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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五書) 읽기/대학장구(大學章句)

[대학장구(大學章句) 서(序)] 대학은 태학에서 가르치던 방법에 대한 책이다 [대학지서(大學之書)]

by मोक्ष 2023.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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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장구'는 주희 스스로 “이 책을 위하여 일생을 바쳤다”라고 말할 만큼 정성을 다한 역작이다. 막대한 노력을 들인 책인 만큼 그 서문을 쓰는 것에도 많은 정성을 들였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인지 '대학장구서'는 바로 첫 문단부터 대학의 핵심 강령인 '수기(修己)'와 '치인(治人)'을 설명하는 말로 시작한다. 

 

大學之書, 古之大(太)學, 所以敎人之法也. 蓋自天降生民, 則旣莫不與之以仁義禮智之性矣. 然其氣質之稟, 或不能齊是以不能皆有以知其性之所有而全之也. 一有聰明睿智能盡其性者出於其間, 則天必命之, 以爲億兆之君師, 使之治而敎之, 以復其性, 此伏羲神農黃帝堯舜所以繼天立極, 而司徒之職, 典樂之官, 所由設也.

대학이란 책은(大學之書), 옛날(古之) 태학에서(大(太)學), 사람을 가르치는(敎人之) 방법에 대한 것이다(所以法也). 대개(蓋) 하늘이(天) 사람을 만든 때로부터(降生民, 則) 이미(旣) 인의예지의 성을(以仁義禮智之性) 그들에게 주지 않은 적이(不與之) 없다(矣). 그러나(然) 그(其) 기질을 받은 것이(氣質之稟), 혹(或) 가지런하지 않을 수 있기(不能齊) 때문에(是以) 모두(皆) 그 성이 가진 것을 알아서(以知其性之所有而) 온전하게 할 수 있지 않았다( 不能全之也). 한 사람에게(一) 총명과 예지가 있어(有聰明睿智) 그 본성을 다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能盡其性者) 그 사이에 나온다면(出於其間, 則) 하늘이(天) 반드시(必) 그에게 명하여(命之, 以) 수많은 백성의(億兆之) 임금과 스승으로 삼고(君師), 그로 하여금(使之) 다스리고 가르치게 하여(治而敎之, 以) 그 본성을 회복하게 하니(復其性), 이것이(此) 복희, 신농, 황제, 요순이(伏羲神農黃帝堯舜) 하늘을 이어(繼天) 기준을 세운(立極) 까닭이고(所以, 而) 사도의 직책과(司徒之職), 전악의 관직을(典樂之官), 만든 까닭이다(所由設也).

 

* 億兆(억조): 1. 억(億)과 조(兆), 2. 아주 많은 수효(數爻).
* 司徒典樂: 상서(尙書) 요전(堯典)에 나온다. 사도(司徒)는 교육을 통해 백성을 교화하는 직책이고, 전악( 典樂)은 음악을 관장하고 천자의 맏아들을 교육시키는 관직이다. 

 

三代之隆, 其法 寖備, 然後 王宮國都, 以及閭巷, 莫不有學, 人生八歲, 則自王公以下, 至於庶人之子弟, 皆入小學, 而敎之以灑掃應對進退之節, 禮樂射御書數之文, 及其十有五年, 則自天子之元子衆子, 以至公卿大夫元士之適(嫡)子, 與凡民之俊秀, 皆入大學, 而敎之以窮理正心修己治人之道, 此又學校之敎, 大小之節 所以分也.

