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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五書) 읽기/맹자집주(孟子集註)

[맹자집주(孟子集註) 양혜왕 하(梁惠王 下) 4 설궁장(축군장)[雪宮章(畜君章)]] 유연황망(流連荒亡) / 선왕의 유람은 백성과 함께 하기 위한 것이다

by मोक्ष 2024.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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齊宣王見孟子於雪宮.(제선왕견맹자어설궁) 王曰: “賢者亦有此樂乎?”(왕왈 현자역유차락호)

제선왕이(齊宣王) 설궁에서(於雪宮) 맹자를 만났다(見孟子). 왕이 말하길(王曰): “현자에게도 또한(賢者亦) 이런 즐거움이 있습니까(有此樂乎)?”라고 했다.


○ 雪宮, 離宮名.

○ 설궁은(雪宮), 별궁의 이름이다(離宮名).

 

* 離宮(이궁): ‘태자궁(太子宮)’ 또는 ‘세자궁(世子宮)’을 달리 이르던 말, 임금이 나들이 때에 머물던 별궁(別宮).


孟子對曰: “有. 人不得, 則非其上矣.(맹자대왈 유 인부득 즉비기상의)

맹자가 대답하여 말하길(孟子對曰): “있습니다(有). 사람들이 얻지 못하면(人不得, 則) 자기 윗사람을 비난합니다(非其上矣).


言人君能與民同樂, 則人皆有此樂; 不然, 則下之不得此樂者, 必有非其君上之心. 明人君當與民同樂, 不可使人有不得者, 非但當與賢者共之而已也.

임금이(言人君) 백성과 더불어 함께 즐기면(能與民同樂, 則) 사람에게 모두(人皆) 이런 즐거움이 있고(有此樂); 그렇지 않으면(不然, 則) 아래에서 이런 즐거움을 얻지 못한 사람에게(下之不得此樂者), 반드시(必) 자기 임금을 비난하는 마음이 있습니다(有非其君上之心). 임금이(人君) 마땅히(當) 백성과 함께 즐겨서(與民同樂), 사람들 중에 얻지 못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되고(不可使人有不得者), 비단(非但) 마땅히(當) 현자와 함께할 뿐만이 아님을(與賢者共之而已) 밝혔다(也).

 

* 人不得: '不得'은 크게 세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1) ~얻지 못하다, 2) ~할 수 없다, 3) 하지 말라.

不得而非其上者, 非也;(부득이비기상자 비야) 爲民上而不與民同樂者, 亦非也.(위민상이불여민동락자 역비야)

얻지 못해서(不得而) 자기 윗사람을 비난하는 사람은(非其上者), 잘못된 것이고(非也); 백성의 윗사람이 되어(爲民上而) 백성과 함께 즐기지 않는 사람도(不與民同樂者), 또한(亦) 잘못입니다(非也).


下不安分, 上不恤民, 皆非理也.

아랫사람이(下) 분수를 편안히 여기지 않고(不安分), 윗사람이(上) 백성을 구휼하지 않는 것은(不恤民), 모두(皆) 이치가 아니다(非理也).

樂民之樂者, 民亦樂其樂;(락민지락자 민역락기락) 憂民之憂者, 民亦憂其憂.(우민지우자 민역우기우) 樂以天下, 憂以天下, 然而不王者, 未之有也.(락이천하 우이천하 연이불왕자 미지유야)

백성의 즐거움을 즐기는 사람은(樂民之樂者), 백성도 또한(民亦) 그의 즐거움을 즐기고(樂其樂); 백성의 걱정을 근심하는 사람은(憂民之憂者), 백성도 또한(民亦) 그의 근심을 걱정한다(憂其憂). 천하로써 즐거워하고(樂以天下), 천하로써 걱정하고(憂以天下), 그런데도(然而) 왕노릇 하지 못하는 사람은(不王者), 있지 않았습니다(未之有也).


樂民之樂而民樂其樂, 則樂以天下矣; 憂民之憂而民憂其憂, 則憂以天下矣.

백성의 즐거움을 즐거워해서(樂民之樂而) 백성이 그의 즐거움을 즐거워하면(民樂其樂, 則) 천하로 즐거워하는 것이고(樂以天下矣); 백성의 근심을 걱정해서(憂民之憂而) 백성이 그의 근심을 걱정하면(民憂其憂, 則) 천하로써 걱정하는 것이다(憂以天下矣).

