自不能已. 智者明義理, 識時勢. 故大國雖見侵陵, 而吾所以事之之禮尤不敢廢. 湯事見後篇. 文王事見『詩』「大雅」. 大王事見後章. 所謂狄人, 卽獯鬻也. 句踐, 越王名. 事見『國語』ㆍ『史記』.

○ 인한 사람의 마음은(仁人之心), 너그럽고 크며(寬洪) 불쌍히 여겨서(惻怛, 而) 대소강약을(大小强弱) 따지고 비교하는 사사로움이(較計之私) 없다(無). 그러므로(故) 소국이 비록(小國雖) 혹 공손하지 않더라도(或不恭, 而) 내가(吾) 그것을 사랑하는 마음은(所以字之之心) 스스로(自) 그만둘 수 없다(不能已). 지자는(智者) 의리에 밝고(明義理), 시세를 안다(識時勢). 그러므로(故) 큰 나라가(大國) 비록(雖) 침략과 모욕을 주더라도(見侵陵, 而) 내가(吾) 섬기는 예는(所以事之之禮) 더욱(尤) 감히 없앨 수 없다(不敢廢). 탕임금이 섬긴 것은(湯事) 뒤 편에 보인다(見後篇). 문왕이 섬긴 것은(文王事) 시 대아에 보인다(見『詩』「大雅」). 태왕이 섬긴 것은(大王事) 뒷장에 보인다(見後章). 이른바(所謂) 적인이란(狄人), 곧(卽) 훈육이다(獯鬻也). 구천은(句踐), 월왕의 이름이다(越王名). 일이 국어와 사기에 보인다(事見『國語』ㆍ『史記』).

 

* 惻怛(측달): 불쌍히 여기어 슬퍼함.

* 獯鬻(훈육): 중국(中國) 하나라() 때에, ‘북적(北狄)’을 이르던 말. 진나라(), 한나라(), 전국시대(戰國時代)의 흉노(匈奴)에 해당(該當)한다.

 

以大事小者, 樂天者也; 以小事大者, 畏天者也.(이대사소자 락천자야 이소사대자 외천자야) 樂天者保天下, 畏天者保其國.(낙천자보천하 외천자보기국)

큰 나라로(以大) 작은 나라를 섬기는 사람은(事小者), 하늘<의 이치>를 즐기는 사람이고(樂天者也); 작은 나라로(以小) 큰 나라를 섬기는 사람은(事大者), 하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다(畏天者也). 하늘<의 이치>를 즐기는 사람은(樂天者) 천하를 보전하고(保天下), 하늘을 두려워하는 사람은(畏天者) 그 나라를 보전한다(保其國).


○天者, 理而已矣. 大之字小, 小之事大, 皆理之當然也. 自然合理, 故曰樂天. 不敢違理, 故曰畏天. 包含徧覆, 無不周徧, 保天下之氣象也. 制節謹度, 不敢縱逸, 保一國之規模也.

○천이란(天者), 이치일 뿐이다(理而已矣). 큰 나라가(大之) 작은 나라를 사랑하는 것과(字小),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섬기는 것은(小之事大), 모두(皆) 이치의 당연함이다(理之當然也). 저절로 그렇게(自然) 이치에 맞고(合理), 그러므로(故) 낙천이라고 했다(曰樂天). 감히 이치를 어기지 않고(不敢違理), 그러므로(故) 외천이라고 했다(曰畏天). 널리 감싸고(包含) 두루 덮어서(徧覆), 두루 미치지 않는 것이 없으니(無不周徧), 하늘의 기상을 보전한다(保天下之氣象也). 예절을 절제하고(制節) 법도를 삼가서(謹度), 감히 제멋대로 하지 않으니(不敢縱逸), 한 나라의 규모를 보전한다(保一國之規模也).

 

* 縱逸(종일): 버릇없이 제 마음대로 함.

 

『詩』云: ‘畏天之威, 于時保之.’”(외천지위 우시보지)

시에 이르길(『詩』云): ‘하늘의 위엄을 두려워하고(畏天之威), 이에(于時) 나라를 보전한다(保之).’”라고 했습니다.

 

* 于時(우시): '于'는 '於'와 같다. '時'는 '是也'로 '이것, 이때'로 새길 수 있다. 


詩周頌「我將」之篇. 時, 是也.

시 주송 아장편이다(詩周頌「我將」之篇). 시는(時), 시다(是也).

王曰: “大哉言矣! 寡人有疾, 寡人好勇.”(대재언의 과인유질 과인호용)

왕이 말하길(王曰): “매우 훌륭하구나 그 말이(大哉言矣)! 과인에게(寡人) 병이 있는데(有疾), 과인이 용맹을 좋아합니다(寡人好勇).”라고 했다.


