萬章問曰: “舜往于田, 號泣于旻天, 何爲其號泣也?”(순왕우전 호읍우민천 하위기호읍야) 孟子曰: “怨慕也.”(원모야)
만장이 묻기를(萬章問曰): “순임금이(舜) 밭에 가서(往于田), 하늘에(于旻天) 소리치며 울었는데(號泣), 무엇 때문에(何爲) 그가 소리치고 울었습니까(其號泣也)?”라고 했다.
맹자가 말하길(孟子曰): “원망하고 사모한 것이다(怨慕也).”
○ 舜往于田, 耕歷山時也. 仁覆閔下, 謂之旻天. 號泣于旻天, 呼天而泣也, 事見「虞書大禹謨」篇. 怨慕, 怨己之不得其親而思慕也.
○ 순왕우전은(舜往于田), 역산에서 밭을 갈 때다(耕歷山時也). 인으로 덮어서(仁覆) 아랫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것을(閔下), 민천이라고 한다(謂之旻天). 호읍우민천은(號泣于旻天), 하늘을 부르며(呼天而) 운 것이니(泣也), 일이(事) 우서대우모 편에 보인다(見「虞書大禹謨」篇). 원모는(怨慕), 자기가 그 부모에게 <사랑을> 얻지 못함을 원망하고(怨己之不得其親而) 사모한 것이다(思慕也).
萬章曰: “父母愛之, 喜而不忘;(부모애지 희이불망) 父母惡之, 勞而不怨.(부모오지 노이불원) 然則舜怨乎?”(연즉순원호)
萬章曰: “부모가 사랑하면(父母愛之), 기뻐하고(喜而) 잊지 않고(不忘); 부모가 미워하면(父母惡之), 노력하고(勞而) 원망하지 말아야 합니다(不怨). 그렇다면(然則) 순임금이 원망한 것인가요(舜怨乎)?”
曰: “長息, 問於公明高曰:(장식 문어공명고왈) ‘舜往于田, 則吾旣得聞命矣;(순왕우전 즉오기득문명의) 號泣于旻天, 于父母, 則吾不知也.’(호읍우민천 우부모 즉오부지야) 公明高曰: ‘是非爾所知也.’(공명고왈 시비이소지야) 夫公明高以孝子之心, 爲不若是恝, 我竭力耕田, 共爲子職而已矣, 父母之不我愛, 於我何哉?(부공명고이효자지심 위불약시괄 아갈력경전 공위자직이이의 부모지불아수 어아하재)
<맹자가> 말하길(曰): “장식이(長息), 공명고에게 묻기를(問於公明高曰): ‘순임금이 밭에 간 것은(舜往于田, 則) 내가(吾) 이미(旣) 가르침을 받았는데(得聞命矣); 하늘과 부모에게(于旻天, 于父母) 소리쳐 운 것은(號泣, 則) 내가 알지 못합니다(吾不知也).’라고 했다.
공명고가 말하길(公明高曰): ‘이것은(是) 네가 알 것이 아니다(非爾所知也).’라고 했다. 공명고가(夫公明高) 효자의 마음은(孝子之心), 이처럼 무관심할 수 없다고 여겼으니(爲不若是恝), 내가(我) 힘을 다해(竭力) 밭 갈고(耕田), 공손히(共) 자식의 직분을 할 뿐이니(爲子職而已矣), 부모가(父母之)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不我愛), 나에게(於我) 무엇이 있겠는가(何哉)?라고 여긴 것이다(以).
○ 長息, 公明高弟子. 公明高, 曾子弟子. 于父母, 亦『書』辭, 言呼父母而泣也. 恝, 無愁之貌. 於我何哉, 自責不知己有何罪耳, 非怨父母也.
○ 장식은(長息), 공명고의 제자다(公明高弟子). 공명고는(公明高), 증자의 제자다(曾子弟子). 우부모도(于父母), 또한(亦) 서의 말이니(『書』辭), 부모를 부르고 운 것을 말한다(言呼父母而泣也). 괄은(恝), 근심이 없는 모습이다(無愁之貌). 어아하재는(於我何哉), 자기에게(己) 무슨 죄가 있는지(有何罪) 알지 못함을(不知) 스스로 꾸짖은 것이고(自責耳), 부모를 원망한 것이 아니다(非怨父母也).