昔者齊景公問於晏子曰:(석자제경공문어안자왈) 吾欲觀於轉附ㆍ朝儛, 遵海而南, 放于琅邪.(오욕관어전부조무 준해이남 방우낭야) 吾何脩而可以比於先王觀也?(오하수이가이비어선왕관야)

옛날(昔者) 제 경공이(齊景公) 안자에게 물어 말하길(問於晏子曰): 내가(吾) 전부와 조무를 둘러보고(欲觀於轉附ㆍ朝儛), 바다를 따라서 남으로 가서(遵海而南), 낭야에 이르고자 한다(放于琅邪). 내가(吾) 무엇을(어떻게) 닦으면(何脩而) 선왕의 돌아봄에 비길 수 있겠는가(可以比於先王觀也)?라고 했다.

 

* 轉附朝儛(전부조무): 모두 산동성에 있는 산으로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다고 한다.


○ 晏子, 齊臣, 名嬰. 轉附ㆍ朝儛, 皆山名也. 遵, 循也. 放, 至也. 琅邪, 齊東南境上邑名. 觀, 遊也.

○ 안자는(晏子), 제나라 신하로(齊臣), 이름은 영이다(名嬰). 전부와 조무는(轉附ㆍ朝儛), 모두 산 이름이다(皆山名也). 준은(遵), 따라감이다(循也). 방은(放), 이름이다(至也). 낭야는(琅邪), 제나라 동남쪽 국경에 있는 읍 이름이다(齊東南境上邑名). 관은(觀), 유람이다(遊也).

晏子對曰: 善哉問也!(안자대왈 선재문야) 天子適諸侯曰巡狩, 巡狩者巡所守也;(천자적제후왈순수 순수자순소수야) 諸侯朝於天子曰述職, 述職者述所職也, 無非事者.(제후조어천자왈술직 술직자술소직야 무비사자) 春省耕而補不足, 秋省斂而助不給.(춘생경이보부족 추생렴이보불급) 夏諺曰: “吾王不遊, 吾何以休? 吾王不豫, 吾何以助? 一遊一豫, 爲諸侯度.”(하언왈 오왕불유 오하이휴 오왕불예 오하이조 일유일예 위제후도)

안자가 대답하여 말하길(晏子對曰): 좋습니다 그 질문이(善哉問也)! 천자가(天子) 제후에게 가는 것을(適諸侯) 순수라고 하며(曰巡狩), 순수는(巡狩者) 지키는 곳을 돌아보는 것이고(巡所守也); 제후가(諸侯) 천자에게 조회하는 것을(朝於天子) 술직이라 하고(曰述職), 술직이란(述職者) 맡은 일을 펴는 것이니(述所職也), 일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無非事者).

봄에 농사를 살펴서(春省耕而) 부족한 것을 보충해 주고(補不足), 가을에 거두는 것을 살펴서(秋省斂而) 부족한 것을 돕습니다(助不給). 하나라 속담에 이르길(夏諺曰): “우리 왕께서(吾王) 나들이하지 않으면(不遊), 내가 어찌 쉴 수 있는가(吾何以休)? 우리 왕께서(吾王) 즐기지 않으면(不豫), 내가 어찌 도움 받겠는가(吾何以助)? 한 번 나들이하고(一遊) 한 번 즐기는 것이(一豫), 제후의 법도가 됩니다(爲諸侯度).”라고 했다.


○ 述, 陳也. 省, 視也. 斂, 收穫也. 給, 亦足也. 夏諺, 夏時之俗語也. 豫, 樂也. 巡所守, 巡行諸侯所守之土也. 述所職, 陳其所受之職也. 皆無有無事而空行者, 而又春秋循行郊野, 察民之所不足而補助之. 故夏諺以爲王者一遊一豫, 皆有恩惠以及民, 而諸侯皆取法焉, 不敢無事慢遊以病其民也.

○ 술은(述), 벌려둠이다(陳也). 생은(省), 바라봄이다(視也). 렴은(斂), 수확이다(收穫也). 급은(給), 또한 충분함이다(亦足也). 하언은(夏諺), 하나라 대의 속담이다(夏時之俗語也). 예는(豫), 즐김이다(樂也). 순소수란(巡所守), 제후가 지키는 땅을(諸侯所守之土) 돌아보는 것이다(巡行也). 술소직이란(述所職), 자기가 받은 직책을(其所受之職) 펴는 것이다(也). 모두(皆) 일이 없으면서(無事而) 헛되이 다니는 것이(空行者) 있지 않으며(無有, 而) 또(又) 봄과 가을에(春秋) 교야를 순행하여(循行郊野), 백성의 부족한 것을 살피고(察民之所不足而) 도와준다(補助之). 그러므로(故) 하나라 속담에서(夏諺) 왕이 한 번 유람하고 한 번 즐기는 것이(王者一遊一豫), 모두(皆) 은혜가 있어(有恩惠以) 백성에게 미치고(及民, 而) 제후가(諸侯) 모두(皆) 법칙으로 삼는다고(取法焉) 여겼으니(以爲), 감히(敢) 일 없이(無事) 태만하게 해서(慢遊以) 백성을 병들게 하지 말아야 한다(病其民也).

