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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五書) 읽기/맹자집주(孟子集註)

[맹자집주(孟子集註) 등문공 상(滕文公 上) 4-1 허행장(許行章)] 노동의 가치

by मोक्ष 2024.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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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爲神農之言者許行, 自楚之滕, 踵門而告文公曰:(유위신농지언자허행 자초지등 종문이고문공왈) “遠方之人聞君行仁政, 願受一廛而爲氓.”(원방지인문군행인정 원수일전이위맹)

신농의 말을 하는 사람이 있어(有爲神農之言者) 허행이라 하는데(許行), 초나라로부터 등나라로 와서(自楚之滕), 문을 밟고서(踵門而) 문공에서 말하길(告文公曰): “먼 지역 사람이(遠方之人) 임금께서 인정을 행한다는 것을 들었으니(聞君行仁政), 원컨대(願) 땅 한 자리를 받아(受一廛而) 백성이 되기를 원합니다(爲氓).”라고 했다.


神農, 炎帝神農氏. 始爲耒耜, 敎民稼穡者也. 爲其言者, 史遷所謂農家者流也. 許, 姓, 行, 名也. 踵門, 足至門也. 仁政, 上章所言井地之法也. 廛, 民所居也. 氓, 野人之稱.

신농은(神農), 염제신농씨다(炎帝神農氏). 처음으로(始) 쟁기를 쓰고(爲耒耜), 백성에게 농사짓는 법을 가르친 사람이다(敎民稼穡者也). 그 말을 하는 사람이란(爲其言者), 사마천이(史遷) 이른바(所謂) 농가의 부류다(農家者流也). 허는(許), 성이고(姓), 행은(行), 이름이다(名也). 종문은(踵門), 발이(足) 문에 이른 것이다(至門也). 인정은(仁政), 윗장에서(上章) 말한(所言) 정지의 법이다(井地之法也). 전은(廛), 백성이(民) 머물 곳이다(所居也). 맹은(氓), 야인의 통칭이다(野人之稱).

 

* 耒耜(뇌사): 쟁기. 논밭을 가는 농기구().

 

文公與之處, 其徒數十人, 皆衣褐, 捆屨, 織席以爲食.(문공여지처 기도수십인 개의갈 곤구 직석이위식)

문공이(文公) 그에게 거처할 곳을 주고(與之處), 그 무리(其徒) 수십 명이(數十人), 모두(皆) 베옷을 입고(衣褐), 신을 두드려 만들고(捆屨), 자리를 짜서 (팔아)(織席) 먹을 것을 삼았다(구했다)(以爲食).


○ 褐, 毛布, 賤者之服也. 捆, 扣肯之欲其堅也. 以爲食, 賣以供食也.

○ 갈은(褐), 모포이고(毛布), 천한 사람의 옷이다(賤者之服也). 곤은(捆), 두드려서(扣) 그것을 견고하게 만들려는 것이다(肯之欲其堅也). 이위식은(以爲食), 팔아서(賣以) 먹을 것을 공급하는 것이다(供食也).


程子曰: “許行所謂神農之言, 乃後世稱述上古之事, 失其義理者耳, 猶陰陽, 醫, 方稱黃帝之說也.”

程子曰: “허생의(許行) 이른바(所謂) 신농의 말이란(神農之言), 곧(乃) 후세에(後世) 상고의 일을 일컬어 말하면서(稱述上古之事), 그 의리를 잃은 것뿐이니(失其義理者耳), 음양가와 의방가가(陰陽, 醫方) 황제의 말을 일컬은 것이라 하고 한 것과(稱黃帝之說) 같다(也).”

 

* 稱述(칭술): (의견()을) 자세()하게 진술()함.

 

陳良之徒陳相與其弟辛, 負耒耜而自宋之滕, 曰:(진량지도진상여기제신 부뇌사이자송지등 왈) “聞君行聖人之政, 是亦聖人也, 願爲聖人氓.”(문군행성인지정 시역성인야 원위성인맹)

진량의 무리인(陳良之徒) 진상이(陳相) 그 동생 제신과 함께(與其弟辛), 쟁기를 짊어지고(負耒耜而) 송나라로부터 등나라에 와서(自宋之滕), 말하길(曰): “임금께서 성인의 정치를 행한다고 들었는데(聞君行聖人之政), 이것은(是) 또한(亦) 성인이니(聖人也), 원컨대(願) 성인의 백성이 되기를 바랍닌다(爲聖人氓).”라고 했다.


