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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五書) 읽기/맹자집주(孟子集註)

[맹자집주(孟子集註) 등문공 상(滕文公 上) 4-2 허행장(許行章)] 요순이 천하를 다스리는 데 어찌 마음 쓰지 않았겠는가?

by मोक्ष 2024.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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當堯之時, 天下猶未平, 洪水橫流, 氾濫於天下.(당요지시 천하유미평 홍수횡류 범람어천하) 草木暢茂, 禽獸繁殖, 五穀不登, 禽獸偪人.(초목창무 금수번식 오곡부등 금수핍인) 獸蹄鳥跡之道, 交於中國.(수제조적지도 교어중국)

요임금의 시대를 당해서(當堯之時), 천하가(天下) 아직(猶) 평평해지지 않았고(未平), 홍수가(洪水) 멋대로 흘러(橫流), 천하에 범람했다(氾濫於天下). 초목이 무성하게 자랐고(草木暢茂), 금수가 많이 불어나고(禽獸繁殖), 오곡이 자라지 못하고(五穀不登), 짐승이 사람을 핍박했다(禽獸偪人). 짐승의 굽과 새의 발자국의 흔적이(獸蹄鳥跡之道), 중국에 뒤섞여 있었다(交於中國).

 

* 橫流(횡류): 물 따위가 제 곬을 흐르지 아니하고 옆으로 꿰져 흐름. 물품(物品)을 정당(正當)한 경로(經路)를 밟지 않고 전매(專賣)하는 일.

* 暢茂(창무): 무성(茂盛)하게 자람.

* 繁殖(번식): 붇고 늘어서 많이 퍼짐.

* 獸蹄鳥跡(수제조적): ‘짐승의 굽과 새의 발자취’라는 뜻으로, 세상(世上)이 매우 어지럽고 혼란(混亂)함을 이르는 말.


天下猶未平者, 洪荒之世, 生民之害多矣; 聖人迭興, 漸次除治, 至此尙未盡平也. 洪, 大也. 橫流, 不由其道而散溢妄行也. 氾濫, 橫流之貌. 暢茂, 長盛也. 繁殖, 衆多也. 五穀, 稻, 黍, 稷, 麥, 菽也. 登, 成熟也. 道, 路也. 獸蹄鳥跡交於中國, 言禽獸多也.

천하가(天下) 아직(猶) 평평하지 못한 것은(未平者), 혼란스러운 시대에(洪荒之世), 백성을 해치는 것이(生民之害) 많았고(多矣); 성인이(聖人) 번갈아 일어나(迭興), 점점(漸) 없애고 다스렸지만(次除治), 이때에 이르러서도(至此) 아직(尙) 완전히 평평해지지 않았다(未盡平也). 홍은(洪), 크다이다(大也). 횡류는(橫流), 그 길을 따르지 않고(不由其道而) 흩어지고 넘쳐서(散溢) 마구 가는 것이다(妄行也). 범람은(氾濫), 멋대로 흐르는 모습이다(橫流之貌). 창무는(暢茂), 자라서 무성한 것이다(長盛也). 번식은(繁殖), 많은 것이다(衆多也). 오곡은(五穀), 벼, 기장, 피, 보리, 공이다(稻, 黍, 稷, 麥, 菽也). 등은(登), 자라서 익는 것이다(成熟也). 도는(道), 길이다(路也). 짐승의 굽과 새의 발자국의 흔적이(獸蹄鳥跡) 나라 안에 어지러이 있는 것은(交於中國), 짐승이 많다는 것을 말한다(言禽獸多也).

 

* 漸次(점차): 차례()대로 차차. 점점.

 

堯獨憂之, 擧舜而敷治焉.(요독우지 거순이부치언) 舜使益掌火, 益烈山澤而焚之, 禽獸逃匿.(순사익장화 익렬산택이분지 금수도익) 禹疏九河, 瀹濟漯, 而注諸海;(우소구하 약제루 이왕저해)  決汝漢, 排淮泗, 而注之江, 然後中國可得而食也.(결여한 배회사 이주지강 연후중국가이득식야)  當是時也, 禹八年於外, 三過其門而不入, 雖欲耕, 得乎?(당시시야 우팔년어외 삼과기문이불입 수욕경 득호)

요임금이(堯) 홀로(獨) 그것을 걱정해서(憂之), 순을 드용해서(擧舜而) 다스림을 펼쳤다(敷治焉). 순임금이(舜) 익을 시켜서(使益) 불을 관리하도록 하고(掌火), 익이(益) 산과 연몰에 불을 질러(烈山澤而) 그것을 태우니(焚之), 새와 짐승이(禽獸) 도망가 숨었다(逃匿). 우임금이(禹) 구하를 통하게 하고(疏九河), 제수와 루수를 통하게 하여(瀹濟漯, 而) 바다로 물을 대고(注諸海); 여수와 한수를 잇고(決汝漢), 회수와 사수를 통하게 해서(排淮泗, 而) 강으로 물을 대고 나서(注之江, 然後) 중국에서(中國) <곡식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可得而食也). 그때에(當是時也), 우임금이(禹) 바깥에서 8년을 지냈는데(八年於外), 자기 집 문을 3번 지나면서(三過其門而) 들어가지 않았으니(不入), 비록(雖) 농사를 지으려고 해도(欲耕), 할 수 있었겠는가(得乎)?