今也不然:(금야불연) 師行而糧食, 飢者弗食, 勞者弗息.(사행이양식 기자불식 노자불식) 睊睊胥讒, 民乃作慝.(견견서참 민내작특) 方命虐民, 飮食若流,(방명학민 음식약류) 流連荒亡, 爲諸侯憂.(유연황망 위제후우)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今也不然): 군대가 지나가면서(師行而) 양식을 먹고(糧食), 굶주린 사람이(飢者) 먹지 못하고(弗食), 피곤한 사람이(勞者) 쉬지 못합니다(弗息). 눈을 흘기며(睊睊) 서로 비방하고(胥讒), 백성이 이에(民乃) 원망합니다(作慝). 왕명을 어기고(方命) 백성을 학대하고(虐民), 음식을 물 흐르듯 낭비하고(飮食若流), 놀이에 빠지고(流連) 사냥에 빠져(荒亡), 제후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습니다(爲諸侯憂).

 

* 睊睊(견견): 흘겨봄.

* 方命(방명): 명령()을 어김.

* 流連(유연): 유락()에 빠져 집에 돌아오지 아니함.

* 荒亡(황망): 사냥이나 주색()의 즐거움에 빠짐.


○ 今, 謂晏子時也. 師, 衆也. 二千五百人爲師. 『春秋傳』曰: “君行師從.” 糧, 謂糗糒之屬. 睊睊, 側目貌. 胥, 相也. 讒, 謗也. 慝, 怨惡也, 言民不勝其勞而起謗怨也. 方, 逆也. 命, 王命也. 若流, 如水之流, 無窮極也. 流連荒亡, 解見下文. 諸侯, 謂附庸之國, 縣邑之長.

○ 금은(今), 안자의 시대를 말한다(謂晏子時也). 사는(師), 무리다(衆也). 2500명이 사가 된다(二千五百人爲師). 춘추전에 이르길(『春秋傳』曰): “임금의 행차하면(君行) 사가 따른다(師從).”라고 했다. 량은(糧), 가지고 다니는 양식 따위를 말한다(謂糗糒之屬). 견견은(睊睊), 곁눈질하는 모습이다(側目貌). 서는(胥), 서로다(相也). 참은(讒), 비방이다(謗也). 특은(慝), 원망하고 미워하는 것이니(怨惡也), 백성이 그 힘든 것을 이기지 못하고(民不勝其勞而) 비방과 원망을 일으키는 것을(起謗怨) 말한다(也). 방은(方), 거스름이다(逆也). 명은(命), 왕명이다(王命也). 약류는(若流), 물이 흐르는 것처럼(如水之流), 다함이 없는 것이다(無窮極也). 유연황망은(流連荒亡), 아래 글에서 설명이 보인다(解見下文). 제후는(諸侯), 부용국과 현읍의 장을 말한다(謂附庸之國, 縣邑之長).

 

* 糗糒(구비): 먼 길을 가는 데 지니고 다니기 쉽게 만든 양식().

 

從流下而忘反謂之流, 從流上而忘反謂之連, 從獸無厭謂之荒, 樂酒無厭謂之亡.

물을 따라서 내려가(從流下而) 돌아오기를 잊은 것을(忘反) 류라 하고(謂之流), 물을 따라서 올라가(從流上而) 돌아오기를 잊은 것을(忘反) 련이라 하고(謂之連), 짐승을 따라다니며(從獸) 만족함이 없는 것을(無厭) 황이라 하고(謂之荒), 술을 즐기며(樂酒) 만족함이 없는 것을(無厭) 망이라 한다(謂之亡).


○ 此釋上文之義也. 從流下, 謂放舟隨水而下. 從流上, 謂挽舟逆水而上. 從獸, 田獵也. 荒, 廢也. 樂酒, 以飮酒爲樂也. 亡, 猶失也, 言廢時失事也.
○ 이것은(此) 윗글의 뜻을 풀은 것이다(釋上文之義也). 종류하는(從流下), 배를 띄어 물을 따라서 내려간 것을 말한다(謂放舟隨水而下). 종류상은(從流上), 배를 끌어 물을 거슬러 올라간 것을 말한다(謂挽舟逆水而上). 종수는(從獸), 사냥이다(田獵也). 황은(荒), 피폐해진 것이다(廢也). 락주는(樂酒), 술마시는 것을(以飮酒) 즐겁게 여긴 것이다(爲樂也). 망은(亡), 잃은 것과 같으니(猶失也), 때를 놓치고 일을 실패한 것을 말한다(言廢時失事也).