삼대가 융성하면서(三代之隆), 그 법이(其法) 점점 갖춰지고(寖備), 나서(然後) 왕궁과 국도에서(王宮國都, 以) 일반 백성까지 이르러(及閭巷), 학교가 있지 않은 곳이 없었고(莫不有學), 사람이 태어나서(人生) 8살이 되면(八歲, 則) 왕공으로부터(自王公) 그 아래로(以下), 서인의 자제에 이르기까지(至於庶人之子弟), 모두(皆) 소학에 들어가게 해서(入小學, 而) 물 뿌리고 비질하고 응대하고 나아가 물러나는 예절과(以灑掃應對進退之節), 예절, 음악, 활쏘기, 말몰이, 글쓰기, 셈하기의(禮樂射御書數之) 학문을(文) 가르치고(敎之), 15살에 이르면(及其十有五年, 則) 천자의 맏아들과 여러 자식들부터(自天子之元子衆子, 以) 공경대부, 원사의 적자와(至公卿大夫元士之適(嫡)子, 與) 모든(凡) 백성 중에 재주와 지혜가 뛰어난 사람을(民之俊秀), 모두(皆) 대학에 들어가게 하여(入大學, 而) 이치를 궁구하고(以窮理) 마음을 바르게 하고(正心) 자기를 닦고(修己) 남을 다스리는 도를(治人之道) 가르치니(敎之), 이것이(此) 또(又) 학교의 가르침에(學校之敎), 크고 작은 법도가(大小之節) 나누어진 까닭이다(所以分也).

 

* 閭巷(여항), 閭閻(여염): 백성(百姓)의 살림집이 많이 모여 있는 곳.

* 俊秀(준수): 재주, 지혜(智慧知慧), 풍채(風采)가 뛰어남.

 

夫以學校之設, 其廣如此, 敎之之術, 其次第節目之詳, 又如此, 而其所以爲敎, 則又皆本之人君躬行心得之餘, 不待求之民生日用彛倫之外, 是以 當世之人, 無不學, 其學焉者 無不有以知其性分之所固有, 職分之所當爲, 而各俛焉以盡其力, 此古昔盛時, 所以治隆於上, 俗美於下, 而非後世之所能及也.

무릇(夫) 학교의 설치가(以學校之設), 그 넓음이(其廣) 이와 같고(如此), 가르침의 기술이(敎之之術), 그(其) 차례와 절목의(次第節目之) 상세함이(詳), 또한(又) 이와 같지만(如此, 而) 그(其) 그 가르치는 것이라면(所以爲敎, 則) 또한(又) 모두(皆) 근본이(本之) 임금이(人君) 몸소 실천하고(躬行) 마음으로 얻는 나머지이고(心得之餘), 백성이(民生) 일상에서 지켜야 하는 도리의 바깥에서(日用彛倫之外) 구하기를 기대하지 않았으니(不待求之), 이 때문에(是以) 당시 사람들이(當世之人), 배우지 않는 사람이 없고(無不學), 그(其) 배운 사람은(學焉者) 그 본성의(其性分之) 고유한 것과(所固有), 직분에서(職分之) 마땅히 해야 할 것을(所當爲) 알지 못하는 사람이 있지 않아서(無不有以知, 而) 각자(各) 힘써서(俛焉以) 그 힘을 다하니(盡其力), 이것이(此) 옛날(古昔) 성대한 시기에(盛時), 다스림이(治) 위에서 융성하고(隆於上), 풍속이(俗) 아래서 아름다워서(美於下, 而) 후세의(後世之) 미칠 것이 아닌(非所能及) 까닭이다(所以也).

 

* 彛倫(이륜):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떳떳한 도리(道理).

 

及周之衰, 賢聖之君不作, 學校之政不修, 敎化陵夷, 風俗頹敗, 時則有若孔子之聖, 而不得君師之位, 以行其政敎, 於是, 獨取先王之法, 誦而傳之, 而詔後世, 若曲禮少儀內則弟子職諸篇, 固小學之支流餘裔.而此篇者, 則因小學之成功, 以著大學之明法, 外有以極其規模之大, 而內有以盡其節目之詳者也, 三千之徒, 蓋莫不聞其說, 而曾氏之傳, 獨得其宗, 於是, 作爲傳義, 以發其意, 及孟子沒而其傳泯焉, 則其書雖存, 而知者鮮矣.