○ 敷, 布也. 益, 舜臣名. 烈, 熾也. 禽獸逃匿, 然後禹得施治水之功. 疏, 通也, 分也. 九河: 曰徒駭, 曰太史, 曰馬頰, 曰覆釜, 曰胡蘇, 曰簡, 曰潔, 曰鉤盤, 曰鬲津. 瀹, 亦疏通之意. 濟漯, 二水名. 決, 排, 皆去其壅塞也. 汝, 漢, 淮, 泗, 亦皆水名也. 據『禹貢』及今水路, 惟漢水入江耳. 汝泗則入淮, 而淮自入海. 此謂四水皆入于江, 記者之誤也.

○ 부는(敷), 펼침이다(布也). 익은(益), 순임금의 신하 이름이다(舜臣名). 열은(烈), 불사름이다(熾也). 새와 짐승이 도망가 숨고 나서(禽獸逃匿, 然後) 우임금이(禹) 치수의 공적을 베풀 수 있었다(得施治水之功). 소는(疏), 통함이고(通也), 나눔이다(分也). 구하는(九河): 도해, 태사, 마협, 복부, 호소, 간, 결, 구반, 격진이다(曰徒駭, 曰太史, 曰馬頰, 曰覆釜, 曰胡蘇, 曰簡, 曰潔, 曰鉤盤, 曰鬲津). 약도(瀹), 또한(亦) 소통한다는 뜻이다(疏通之意). 제와 루는(濟漯), 2개의 물 이름이다(二水名). 결과 배는(決, 排), 모두(皆) 그 막힌 것을 없애는 것이다(去其壅塞也). 여, 한, 회, 사도(汝, 漢, 淮, 泗), 또한(亦) 모두(皆) 물 이름이다(水名也). 우공과 지금의 물길을 근거해 보면(據『禹貢』及今水路), 오직(惟) 한수가(漢水) 강으로 들어갈 뿐이다(入江耳). 여수와 사수는(汝泗則) 회수로 들어가서(入淮, 而) 회수가 바로 바다로 들어간다(淮自入海). 이것은(此) 네 개의 물이(四水) 모두(皆) 강에 들어간 것을 말하고(入于江), 기록한 것에 잘못이 있다(記者之誤也).

后稷敎民稼穡.(후직교민가색) 樹藝五穀, 五穀熟而民人育.(수예오곡 오곡숙이민인육) 人之有道也, 飽食, 煖衣, 逸居而無敎, 則近於禽獸.(인지유도야 포식난의일거이무교 즉근어금수) 聖人有憂之, 使契爲司徒, 敎以人倫:(성인유우지 사설위사도 교인인륜) 父子有親, 君臣有義, 夫婦有別, 長幼有序, 朋友有信.(부자유친 군신유의 부부유별 장유유서 붕유유신)

후직이(后稷) 백성에게 농사를 가르쳤다(敎民稼穡). 오곡을 심어 가꾸게 하여(樹藝五穀), 오곡이 익어서(五穀熟而) 백성을 길렀다(民人育). 사람에게(人之) 도가 있는데(有道也), 배 부르고(飽食), 따뜻하게 입고(煖衣), 편안하게 살면서(逸居而) 가르침이 없으면(無敎, 則) 금수에 가깝다(近於禽獸). 성인에게(聖人) 이것을 걱정함이 있어(有憂之), 설로 하여금(使契) 사도가 되도록 해서(爲司徒), 인륜으로 가르쳤으니(敎以人倫): 부자유친, 군신유의, 부부유별, 장유유서, 붕유유신이다(父子有親, 君臣有義, 夫婦有別, 長幼有序, 朋友有信).

 

* 稼穡(가색): 쌀이나 보리, 밀 따위의 주식()이 되는 곡물()에 의거()하여 경영()하는 농업().

* 樹藝(수예): 곡식()이나 나무 등()을 심어 가꿈.


○ 言水土平, 然後得以敎稼穡; 衣食足, 然後得以施敎化. 后稷, 官名, 棄爲之. 然言敎民, 則亦非並耕矣. 樹, 亦種也. 藝, 殖也. 契, 亦舜臣名也. 司徒, 官名也. 人之有道, 言其皆有秉彝之性也. 然無敎則亦放逸怠惰而失之, 故聖人設官而敎以人倫, 亦因其固有者而道之耳. 『書』曰: “天敍有典, 敕我五典五惇哉.” 此之謂也.

