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가 대학을 읽을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대학을 정밀하게 읽어서 완전히 통하고 대강과 체계를 알아야만 다른 책을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묻거든(問) 대학에(大學) 조금 통해서(稍通) 바야흐로(方) 논어를(論語) 읽으려 하는데(要讀) 말하기를(曰) 우선(且) 그럴 수 없다(未可) 대학에(大學) 조금 통했으면(稍通) 바로(正好) 마음을 붙여(著心) 정밀하게 읽어야 한다(精讀) 예전에(前日) 읽을 때는(讀時) 앞은 보고(見得前) 뒷부분은(後面) 보지 못했으며(未見得) 뒤를 보았지만(見得後) 앞부분은(前面) 얻지 못했으나(未見得) 지금(今) 대강과(大綱) 체계를(體統) 알면(識得) 바로(正好) 면밀하게 보아야 하니(熟看) 이 책을 읽어서(讀此書) 공이 깊어지면(功深 則) 쓰임새가 넓어진다(用博)
問大學稍通에 方要讀論語한대 曰 且未可하니 大學稍通이면 正好著心精讀이니라 前日讀時엔 見得前하고 未見得後面하며 見得後하고 未見得前面이러니 今識得大綱體統이면 正好熟看이니 讀此書功深이면 則用博이니라
옛날에(昔) 윤화정(尹和靖)이 이천을 만나고(見伊川) 반년이 지나(半年) 바야흐로(方) 대학과 서명을(大學西銘) 보았는데(得看) 지금 사람들은(今人) 반년이면(半年) 많은 책을(多少書) 읽기를 요구한다(要讀) 내가(某) 또(且) 사람들이 이것을 읽기를(人讀此) 요구하는 것은(要) 무엇 때문인가(是如何) 이 책이(此書) 많지 않지만(却不多而) 규모가(規模) 두루 갖춰졌기(周備) 때문이다(緣) 무릇(凡) 책을 읽을 때(讀書) 처음(初) 첫 항목에서(一項) 모름지기(須) 10분(100%)의 공부(十分工夫) 쌓기가(著) 끝나면(了) 둘째 항목에선(第二項) 다만(只) 8푼의 공부를(八九分工夫) 쓸 수 있고(費得) 세 번째 항목에선(第三項) 다만(便只) 6~7푼의 공부를(六七分工夫) 쓴다(費得) 조금(少) 읽는 사이에(間讀) 점점 많아지면(漸多) 저절로(自) 통하여 꿰뚫으니(通貫) 다르 책은(他書) 자연히(自) 많은 공부를(多工夫) 하지 않아도 된다(著不得).
昔에 尹和靖이 見伊川半年에 方得大學西銘看이러니 今人은 半年에 要讀多少書로다 某且要人讀此는 是如何오 緣此書却不多而規模周備일새니라 凡讀書에 初一項에 須著十分工夫了면 第二項엔 只費得八九分工夫요 第三項엔 便只費得六七分工夫라 少間讀漸多하면 自通貫이니 他書는 自著不得多工夫니라
대학을 볼 때(看大學) 큰 뜻을(大指) 알기를 기다려(俟見) 곧(乃) 다른 책에 이른다(及他書) 다만(但) 볼 때는(看時) 모름지기(須) 다시(是更) 장차(將) 큰 단락을(大段) 나누어(分) 작은 단락을 만들고(作小段) 글자와 구절을(字字句句) 쉽게 받아들이고(容易) 그대로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不可放過). 늘(常時) 암송하고(暗誦) 묵묵히 생각하며(黙思) 반복해서(反覆) 연구하여(硏究) 입에 오르지 않으면(未上口時) 모름지기(須) 입에 오르도록 가르치고(敎上口) 투철하게 통하지 않았을 때에는(未通透時) 모름지기(須) 투철하게 꿰뚫도록 가르치고(敎通透) 이미(已) 투철하게 꿰뚫은 뒤에는(通透後) 다시(便) 순수하고 익숙하도록 요구하여(要純熟) 다만(直) 생각하지 않을 때를 대해서도(待不思索時) 이 뜻이(此意) 늘(常) 가슴에 있으며(在心胸之間) 몰아내도(驅遣) 떠나지 않으면(不去) 비로소(方) 이(是此) 한 단락을 완료하고(一段了) 또(又) 한 단락을 바꾸어(換一段) 보니(看) 이와 같도록 해서(令如此) 몇 단락을 본 뒤에(數段之後) 마음이 편안하고(心安) 이치가 익숙해져서(理熟) 공부가(工夫) 힘들지 않음을(省力) 깨달았을 때(覺時) 다시(便) 점차(漸) 힘을 얻을 것이다(得力也).