주나라가 쇠함에 이르러(及周之衰), 성현의 군주가(賢聖之君) 일어나지 않고(不作), 학교의 정책이(學校之政) 닦이지 않고(不修), 교화가(敎化) 점점 무너지고(陵夷), 풍속이(風俗) 문란해져서(頹敗), 당시에는(時則) 공자 같은 성인이 있었지만(有若孔子之聖, 而) 임금과 스승의 지위를 얻어서(君師之位, 以) 그 정사와 교화를 행하지 못하고(不得行其政敎), 이에(於是), 다만(獨) 선왕의 법을 취하여(取先王之法), 말하여(誦而) 전했고(傳之, 而) 후세에 밝혀주었으니(詔後世), 곡례, 소의, 내칙, 제자직 같은(若曲禮少儀內則弟子職) 여러 편은(諸篇), 진실로(固) 소학의 지류이고(小學之支流) 말류이다(餘裔). 그러나(而) 이 편(대학)은(此篇者, 則) 소학의 성공 때문에(因小學之成功, 以) 대학의 밝은 법을 드러냈으니(著大學之明法), 밖으로(外) 그 규모가 큰 것을(其規模之大) 끝까지 할 수 있고(有以極, 而) 안으로(內) 그 절목이 자세한 것을(其節目之詳者) 다할 수 있으니(有以盡也), 3천 명의 제자가(三千之徒), 아마도(蓋) 누구도(莫) 그 말을 듣지 못한 사람이 없지만(不聞其說, 而) 증자가(曾氏之) 전해받은 것이(傳), 오직(獨) 그 종지를 얻었고(得其宗), 이에(於是), 전의를 지어서(作爲傳義, 以) 그 뜻을 드러내었으니(發其意), 맹자가 죽음에 이르러(及孟子沒而) 그 전해짐이 흐릿해져서(其傳泯焉, 則) 그 책이(其書) 비록 남았지만(雖存, 而) 아는 사람이 드물다(知者鮮矣).

 

* 陵夷(능이), 凌夷(능이): 「구릉(丘陵)이 점점 평평(平平)해진다.」는 뜻으로, 처음에는 성()하다가 나중에는 점차 쇠퇴(衰退)함.

* 頹敗(퇴폐): 쇠퇴(衰退)하여 문란(紊亂) 해지는紊亂 것.

 

自是以來, 俗儒記誦詞章之習, 其功倍於小學而無用, 異端虛無寂滅之敎其高過於大學而無實, 其他權謀術數一切以就功名之說, 與夫百家衆技之流 所以惑世誣民, 充塞仁義者, 又紛然雜出乎其間, 使其君子, 不幸而不得聞大道之要, 其小人, 不幸而不得蒙至治之澤, 晦盲否塞, 反覆沈痼, 以及五季之衰而壞亂極矣.

이때 이후로(自是以來), 속된 학자가(俗儒) 기억하여 암송하고(記誦) 문장과 시가를 짓는 연습은(詞章之習), 그(其) 노력이 소학보다 배가 되지만(功倍於小學而) 쓸 데가 없고(無用), 이단의(異端) 허무적멸의 가르침은(虛無寂滅之敎) 그 높음이(其高) 대학을 지나치지만(過於大學而) 실체가 없고(無實), 기타(其他) 권모술수(權謀術數) 일체로(一切以) 공명을 얻으려는 학설과(就功名之說, 與) 저(夫) 백가와 수많은 가지의 무리가(百家衆技之流) 혹세무민 하는 것(所以惑世誣民), 인의로 <나가는 길을> 꽉 채워 막은 것(充塞仁義者), 또(又) 어지러이(紛然) 그 사이에 잡다하게 나온 것이(雜出乎其間), 군자로 하여금(使其君子), 불행히도(不幸而) 대도의 요체를(大道之要) 듣지 못하게 하고(不得聞), 소인으로 하여금(其小人), 불행히도(不幸而) 지극한 다스림의 은택을(至治之澤) 입지 못하도록 하고(不得蒙), 어둡고 막힌 것이(晦盲否塞), 반복하여(反覆) 고질병이 되었으니(沈痼, 以) 다섯 왕조가 쇠퇴하고 무너져(五季之衰而壞) 혼란이 극에 달함에 이르렀다(亂極矣).