○ 물과 땅이 고르게 되고 나서(水土平, 然後) 농사를 가르칠 수 있었고(得以敎稼穡); 의식이 충분하고 나서(衣食足, 然後) 가르침을 베풀 수 있었다는(得以施敎化) 말이다(言). 후직은(后稷), 관명이니(官名), 기가 이것을 했다(棄爲之). 그러나(然) 백성을 가르쳤다고 말한 것은(言敎民, 則) 또한(亦) 함께 밭갈이한 것이 아니다(非並耕矣). 수는(樹), 또한 곡식을 심는 것이다(亦種也). 예는(藝), 기르는 것이다(殖也). 설도(契), 또한(亦) 순의 신하 이름이다(舜臣名也). 사도는(司徒), 관직 이름이다(官名也). 사람에게 도가 있다는 것은(人之有道), 그들에게 모두(其皆) 병이의 성이 있다는 것을(有秉彝之性) 말한다(也). 그러나(然) 가르침이 없으면(無敎則) 또한(亦) 멋대로 굴고 게을러(放逸怠惰而) 그것을 잃고(失之), 그러므로(故) 성인이(聖人) 관직을 만들어(設官而) 인륜으로 가르치도록 해서(敎以人倫), 또한(亦) 그 고유한 것으로(因其固有者而) 이끌었을 뿐이다(道之耳). 서에 말하길(『書』曰): “하늘이 펼친 것에(天敍) 전이 있으니(有典), 우리 오전을 다스려(敕我五典) 오전을 돈독하게 했다(五惇哉).”라고 했다. 이것을 말한 것이다(此之謂也).

放勳曰: ‘勞之來之, 匡之直之, 輔之翼之, 使自得之, 又從而振德之.’(방훈왈 노지래지 광지직지 보지익지 사자득지 우종이진덕지) 聖人之憂民如此, 而暇耕乎?(성인지우민여차 이가경호)

방훈에 이르길(放勳曰): ‘위로하고(勞之) 오도록 하고(來之), 바로잡고(匡之) 곧게 하며(直之), 도와주고 펼쳐주어(輔之翼之), 스스로 얻도록 하고(使自得之), 또(又) 따라서(從而) 진작시키고 덕을 베푼다(振德之).’라고 했다. 성인이(聖人之) 백성을 걱정하는 것이(憂民) 이와 같으니(如此, 而) 농사지을 틈이 있겠는가(暇耕乎)?


○ 放勳, 本史臣贊堯之辭, 孟子因以爲堯號也. 德, 猶惠也. 堯言, 勞者勞之, 來者來之, 邪者正之, 枉者直之, 輔以立之, 翼以行之, 使自得其性矣, 又從而提撕警覺以加惠焉, 不使其放逸怠惰而或失之. 蓋命契之辭也.

○ 방훈은(放勳), 본래(本) 사신이(史臣) 요를 칭찬한 말인데(贊堯之辭), 맹자가(孟子) 이것으로(因) 요의 호를 삼았다(以爲堯號也). 덕은(德), 은혜와 같다(猶惠也). 요가 말하길(堯言), 수고로운 사람은(勞者) 위로하고(勞之), 오는 사람을 오게 하고(來者來之), 사악한 사람을 바르게 하고(邪者正之), 굽은 사람을 곧게 하고(枉者直之), 도와서 서도록 하고(輔以立之), 펼쳐서 가도록 하여(翼以行之), 스스로 그 성을 얻도록 하고(使自得其性矣), 또(又) 따라서(從而) 제시하고(提撕) 경각시켜서(警覺以) 은혜를 더해 주어(加惠焉), 그가 멋대로이고 게으르더라도(其放逸怠惰而) 혹 잃지 않도록 하라(不使或失之)고 했다. 대개(蓋) 설에게 명령한 말이다(命契之辭也).

堯以不得舜爲己憂, 舜以不得禹ㆍ皐陶爲己憂.(요이부득순위기우 순이부득우고요위기우) 夫以百畝之不易爲己憂者, 農夫也.(부이백묘지불이위기우자 농부야)

요임금은(堯) 순임금을 얻지 못한 것을(以不得舜) 자기 근심으로 삼았고(爲己憂), 순임금은(舜) 우와 고요를 얻지 못한 것을(以不得禹ㆍ皐陶) 자기 근심으로 삼았다(爲己憂). 무릇(夫) 백 무의 땅을 다스리지 못하는 것을(以百畝之不易) 자기 근심으로 삼는 사람은(爲己憂者), 농부다(農夫也).


