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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五書) 읽기/대학장구(大學章句)

[대학장구(大學章句) 전(傳) 3-1] 사람이 살 곳은 문물이 정비된 곳이다 [방기천리(邦畿千里)]

by मोक्ष 2023.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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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을 인용해서 '지어지선止於至善'을 설명하는 전문傳文이다. 경기 지역은 천자의 통치가 직접 미치는 곳이고 예악문물이 정비되고 문화가 융성한 곳이다. 새는 화살이 미치지 못하는 수목이 빽빽한 곳에 사는 것이 당연하고 사람은 지선한 이상사회를 만들어 거기에 살아야 하는 것이다. 새도 자기 머물 곳을 아는데 사람이 머물 곳을 몰라서야 되겠는가? 이것을 문명과 야만을 나누는 경계라는 일반론으로 볼 수 도 있지만 중국인 특유의 한족과 오랑캐를 나누는 화이관(華夷觀)의 싹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詩云: “邦畿千里, 惟民所止.” (시운 방기천리 유민소지)

시에서 이르길(詩云): “나라의 수도 주변은(邦畿) 천 리이고(千里), 오직(惟) 백성이 머물 곳이다(民所止).”라고 했다.

 

* 邦畿(방기): '임금이 사는 도읍을 중심으로 5백 리 거리'로 왕이 직접 다스리는 곳이다.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간다면 천 리가 되므로 방기천리(邦畿千里)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상서' <禹貢(우공)>편을 보면, 우공이 하나라를 세우고 천자의 도성을 중심으로 사방 500리마다 구획을 지었다는 기록이 있다. ["도성으로부터 사방 500리의 땅은 甸服(전복)이다. 100리 안은 세금으로 볏단을 바치고, 200리 안은 이삭을 바치며, 300리 안은 짚과 수염을 딴 낟알을 바치고, 400리 안은 낟알만 바치며, 500리 안은 찧은 쌀을 바친다."]


詩商頌「玄鳥」之篇. 邦畿王者之都也, 止居也. 言物各有所當止之處也.
시는(詩) 상송 현조 편이다(商頌「玄鳥」之篇). 방기는(邦畿) 왕의 도읍이고(王者之都也), 지는(止) 머물러 사는 것이다(居也). 만물에게는 각자(物各) 마땅히 머물러 거처하는 곳이 있다는(有所當止之處) 말이다(也).


詩云: “緡蠻黃鳥, 止于丘隅.” (시운 면만황조 지우구우)

시에 이르길(詩云): “울어대는 저 꾀꼬리(緡蠻黃鳥), 언덕 구석 나무 우거진 곳에 머무는구나(止于丘隅).”

 

* 緡蠻(면만): 면緡은 돈꿰미, 만蠻은 오랑캐란 뜻이지만 여기서는 '황조가 우는 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다. 

* 黃鳥(황조): 꾀꼬리과에 딸린 새. 크기가 참새만 하고 꾀꼴꾀꼴 아름다운 소리로 우는 여름 새

* 丘隅(구우): 언덕의 나무가 우거지고 고요한 곳.


詩小雅「緡蠻」之篇. 緡蠻鳥聲, 丘隅岑蔚之處.

시경 소아의(詩小雅) 면만 편이다(「緡蠻」之篇). 면만은(緡蠻) 새가 우는 소리고(鳥聲), 구우는(丘隅) 산세가 험하고 초목이 무성한(岑蔚之) 곳이다(處).

子曰: “於止, 知其所止. 可以人而不如鳥乎!” (자왈 어지 지기소지 가이인이불여조호)

선생님이 말씀하시길(子曰): “머무는 것에 대해서는(於止), 그(새)것도(其) 머물 곳을 아는구나(所止). 사람이면서도(可以人而) 새만 못해서야 되겠는가(不如鳥乎)!”


子曰以下孔子說詩之辭. 言人當知所當止之處也.

자왈 이하는(子曰以下) 공자가(孔子) 시를 설명한 말이다(說詩之辭). 사람이라면(人) 마땅히(當) 당연히 머물러야 하는 곳을(所當止之處) 안다는(知) 말이다( 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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