楊氏曰: “非孟子深知舜之心, 不能爲此言. 蓋舜惟恐不順於父母, 未嘗自以爲孝也; 若自以爲孝, 則非孝矣.”
楊氏曰: “맹자가(孟子) 순의 마음을 깊이 안 것이(深知舜之心) 아니라면(非), 이 말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不能爲此言). 대개(蓋) 순임금은(舜) 오직(惟) 부모를 따르지 못할까 걱정했고(恐不順於父母), 일찍이 스스로 효도한다고 여긴 적이 없고(未嘗自以爲孝也); 만약(若) 스스로 효도한다고 여겼다면(自以爲孝, 則) 효가 아니다(非孝矣).”
帝使其子九男二女, 百官牛羊倉廩備, 以事舜於畎畝之中.(제사기자구남이녀 백관우양창름비 이사순어견무지중) 天下之士多就之者, 帝將胥天下而遷之焉.(천하지사다취지자 제장서천하이천지언) 爲不順於父母, 如窮人無所歸.(위불순어부모 여궁인무소귀)
요임금이(帝) 자기 9남 2녀로 하여금(使其子九男二女), 백관과(百官) 우양(牛羊) 창고를 갖추어(倉廩備), 그것으로(以) 밭 가운데서(於畎畝之中) 순임금을 섬기도록 했다(事舜). 천하의 선비 가운데(天下之士) 나아간 사람이 많았고(多就之者), 요임금이(帝) 천하 <민심>을 보고(將胥天下而) <제위를> 옮겨주려고 했다(遷之焉). 부모에게 순하지 못했기 때문에(爲不順於父母), 곤궁한 사람에게(窮人) 돌아갈 곳이 없는 것처럼 여겼다(如無所歸).
○ 帝, 堯也. 『史記』云: “二女妻之, 以觀其內; 九男事之, 以觀其外.” 又言: “一年所居成聚, 二年成邑, 三年成都” 是天下之士就之也. 胥, 相視也. 遷之, 移以與之也. 如窮人之無所歸, 言其怨慕迫切之甚也.
○ 제는(帝), 요임금이다(堯也).
사기에 이르길(『史記』云): “두 딸을(二女) 시집보내서(妻之, 以) 그 안을 보도록 하고(觀其內); 아홉 자식이 섬기도록 해서(九男事之, 以) 그 밖을 살폈다(觀其外).”라고 했다. 또 말하길(又言): “1년이 지나(一年) 머문 곳이(所居) 취락을 이루고(成聚), 2년이 지나(二年) 읍을 이루고(成邑), 3년이 지나(三年) 도읍을 이루었다(成都)”라고 했다. 이것이(是) 천하의 선비가(天下之士) 그에게 나아간 것이다(就之也). 서는(胥), 서로 보는 것이다(相視也). 천지는(遷之), 옮겨서(移以) 주는 것이다(與之也). 여궁인지무소귀는(如窮人之無所歸), 그 원망하고 사모하는 것의(其怨慕) 절박함이(迫切之) 심하다는(甚) 말이다(言也).
天下之士悅之, 人之所欲也, 而不足以解憂;(천하지사열지 인지소욕야 이부족이해우) 好色, 人之所欲, 妻帝之二女, 而不足以解憂;(호색 인지소욕 첩제지이녀 이부족이해우) 富, 人之所欲, 富有天下, 而不足以解憂;(부인지소욕 부유천하 이부족이해우) 貴, 人之所欲, 貴爲天子, 而不足以解憂.(귀 인지소욕 귀위천자 이부족이해우) 人悅之, 好色, 富貴, 無足以解憂者, 惟順於父母, 可以解憂.(인열지 호색 부귀 무족이해우자 유순어부모 가이해우)
천하의 선비가(天下之士) 좋아하는 것은(悅之), 사람들이(人之) 바라는 것이지만(所欲也, 而) 근심을 없애기에 부족하고(不足以解憂); 아름다운 여색은(好色),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고(人之所欲), 요임금의 두 딸을 아내로 삼았지만(妻帝之二女, 而) 근심을 없애기에 부족하고(不足以解憂); 부유함은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고(富, 人之所欲), 부유함은(富) 천하를 가졌지만(有天下, 而) 근심을 없애기에 부족하고(不足以解憂); 귀함은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고(貴, 人之所欲), 귀함은(貴) 천자가 되었지만(爲天子, 而) 근심을 없애기에 부족하다(不足以解憂).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人悅之), 아름다운 여색(好色), 부유함과 귀함은(富貴), 근심을 없앨 수 없는 것이고(無足以解憂者), 오직(惟) 부모에게 순하는 것이(順於父母), 근심을 없앨 수 있다(可以解憂).