○ 易, 治也. 堯舜之憂民, 非事事而憂之也, 急先務而已. 所以憂民者其大如此, 則不惟不暇耕, 而亦不必耕矣.

○ 이는(易), 다스림이다(治也). 요임금과 순임금이(堯舜之) 백성을 걱정한 것은(憂民), 일 마다 걱정한 것이 아니고(非事事而憂之也), 먼저 할 일을 급하게 했을 뿐이다(急先務而已). 백성을 걱정한 것이(所以憂民者) 그 큰 것이(其大) 이와 같다면(如此, 則) 단지 밭 갈 겨를이 없을 뿐만 아니라(不惟不暇耕, 而) 또한(亦) 반드시 농사지을 필요가 없었다(不必耕矣).

分人以財謂之惠, 敎人以善謂之忠, 爲天下得人者謂之仁.(분인이재위지혜 교인이선위지충 위천하득인자위지인) 是故以天下與人易, 爲天下得人難.(시고이천하여인이 위천하득인난)

사람들에게(人) 재물을 나누어 주는 것은(以財) 은혜라고 말하고(謂之惠), 사람을 선으로 가르치는 것을(敎人以善) 충이라 하고(謂之忠), 천하를 위하여(爲天下) 사람을 얻는 것을(得人者) 인이라고 한다(謂之仁). 이 때문에(是故) 천하를(以天下) 남에게 주는 것은(與人) 쉽고(易), 천하를 위하여(爲天下) 사람을 얻는 것은(得人) 어렵다(難).


○ 分人以財, 小惠而已. 敎人以善, 雖有愛民之實, 然其所及亦有限而難久. 惟若堯之得舜, 舜之得禹皐陶, 及所謂爲天下得人者, 而其恩惠廣大, 敎化無窮矣, 此其所以爲仁也.

○ 남에게 재물을 나누어 주는 것은(分人以財), 작은 은혜일 뿐이다(小惠而已). 남에게 선을 가르치는 것은(敎人以善), 비록(雖) 백성을 사랑하는 실질이 있지만(有愛民之實), 그러나(然) 그 미치는 것도(其所及) 또한(亦) 한계가 있어서(有限而) 오래 하기 어렵다(難久). 오직(惟) 요임금이 순임금을 얻은 것과 같고(若堯之得舜), 순임금이 우임금과 고요를 얻은 것과 같은 일이(舜之得禹皐陶), 미치는 것을(及) 이른바(所謂) 천하를 위해(爲天下) 사람을 얻은 것이어서(得人者, 而) 그 은혜가(其恩惠) 넓고 크며(廣大), 교화가 무궁하니(敎化無窮矣), 이것이(此) 그 인이 되는 까닭이다(其所以爲仁也).

孔子曰: ‘大哉堯之爲君!(대재순지위군) 惟天爲大, 惟堯則之, 蕩蕩乎民無能名焉!(유천위대 유요칙지 탕탕호민무능명언) 君哉舜也!(군재순야) 巍巍乎有天下而不與焉!’(왜왜호유천하이불여언) 堯舜之治天下, 豈無所用其心哉? (요순지치천하 기무소용기심재) 亦不用於耕耳.(역불용어경이)

공자가 말하길(孔子曰): ‘위대하구나(大哉) 요의 임금 됨이여(堯之爲君)! 오직(惟) 하늘이 위대한데(天爲大), 오직(惟) 요임금이 그것을 본받아서(堯則之), 넓고 커서(蕩蕩乎) 백성에게(民) 이름을 붙일 것이 없었다(無能名焉)! 임금답구나(君哉) 순임금이여(舜也)! 뛰어나고 우뚝 솟았으니(巍巍乎) 천하를 가졌지만(有天下而) 관여하지 않았구나(不與焉)!’라고 했다. 요임금과 순임금이(堯舜之) 천하를 다스리는 것이(治天下), 어찌(豈) 그 마음 쓰는 일이 없었겠는가(無所用其心哉)? 또한(亦) 밭 가는 것에(於耕) 쓰지 않았을 뿐이다(不用耳).

 

* 蕩蕩(탕탕): 썩 큰 모양().

* 巍巍(왜왜): 뛰어나게 높고 우뚝 솟은 모양().


○ 則, 法也. 蕩蕩, 廣大之貌. 君哉, 言盡君道也. 巍巍, 高大之貌. 不與, 猶言不相關, 言其不以位爲樂也.

○ 칙은(則), 본받음이다(法也). 탕탕은(蕩蕩), 넓고 큰 모습이다(廣大之貌). 군재는(君哉), 임금의 도를 다했다는 말이다(言盡君道也). 왜왜는(巍巍), 높고 큰 모습이다(高大之貌). 불여는(不與), 상관하지 않았다는 말과 같으니(猶言不相關), 그 자리를 즐거움으로 여기지 않을 것을 말한다(言其不以位爲樂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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