陳良, 楚之儒者. 耜, 所以起土. 耒, 其柄也.

진량은(陳良), 초나라의 유자다(楚之儒者). 사는(耜), 흙을 일으키는 것이다(所以起土). 뇌는(耒), 그 자루다(其柄也).

陳相見許行而大悅, 盡棄其學而學焉.(진상견허행이대열 진기기학이학언) 陳相見孟子, 道許行之言曰:(진상견맹자 도허행지언왈) “滕君, 則誠賢君也;(등군 즉성현군야) 雖然, 未聞道也.(수연 미문도야) 賢者與民並耕而食, 饔飱而治.(현자여민병경이식 옹손이치) 今也滕有倉廩府庫, 則是厲民而以自養也, 惡得賢?”(금야등유창름부고 즉시여민이이자양야 오득현)

진상이(陳相) 허행을 만나고(見許行而) 크게 기뻐하며(大悅), 그 배운 것을 모두 버리고(盡棄其學而) 그에게 배웠다(學焉). 진상이(陳相) 맹자를 만나서(見孟子), 허행의 말을 전하여 말하길(道許行之言曰): “등나라 임금이(滕君, 則) 진실로(誠) 현명한 군주인데(賢君也); 그렇지만(雖然), 아직 도를 듣지 못했다(未聞道也). 현자와 백성이(賢者與民) 함께(並) 농사짓고(耕而) 먹으며(食), 아침저녁을 짓고 다스린다(饔飱而治). 지금(今也) 등나라에(滕) 곡식 창고와 물건 창고가 있는데(有倉廩府庫, 則) 이것은(是) 백성을 학대해서(厲民而) 그것으로(以) 자기를 봉양하는 것이니(自養也), 어찌(惡) 현명하다고 하겠는가(得賢)?”라고 했다.

 

* 饔飱(옹손): 아침밥과 저녁밥을 아울러 이르는 말.

* 厲民(여민): 백성(百姓)을 몹시 가혹(苛酷)하게 다스림.

* 倉廩(창름), 府庫(부고): 예전에, 곳간으로 쓰려고 지은 집.


○ 饔飱, 熟食也. 朝曰饔, 夕曰飱. 言當自炊爨以爲食, 而兼治民事也. 厲, 病也. 許行此言, 蓋欲陰壞孟子分別君子野人之法.

○ 옹손은(饔飱), 먹을 것을 익히는 것이다(熟食也). 아침은 옹이고(朝曰饔), 저녁은 손이다(夕曰飱). 마땅히(當) 스스로 익히고 불 땐 것을(自炊爨) 먹고(以爲食, 而) 함께(兼) 백성의 일을 다스려야 한다는(治民事) 말이다(也). 려는(厲), 해치는 것이다(病也). 허행이의(許行) 이 말은(此言), 대개(蓋) 맹자가 군자와 야인을 분별하는 법을(孟子分別君子野人之法) 은근히 무너뜨리려는 것이다(欲陰壞).

孟子曰: “許子必種粟而後食乎?”(허자필종곡이후식호) 曰: “然.”(연) “許子必織布而後衣乎?”(허자필직포이후의호) 曰: “否. 許子衣褐.”(부허자의갈) “許子冠乎?”(허자관호) 曰: “冠.”(관) 曰: “奚冠?”(해관) 曰: “冠素.”(관소) 曰: “自織之與?”(자직기여) 曰: “否. 以粟易之.”(부이속역지) 曰: “許子奚爲不自織?”(허자해위부자직) 曰: “害於耕.” (해어경) 曰: “許子以釜甑爨, 以鐵耕乎?”(허자이부종찬 이철경호) 曰: “然.” “自爲之與?”(자위지여) 曰: “否. 以粟易之.”(부이속역지)

맹자가 말하길(孟子曰): “허자는(許子) 반드시(必) 곡식을 심고 나서(種粟而後) 밥을 먹는가(食乎)?”라고 했다.