孟子推舜之心如此, 以解上文之意. 極天下之欲, 不足以解憂; 而惟順於父母, 可以解憂. 孟子眞知舜之心哉!
맹자가(孟子) 순의 마음을 추측한 것이(推舜之心) 이와 같아서(如此, 以) 윗글의 뜻을 푼 것이다(解上文之意). 천하의 바람을 지극히 했지만(極天下之欲), 근심을 없앨 수 없고(不足以解憂; 而) 오직(惟) 부모에 순하는 것이(順於父母), 근심을 없앨 수 있다(可以解憂). 맹자가(孟子) 참으로(眞) 순의 마음을 알았다(知舜之心哉)!
人少, 則慕父母;(인소 즉모부모) 知好色, 則慕少艾;(지호색 즉모소애) 有妻子, 則慕妻子;(유처자 즉모처자) 仕則慕君, 不得於君則熱中.(사죽모군 부득어군즉열중) 大孝終身慕父母.(대효종신모부모) 五十而慕者, 予於大舜見之矣.”(오십이모자 여어대순견지의)
사람이 어려서는(人少, 則) 부모를 사모하고(慕父母); 아름다운 여색을 알면(知好色, 則) 젊고 예쁜 여자를 사모하고(慕少艾); 처자가 있으면(有妻子, 則) 처자를 사모하고(慕妻子); 벼슬하면 임금을 사모하고(仕則慕君), 임금에게 <신임을> 얻지 못하면(不得於君則) 가슴에 열이 난다(熱中). 큰 효는(大孝) 종신토록(終身) 부모를 사모하는 것이다(慕父母). 오십이 되어서도(五十而) 사모하는 사람은(慕者), 나는(予) 대순에게서(於大舜) 그것을 보았다(見之矣).”
* 少艾(소애): 젊고 예쁘게 생긴 여자(女子).
○ 言常人之情, 因物有遷, 惟聖人爲能不失其本心也. 艾, 美好也. 『楚辭』ㆍ『戰國策』所謂幼艾, 義與此同. 不得, 失意也. 熱中, 躁急心熱也. 言五十者, 舜攝政時年五十也. 五十而慕, 則其終身慕可知矣.
○ 보통사람의 정이(常人之情), 사물에 옮겨가는 것이 있음을 따르지만(因物有遷), 오직(惟) 성인만이(聖人) 그 본심을 잃지 않는 것을(爲能不失其本心) 말했다(言也). 애는(艾), 예쁘고 아름다움이다(美好也). 초사와 전국책에서(『楚辭』ㆍ『戰國策』) 이른바(所謂) 유애는(幼艾), 뜻이(義) 이것과 같다(與此同). 부득은(不得), 뜻을 잃음이다(失意也). 열중은(熱中), 조급해서(躁急) 마음에 열이 있는 것이다(心熱也). 오십이란(五十者), 순임금이(舜) 섭정한 때의(攝政時) 나이가(年) 50살이라는(五十也) 말이다(言). 오십이 되어도 사모하는 것은(五十而慕, 則) 그가 종신토록(其終身) 사모한 것을(慕) 알 수 있다(可知矣).
○ 此章言舜不以得衆人之所欲爲己樂, 而以不順乎親之心爲己憂. 非聖人之盡性, 其孰能之?
○ 이 장은(此章) 순임금이(舜) 여러 사람이 원하는 것을(衆人之所欲) 자기의 즐거움으로 삼지 않고(不以得爲己樂, 而) 부모의 마음에 불순하는 것을(以不順乎親之心) 자기 걱정으로 삼았다는(爲己憂) 말이다(言). 성인이 본성을 다한 것이 아니라면(非聖人之盡性), 그 누가 할 수 있겠는가(其孰能之)?