言以好勇, 故不能事大而恤小也.

용맹을 좋아하기 때문에(以好勇), 그러므로(故) 큰 나라를 섬기고 작은 나라를 구휼할 수 없다는(不能事大而恤小) 말이다(也).

對曰: “王請無好小勇. 夫撫劍疾視曰: ‘彼惡敢當我哉!’(왕청무호소용 부무검질시왈 피오감당아재) 此匹夫之勇, 敵一人者也. 王請大之!(차필부지용 적일인자야 왕청대지)

대답하여 말하길(對曰): “왕께서는(王) 청컨대(請) 작은 용기를 좋아하지 마시기 바랍니다(無好小勇). 무릇(夫) 칼을 어루만지고(撫劍) 노려보며 말하길(疾視曰): ‘저들이(彼) 어찌 감히(惡敢) 나를 당할 수 있겠는가(當我哉)!’라고 한다면, 이것은(此) 필부의 용맹이고(匹夫之勇), 한 사람을 대적하는 것입니다(敵一人者也). 왕께서는(王) 청컨대(請) 크게 하시기 바랍니다(大之)!

 

* 王請大之: '명사/형용사+之'는 명사나 형용사를 동사로 해석한다. 일반적으로 명사를 동사로 쓰면 그 뒤에 다른 명사나 명사어구가 따라온다. 여기서는 대명사 '之'가 앞의 명사가 동사라는 것을 알려주는 빈어 역할을 한다. 


○ 疾視, 怒目而視也. 小勇, 血氣所爲, 大勇, 義理所發.

○ 질시는(疾視), 눈을 부릅뜨고(怒目而) 보는 것이다(視也). 소용은(小勇), 혈기가 하는 것이고(血氣所爲), 대용은(大勇), 의리가 일으키는 것이다(義理所發).

『詩』云: ‘王赫斯怒, 爰整其旅, 以遏徂莒, 以篤周祜, 以對于天下.’ 此文王之勇也.(시운 왕혁사노 원정기려 이알조려 이독주호 이대우천하 차문왕지용야) 文王一怒而安天下之民.(문왕일노이안천하지민)

시에 이르길(『詩』云): ‘왕께서(王) 몹시 화내어(赫斯怒), 이에(爰) 그 군대를 정비하고(整其旅, 以) <침략하러> 가는 무리를(徂莒) 막아서(遏, 以) 주나라의 복을 돈독히 하고(篤周祜, 以) 천하에 대답했다(對于天下).’라고 했으니,  이것은(此) 문왕의 용맹입니다(文王之勇也). 문왕이 한 번 노하여(文王一怒而) 천하의 백성을 안정시켰습니다(安天下之民).

 

* 赫斯(혁사): 크게 화내는 모습.

* 徂莒(조려): 밀나라가 원나라를 침략하러 共이라는 곳을 지나가던 길에 있는 군대를 말한다. 

 

『詩』大雅「皇矣」篇. 赫, 赫然怒貌. 爰, 於也. 旅, 衆也. 遏, 『詩』作‘按’, 止也. 徂, 往也. 莒, 『詩』作旅. 徂旅, 謂密人侵阮徂共之衆也. 篤, 厚也. 祜, 福也. 對, 答也, 以答天下仰望之心也. 此文王之大勇也.

시 대아 황의 편이다(『詩』大雅「皇矣」篇). 혁은(赫), 매우 화난 모습이다(赫然怒貌). 원은(爰), 어다(於也). 려는(旅), 무리다(衆也). 알은(遏), 시에(『詩』) 안으로 쓰였는데(作‘按’), 저지하는 것이다(止也). 조는(徂), 가는 것이다(往也). 려는(莒), 시에 려도 쓰였다(『詩』作旅). 조려는(徂旅), 밀나라가(謂密人) 원나라를 침략해서(侵阮) 공 땅으로 가는(徂共之衆也). 독은(篤), 두터움이다(厚也). 우는(祜), 복이다(福也). 대는(對), 답함이니(答也), 천하가 우러러보는 마음에 답한 것이다(以答天下仰望之心也). 이것은(此) 문왕의 큰 용맹이다(文王之大勇也).