<진상이> 말하길(曰): “그렇다(然).”라고 했다.

“허자는(許子) 반드시(必) 포를 짜고 나서(織布而後) 옷을 입는가(衣乎)?”라고 했다.

<진상이> 말하길(曰): “아니다(否). 허자는(許子) 갈옷을 입는다(衣褐).”라고 했다.

“허자는(許子) 관을 쓰는가(冠乎)?”라고 했다.

<진상이> 말하길(曰): “관을 쓴다(冠).”라고 했다.

<맹자가> 말하길(曰): “어떤 관인가(奚冠)?”라고 했다.

<진상이> 말하길(曰): “<명주로 짠> 흰 관을 쓴다(冠素).”라고 했다.

<맹자가> 말하길(曰): “스스로(自) 그것을 짜는가(織之與)?”라고 했다.

<진상이> 말하길(曰): “아니다(否). 곡식으로(以粟) 그것과 바꾼다(易之).”라고 했다.

<맹자가> 말하길(曰): “허자는(許子) 어찌(奚) 스스로 짜지 않는가(爲不自織)?”라고 했다.

<진상이> 말하길(曰): “농사에 방해가 된다(害於耕).”라고 했다.

<맹자가> 말하길(曰): “허자가(許子) 가마솥과 시루로(以釜甑) 밥을 짓고(爨), 쇠붙이로(以鐵) 밭을 가는가(耕乎)?”라고 했다.

<진상이> 말하길(曰): “그렇다(然).”라고 했다.

“직접(自) 그것을 만드는가(爲之與)?”라고 했다.

<진상이> 말하길(曰): “아니다(否). 곡식으로(以粟) 그것과 바꾼다(易之).”라고 했다.


釜, 所以煮. 甑, 所以炊. 爨, 然火也. 鐵, 耜屬也. 此語八反, 皆孟子問而陳相對也.

부는(釜), 삶는 도구다(所以煮). 증은(甑), 익히는 도구다(所以炊). 찬은(爨), 불 때는 것이다(然火也). 철은(鐵), 보습 따위다(耜屬也). 이 말은(此語) 8번 되물은 것인데(八反), 모두(皆) 맹자가 묻고(孟子問而) 진상이 대답한 것이다(陳相對也).

“以粟易械器者, 不爲厲陶冶;(이속역계기자 불위려도야) 陶冶亦以其械器易粟者, 豈爲厲農夫哉?(도야역이기계기역속자 기위려농부재) 且許子何不爲陶冶.(차허자하불위도야) 舍皆取諸其宮中而用之?(사개취저기궁중이용지) 何爲紛紛然與百工交易?(하위분분연여백공교역) 何許子之不憚煩?”(하허자지불탄번)

“곡식으로(以粟) 쓸 물건과 바꾸는 것은(易械器者), 도공과 대장장이를 해치는 것이 아니고(不爲厲陶冶); 도공과 대장이이도 또한(陶冶亦) 그 쓸 물건으로(以其械器) 곡식을 바꾸는 것이(易粟者), 어찌(豈) 농부를 해치는 것이 되겠는가(爲厲農夫哉)? 그리고(且) 허자가(許子) 어찌(何) 가마와 대장간을 만들어(爲陶冶), 모두(皆) 자기 집에서 취해서(取諸其宮中而用之)? 어찌(何) 분분하게(爲紛紛然) 여러 공인과(與百工) 바꾸는가(交易)? 어찌(何) 번거로움을 꺼리지 않는가(許子之不憚煩)?”라고 했다.

 

○ 械器, 釜甑之屬也. 陶, 爲甑者. 冶, 爲釜鐵者. 舍, 止也, 或讀屬上句. 舍, 謂作陶冶之處也.

○ 계기는(械器), 가마솥과 시루(釜甑之) 따위다(屬也). 도는(陶), 시루를 만드는 사람이다(爲甑者). 야는(冶), 가마솥과 철을 만드는 사람이다(爲釜鐵者). 사는(舍), 그침이고(止也), 혹(或) 윗구절에 이어 읽기도 한다(讀屬上句). 사는(舍), 그릇과 쇠붙이를 만드는  곳을 말한다(謂作陶冶之處也).