 

* 充塞(충색): 꽉 차서 막힘. 또는 꽉 채워 막음.

* 沈痼(침고): 오래도록 낫지 않는 병(). 오랜 병환(病患).

 

天運循環, 無往不復, 宋德隆盛, 治敎休明, 於是, 河南程氏兩夫子出, 而有以接乎孟氏之傳. 實始尊信此篇而表章之, 旣又爲之次其簡編, 發其歸趣, 然後, 古者大學敎人之法, 聖經賢傳之指, 粲然復明於世, 雖以熹之不敏, 亦幸私淑而與有聞焉, 顧其爲書 猶頗放失. 是以, 忘其固陋, 采而輯之, 間亦竊附己意, 補其闕略, 以俟後之君子, 極知僭踰無所逃罪, 然, 於國家化民成俗之意, 學者修己治人之方, 則未必無小補云.

하늘의 운수가 순환하고(天運循環), 가서(往) 돌아오지 않는 것은 없으니(不復), 송나라의 덕이 융성하고(宋德隆盛), 다스림과 교화가 매우 밝아졌으니(治敎休明), 이에(於是), 하남에(河南) 정씨 두 선생님이 나와서(程氏兩夫子出, 而) 맹자의 가르침이 전해진 것에(乎孟氏之傳) 접할 수 있었다(有以接). 진실로(實) 처음으로(始) 이 편(대학)을 높이고 믿어서(尊信此篇而) <세상에> 드러내고(表章之), 이에 또(旣又) 그 문장을 순서대로 하여(爲之次其簡編), 그 돌아가는 취지를 드러냈고(發其歸趣), 이후에야(然後), 옛날(古者) 대학에서(大學) 사람 가르치던 법과(敎人之法), 성인의 경과(聖經) 현인의 전의 뜻이(賢傳之指), 산뜻하게(粲然) 세상에 다시 밝혀졌으니(復明於世), 비록(雖以) 내가 불민하지만(熹之不敏), 또한(亦) 다행히도(幸) 사숙하여(私淑而) 참여하여(與) 들은 것이 있지만(有聞焉), 돌아보면(顧) 그 책 됨이(其爲書) 여전히(猶) 자못(頗) 흩어지고 없어졌다(放失). 이 때문에(是以), 나의 고루함을 잊고(忘其固陋), 캐서(采而) 모으고(輯之), 사이에(間) 또한(亦) 은연중에 나의 뜻을 붙여서(竊附己意), 그 빠지고 생략된 것을 보충하고(補其闕略, 以) 뒤의 군자를 기다리니(俟後之君子), 주제넘게 뛰어넘어(僭踰) 죄를 피할 곳이 없음을(無所逃罪) 아주 잘 알지만(極知, 然), 국가와 백성의 풍속을 이루려는 뜻과(國家化民成俗之意), 학자가 수기치인하는 방법에 대해서라면(學者修己治人之方, 則) 반드시(必) 작은 보탬이 없지 않을 것이다(無小補云).

 

* 天運循環: 한 번 다스려지고 한 번 어지러워지는 것이 순환한다는 말이다. 

* 休明(휴명): 썩 밝음. 뛰어나고 분명(分明)함.

* 粲然(찬연): 1. 조촐하고 산뜻한 모양(模樣), 2. 이를 드러내고 웃는 모습이 산뜻한 모양(模樣).

 

淳熙己酉二月甲子 新安朱熹 

순희 기유년(1189년) 2월 갑자일에 신안 주희가 서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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