看大學에 俟見大指하여 乃及他書니라 但看時에 須是更將大段하여 分作小段하여 字字句句를 不可容易放過요 常時暗誦黙思하여 反覆硏究하여 未上口時엔 須敎上口하고 未通透時엔 須敎通透하고 已通透後엔 便要純熟하여 直待不思索時에도 此意常在心胸之間하여 驅遣不去라야 方是此一段了하고 又換一段看이니 令如此數段之後엔 心安理熟하여 覺工夫省力時에 便漸得力也리라
* 放過(방과): 그대로 지나침.
또 말하길(又曰) 대학은(大學) 바로(是) 한 개의(一箇) 빈 것이니(腔子 而) 지금(今却) 메워서(塡) 꽉 차도록 해야 한다(要敎他實) 如他說格物엔 自家須是去格物後塡敎他實著이요 誠意亦然이니 若只讀得空殼子하면 亦無益也니라
又曰 大學은 是一箇腔子니 而今却要塡敎他實이라 如他說格物엔 自家須是去格物後塡敎他實著이요 誠意亦然이니 若只讀得空殼子하면 亦無益也니라
○ 대학을 읽는 것이(讀大學) 어찌(豈) 그 말을(他言語) 보는 것에 있겠는가(在看) 바로(正) 마음에(之於心) 어떠한지(如何) 징험하고자 해야 하니(欲驗) 만약(如) 호색을 좋아하고(好好色), 악취를 싫어하듯이(惡惡臭)를 내 마음에(吾心) 시험하고 징험하여(試驗之) 과연(果) 선을 좋아하고 악을 싫어는 것이(好善惡惡) 이와 같을 수 있는가(能如此乎)하고, 한가할 때(閒居) 불선을 행한다(爲不善)라는 것이 이것이 과연(是果) 이런 것이 있는가(有此乎) 해서 하나라도(一) 지극하지 않음이 있다면(有不至則) 용맹하게(勇猛) 분발해서(奮躍) 쉬지 말아야(不已) 반드시(必) 멀리 나아감이 있을 것이다(有長進). 지금(今) 이와 같음을(如此) 알지 못하면(不知 則) 글은(書) 스스로 글이고(自書), 나는(我) 스스로 나이니(自我)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何益之有)?
○ 讀大學이 豈在看他言語리오 正欲驗之於心如何니 如好好色, 惡惡臭를 試驗之吾心하여 果能好善惡惡如此乎아 閒居爲不善이 是果有此乎아하여 一有不至어든 則勇猛奮躍不已라야 必有長進이니라 今不知如此하면 則書自書, 我自我니 何益之有리오
또 말하길(又曰) 내가(某) 일생에(一生) 단지(只) 이 글을 읽는 것이(看得這文字) 투철해서(透) 전대의 현인이(前賢) 이르지 못한 것을(所未到處) 보았다( 見得). 온공(溫公, 사마광)이 통감을 짓고(作通鑑) 말하기를(言) 평생의 정력을(平生精力) 다한 것이(盡) 이 책에 있다(在此書)라고 하더니 내가(某) 대학에 대하여(於大學) 또한(亦) 그러하니(然) 먼저(先) 모름지기(須) 이것을 통해야(通此) 비로소(方) 다른 책을(他書) 읽을 수 있다(可讀).
又曰 某一生에 只看得這文字透하여 見得前賢所未到處로라 溫公이 作通鑑하고 言 平生精力이 盡在此書라 하더니 某於大學에 亦然하노니 先須通此라야 方可讀他書니라
또 말하길(又曰) 이천이(伊川) 옛날(舊日) 사람을 가르칠 때(敎人) 먼저(先) 대학을 보도록 했는데(看大學) 그때는(那時) 해설이 없었으나(未解說 而) 자금은(今) 주해가 있어서(有註解) 대단을 깨닫고(覺大段) 나누어 이해할 수 있으니(分曉了) 다만(只) 자세하게 보는 것에 있다(在仔細看).