曰: “百工之事, 固不可耕且爲也.”(백공지사 고불가경차위야)

<맹자가> 말하길(曰): “백공의 일도(百工之事), 참으로(固) 밭을 갈면서 또 할 수 없다(不可耕且爲也).”라고 했다.


此孟子言而陳相對也.

이것은(此) 맹자가 말한 것이고(孟子言而) 진상이 대답한 것이다(陳相對也).

“然則治天下獨可耕且爲與?(연즉치천하독가경차위여) 有大人之事, 有小人之事.(유대인지사 유소인지사) 且一人之身, 而百工之所爲備.(차일인지신 이백공지소위비) 如必自爲而後用之, 是率天下而路也.(여필자위이후용지 시솔천하이로지)

“그렇다면(然則) 천하를 다스리는 일은(治天下) 홀로(獨) 밭을 갈면서 할 수 있는가(可耕且爲與)? 대인의 일이 있고(有大人之事), 소인의 일이 있다(有小人之事). 또(且) 한 사람의 몸에(一人之身, 而) 백공의 일이(百工之) 모두 갖추어진 것이다(所爲備). 만약(如) 반드시(必) 스스로 만들고 나서야(自爲而後) 그것을 쓴다면(用之), 이것은(是) 천하사람을 이끌고(率天下而) 길로 나서는 것이다(路也).


○ 此以下皆孟子言也. 路, 謂奔走道路, 無時休息也.

○ 이것 아래로는(此以下) 모두(皆) 맹자의 말이다(孟子言也). 로는(路), 도로를 분주하게 달리는 것을 말하니(謂奔走道路), 쉴 때가 없는 것이다(無時休息也).

故曰: ‘或勞心, 或勞力;(혹로심 혹로력) 勞心者治人, 勞力者治於人;(노심자치인 노력자치어인) 治於人者食人, 治人者食於人, 天下之通義也.’(치인자식어인 천하지통의야)

옛날에 말하길(故曰): ‘혹은 마음을 수고롭게 하고(或勞心), 혹은 힘을 수고롭게 하니(或勞力); 마음을 수고롭게 한 사람은(勞心者) 남을 다스리고(治人), 힘을 수고롭게 한 사람은(勞力者) 남에게 다스림 받고(治於人); 남에게 다스림 받는 사람은(治於人者) 남을 먹여주고(食人), 남을 다스리는 사람은(治人者) 남에게 얻어먹는 것이(食於人), 천하의 공통된 의리다(天下之通義也).’라고 했다.


○ 治於人者, 見治於人也. 食人者, 出賦稅以給公上也. 食於人者, 見食於人也. 此四句皆古語, 而孟子引之也. 君子無小人則飢, 小人無君子則亂. 以此相易, 正猶農夫陶冶以粟與械器相易, 乃所以相濟而非所以相病也. 治天下者, 豈必耕且爲哉?

○ 남에게 다스려지는 사람은(治於人者), 남에게 다스림 당하는 것이다(見治於人也). 남을 먹여주는 사람은(食人者), 세금을 내서(出賦稅以) 공상에게 공급하는 것이다(給公上也). 남에게 얻어먹는 사람은(食於人者), 남에게 먹임을 당하는 것이다(見食於人也). 이 네 구절은(此四句) 모두(皆) 옛날 말이고(古語, 而) 맹자가 인용한 것이다(孟子引之也). 군자에게(君子) 소인이 없으면(無小人則) 굶주리고(飢), 소인에게(小人) 군자가 없으면(無君子則) 어지러워진다(亂). 이것으로(以此) 서로 바꾸는 것은(相易), 바로(正) 농부와 도공, 대장이가(農夫陶冶) 곡식과 기물로(以粟與械器) 서로 바꾸는 것과(相易) 같으니(猶), 곧(乃) 서로 구제하는 것이고(所以相濟而) 서로 해치는 것이 아니다(非所以相病也).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이(治天下者), 어찌(豈) 반드시(必) 농사 지으면서 또 다스리겠는가(耕且爲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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