先王無流連之樂, 荒亡之行, 惟君所行也.(선왕무유연지락 황망지행 유군소행야)

선왕에게는(先王) 놀이의 즐거움과(流連之樂), 사냥에 빠지는 행실이(荒亡之行) 없었으니(無), 오직( 惟) 임금이 행햐야 할 것입니다(君所行也).

 

言先王之法, 今時之弊, 二者惟在君所行耳.

선왕의 법도와(先王之法), 지금의 폐단(今時之弊), 두 가지가(二者) 오직(惟) 임금이 행하는 것에 달렸을 뿐이라는 것을(在君所行耳) 말했다(言).

景公說, 大戒於國, 出舍於郊. 於是始興發補不足.(경공열 대계어국 출사어교 어시시흥발보부족) 召大師曰: ‘爲我作君臣相說之樂!’(소태사왈 위아작군신상열지락) 蓋徵招角招是也.(개치소각소시야) 其詩曰: ‘畜君何尤?’ 畜君者, 好君也.”(기시왈 축군하우 축군자 호군야)

경공이 기뻐하며(景公說), 나라에 크게 명령을 내리고(大戒於國), 나가서(出) 교외에 머물면서(舍於郊), 이에(於是) 비로소(始) 창고를 열어(興發) 부족한 것을 도와주었다(補不足). 태사를 불러 말하길(召大師曰): ‘나를 위해서(爲我) 군신이 서로 기뻐하는(君臣相說之) 음악을 만들라(樂)!’라고 했다. 대체로(蓋) 치소와 각소가 이것이다(徵招角招是也). 그 시에서 말하길(其詩曰): ‘임금의 욕심을 막는 것이(畜君) 어찌 잘못인가(何尤)?’ 임금을 막은 사람은(畜君者), 임금을 좋아하는 것이다(好君也).”라고 했다.

 

* 大戒於國(대계어국): 大戒는 널리 훈령을 반포한다는 뜻으로 전체로 동사로 해석한다. 

* 興發(흥발): 나라의 창고를 열고 보유한 곡식을 백성에게 방출하는 것이다. 


○ 戒, 告命也. 出舍, 自責以省民也. 興發, 發倉廩也. 大師, 樂官也. 君臣, 己與晏子也. 樂有五聲, 三曰角爲民, 四曰徵爲事. 招, 舜樂也. 其詩, 「徵招角招」之詩也. 尤, 過也. 言晏子能畜止其君之欲, 宜爲君之所尤, 然其心則何過哉? 孟子釋之, 以爲臣能畜止其君之欲, 乃是愛其君者也.

○ 계는(戒), 고명이다(告命也). 출사는(出舍), 자기를 꾸짖어(自責以) 백성을 살핀 것이다(省民也). 흥발은(興發), 창고를 연 것이다(發倉廩也). 태사는(大師), 악관이다(樂官也). 군신은(君臣), 자기와 안자다(己與晏子也). 음악에(樂) 오성이 있으니(有五聲), 세 번째를 각이라 하여(三曰角) 백성이 되고(爲民), 네 번째를 치라고 하여(四曰徵) 일이 된다(爲事). 소는(招), 순의 음악이다(舜樂也). 그 시가(其詩), 치소각소의 시다(「徵招角招」之詩也). 우는(尤), 잘못이다(過也). 안자가(言晏子) 그 임금의 욕심을(其君之欲) 막을 수 있고(能畜止), 마땅히(宜) 임금이 허물로 삼는 것이 되지만(爲君之所尤), 그러나(然) 그 마음이(其心則) 무슨 잘못이 있는가(何過哉)? 맹자가 이것을 풀어(孟子釋之), 以爲臣能畜止其君之欲, 乃是愛其君者也.


○ 尹氏曰: “君之與民, 貴賤雖不同, 然其心未始有異也. 孟子之言, 可謂深切矣. 齊王不能推而用之, 惜哉!”

○ 尹氏曰: “임금이(君之) 백성과(與民), 귀첞이(貴賤) 비록 같지 않지만(雖不同), 그러나(然) 그 마음은(其心) 일찍이 다른 적이 있지 않다(未始有異也). 맹자의 말이(孟子之言), 매우 절실하다고 말할 수 있다(可謂深切矣). 제왕이(齊王) 미루어 쓸 수 없었으니(不能推而用之), 안타깝다(惜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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