『書』曰: ‘天降下民, 作之君, 作之師. 惟曰其助上帝, 寵之四方.(천강하민 작지군 작지사 유왈기조상제 총지사방) 有罪無罪, 惟我在, 天下曷敢有越厥志?’(유죄무죄 유아재 천하갈감유월궐지)

서에 이르길(『書』曰): ‘하늘이(天) 백성을 내려보내고(降下民), 그들에게 임금을 만들어주고(作之君), 스승을 만들어준 것이다(作之師). 오직(惟) 그 상제를 돕기 때문에(曰其助上帝), 사방에서 총애한 것이다(寵之四方). 죄가 있거나 없거나(有罪無罪), 오직 내가 있으니(惟我在), 천하에(天下) 어찌 감히(曷敢) 그 마음을 넘는 사람이 있겠는가(有越厥志)?’라고 했다.

 

* 作之君, 作之師: 여기서 '作'은 수여동사로 쓰여서 '~에게 ~을 만들어주다'란 뜻을 가진다. 


『書』周書「大誓」之篇也. 然所引與今書文小異, 今且依此解之. 寵之四方, 寵異之於四方也. 有罪者我得而誅之, 無罪者我得而安之. 我旣在此, 則天下何敢有過越其心志而作亂者乎?

서는 주서 태서 편이다(『書』周書「大誓」之篇也). 그러나(然) 인용한 것이(所引) 지금 소의 글과(與今書文) 조금 다르니(小異), 지금(今) 또(且) 이것에 의지해서(依此) 푼다(解之). 총지사방은(寵之四方), 사방에(於四方) 총애하고 다르게 대하는 것이다(寵異之也). 죄가 있는 사람有罪者我得而誅之, 無罪者我得而安之. 我旣在此, 則天下何敢有過越其心志而作亂者乎?

一人衡行於天下, 武王恥之. 此武王之勇也. 而武王亦一怒而安天下之民.(일인횡행어천하 무왕치지 차무왕지용야 이무왕역일노이안천하지민)

한 사람이(一人) 천하에 난리를 일으키자(衡行於天下), 무왕이 그것을 부끄러워했다(武王恥之). 이것이(此) 무왕의 용맹이다(武王之勇也). 그러나(而) 무왕도 또한(武王亦) 한 번 화내면(一怒而) 천하의 백성을 안정시켰다(安天下之民).


○ 衡行, 謂作亂也. 孟子釋『書』意如此, 而言武王亦大勇也.

○ 횡행은(衡行), 난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謂作亂也). 맹자가(孟子) 서를 해석한 뜻이(釋『書』意) 이와 같아서(如此, 而) 무왕도 또한 대용이라고 말했다(言武王亦大勇也).

今王亦一怒而安天下之民, 民惟恐王之不好勇也.”(금왕역일노이안천하지민 민유공왕지불호용야)

지금(今) 왕께서도 또한(王亦) 한 번 화내서(一怒而) 천하의 백성을 안정시킨다면(安天下之民), 백성은(民) 오직(惟) 왕께서 용맹을 좋아하지 않는 것을(王之不好勇) 걱정할 것입니다(也).”라고 했다.

王若能如文武之爲, 則天下之民望其一怒以除暴亂, 而拯己於水火之中, 惟恐王之不好勇耳.

왕이(王) 만약(若) 문왕과 무왕이 한 것처럼 할 수 있다면(能如文武之爲, 則) 천하의 백성이(天下之民) 그 한 번 화내서(其一怒以) 사나움과 어지러움을 없애고(除暴亂, 而) 물과 불 속에서 자기를 건져주기를(拯己於水火之中) 바라고(望), 오직(惟) 왕이 용맹을 좋아하지 않을까 두려워할 것이다(恐王之不好勇耳).


○ 此章言人君能懲小忿, 則能恤小事大, 以交鄰國; 能養大勇, 則能除暴救民, 以安天下.

○ 이 장은(此章) 임금이(人君) 작은 화냄을 경계할 수 있으면(能懲小忿, 則) 작은 것을 구휼하고 큰 것을 섬겨서(恤小事大, 以) 이웃 나라와 교류할 수 있고(交鄰國); 큰 용맹을 기를 수 있으면(能養大勇, 則) 사나움을 없애고 백성을 구해서(除暴救民, 以) 천하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安天下) 것을 말했다(言).


張敬夫曰: “小勇者, 血氣之怒也. 大勇者, 理義之怒也. 血氣之怒不可有, 理義之怒不可無. 知此, 則可以見性情之正, 而識天理人欲之分矣.”

張敬夫曰: “작은 용맹이란(小勇者), 혈기의 노여움이다(血氣之怒也). 큰 용맹은(大勇者), 의리의 노여움이다(理義之怒也). 혈기의 노여움은(血氣之怒) 있을 수 없고(不可有), 의리의 노여움은(理義之怒) 없을 수 없다(不可無). 이것을 알면(知此, 則) 성정의 바름을 알아서(可以見性情之正, 而) 천리와 인욕의 분별을 알 수 있다(識天理人欲之分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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