又曰 伊川이 舊日敎人에 先看大學하시니 那時엔 未解說이러니 而今有註解하여 覺大段分曉了하니 只在仔細看이니라
또 말하길(又曰) 대학을 볼 때는(看大學) 우선(且) 장을 따라서(逐章) 이해(理會)하여 먼저(先) 장차(將) 본문을(本文) 외우고(念得) 다음으로(次將) 장구가 오면(章句來) 본문을 해석(解本文)하고 또 장차(又將) 혹문을 가져다가(或問來) 장구를 참고하니(參章句) 모름지기(須) 하나하나 쫓아(逐一)逐 기억하도록(令記得)하여 반복해서(反覆) 찾아서 연구(尋究)하여 <내용이> 스며들기를(浹洽) 기다리며(待他) 마침내(逐) 단락을 알고 난(段曉得) 뒤에(旣) 통합해서 보고(却統看) 다시 덥혀서(溫) 찾고 지나간다(尋過).
又曰 看大學엔 且逐章理會하여 先將本文念得하고 次將章句來解本文하고 又將或問來參章句니라 須逐一令記得하여 反覆尋究하여 待他浹洽하여 旣逐段曉得이어든 却統看溫尋過니라
또한 말하기를(又曰) 대학이란(大學) 책 하권은(一書) 올바른 경이 있고(有正經) 장구가 있고(有章句) 혹문이 있다(有或問). 보아 가다가(看來) 본 것이 오래되면(看去) 혹문이 필요하지 않고(不用或問) 다만(只) 장구를 보고(看章句) 끝내고(便了) 오래되면(久之) 또(又) 단지(只) 정경을 보는 것만으로(看正經) 이해되고(便了) 더 오래되면(又久之) 스스로(自) 한 부의(一部) 대학이 있어(有大學) 나의 가슴속에 있어서(在我胸中 而) 정경도(正經) 또한(亦) 필요 없을 것이다(不用矣) 그러나(然) 不用某許多工夫면 亦看某底不出이요 不用聖賢許多工夫면 亦看聖賢底不出이니라
又曰 大學一書는 有正經하고 有章句하고 有或問하니 看來看去면 不用或問하고 只看章句便了요 久之면 又只看正經便了요 又久之면 自有一部大學이 在我胸中하여 而正經亦不用矣리라 然이나 不用某許多工夫면 亦看某底不出이요 不用聖賢許多工夫면 亦看聖賢底不出이니라
又曰 大學解本文未詳者를 於或問中에 詳之하니 且從頭逐句理會하여 到不通處어든 却看하라 或問은 乃註脚之註脚이니라
또 말하길(又曰) 대학의(大學) 풀이는(解) 본문에서(本文) 자세하지 않은 것은(未詳者) 혹문에서(於或問中) 자세하게 했으니(詳之) 우선(且) 처음부터(從頭) 구를 따라(逐句) 이해하다가(理會) 통하지 않는 곳에 이르거든(到不通處) 보라(却看) 혹문(或問)은 바로(乃) 주석의(註脚之) 주석이다(註脚).
○ 내가(某) 책을 해석하면서(解書) 너무 자세하게 하는 것은(太多) 맞지 않고(不合) 또(又) 먼저(先) 나아가(准) 배우는 사람을 대비하여(備學者) 爲他設疑說了하니 所以致得學者看得容易了니라人只說某說大學等不略說하여 使人自致思라 하니 此事大不然이라
○ 某解書에 不合太多일새 又先准備學者하여 爲他設疑說了하니 所以致得學者看得容易了니라人只說某說大學等不略說하여 使人自致思라 하니 此事大不然이라
○ 사람이(人之) 배우는 것은(爲學) 다만(只) 기꺼이 하는 것과(箇肯與) 기꺼이 하지 않는 것을(不肯) 따질 뿐이니(爭耳) 저들이(他) 만약(若) 이 쪽으로 향하는 것을(向這裏) 기꺼이 하지 않으면(不肯) 간략해도(略) 또한(亦) 생각을 다하는 것을 할 수 없고(不解致思) 저들이(他) 만약(若) 이 쪽으로 향하는 것을(向此一邊) 기꺼이 하면( 肯) 자연히(自然) 맛이 있어(有味) 더욱 자세할수록(愈詳) 더욱 맛이 있을 것이다(愈有味)
○ 人之爲學이 只爭箇肯與不肯耳니 他若不肯向這裏면 略亦不解致思요 他若肯向此一邊이면 自然有味하여 愈詳愈有味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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